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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뷰] [연구실 소개] 화학부 연구실을 파헤치다! 이현우 교수님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08.26 조회수 3245

 

화학부 연구실을 파헤치다! - 이현우 교수님

 

 

INTERVIEWER 자몽 3기

공예은(화학부 16학번), 이석영(화학부 19학번) 기자

 

 

 

안녕하세요. 이현우 교수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Q1) 교수님께서 현재 진행하고 계시는 연구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화학부에서 생화학 전공에 속해있는 이현우입니다.

 

저는 생화학 분야 중에서도 ‘단백질체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들이 세포 소기관 안에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공간 정보를 알아내어 단백질 지도를 만드는 연구입니다. 저희는 이 단백질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알아내는 방법을 연구 중이고 그 방법으로 ‘근거리 분자표지 방법(proximity labeling)’이라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근거리 분자표지 방법’이란 효소가 일으킬 수 있는 유기 반응을 이용해 효소 주변에 있는 단백질들을 화학 물질로 표지하는 것입니다. 이때 어떤 단백질이 표지되었는지 확인하면, 해당하는 단백질의 위치를 역으로 알아낼 수 있지요.

 

특히 저는 소기관 중에서도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는 단백질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내막과 외막, 그 두 막의 사이 부분 그리고 바깥 부분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 부분의 단백질 정보를 알아내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살아있는 동물의 다양한 조직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로부터 그곳에 존재하는 단백질체의 차이를 알아내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Q2) 정말 흥미로운 연구네요. 이러한 연구주제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영감이라고 표현하니 조금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웃음) 저는 주로 동료 교수님들의 논문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최근 들어 조직특이적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관련된 논문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경세포에서 발현하는 특정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이 뇌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다른 조직에서 나타나지 않는 특성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접하였지요. 이러한 논문을 보면서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체 구성이 조직별로 다를 수 있겠다’, ‘지금까지 그런 연구가 없으니 우리가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던 거죠.

 

연구라는 것은 컴퓨터의 ‘지뢰 찾기 게임’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뢰 찾기 게임에서 우리는 블록들에 나타난 각각의 지표를 기준으로 폭탄이 어디에 있을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각의 논문을 읽었을 때는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들을 연결 지어서 생각해보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고, 그렇다면 그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새로운 실험을 생각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Q3) 교수님께서는 생화학뿐만 아니라 유기화학을 함께 다루는 연구를 하시는데 어떠한 계기로 이 두 분야를 접목할 생각을 하셨나요?

우선 저는 학부생 때 인턴으로 화학부 홍종인 교수님 연구실에서 유기화학 연구를 하면서 분자를 만드는 것에서 유기화학에 매력을 느꼈고, 이어서 유기화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유기화학의 관점에서 생명체를 바라보면 신기한 것이 많아요. 사실 단백질들이 서로 결합하거나 반응하는 현상이 근본적으로는 유기화학 메커니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명현상을 유기화학의 관점에서 풀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유기화학과 생화학을 함께 다루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근거리 분자표지 방법’ 또한 유기화학과 생화학 두 가지를 함께 알아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희는 화학 또는 생명과학 중 한 분야만 알아서는 안되는, 그래서 남들이 연구하기 쉽지 않은 분야를 찾았기 때문에 즐겁게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Q4) 근거리 분자표지방법 또한 유기화학과 생화학 두 가지를 모두 접목시킨 연구라고 하셨는데, 어떠한 매커니즘을 통해 일어나는 것인지 궁금해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단백질을 표지(labeling)하는 데에는 반응성이 좋은 라디칼(radical)이 매개로 사용됩니다. 단백질을 이루는 20개의 아미노산들의 작용기는 대부분 반응성이 없습니다. 만약 반응성이 좋다면 단백질이 여러 곳에 가서 결합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니까요. 일시적으로 어떤 것을 활성화하고 그것이 단백질과 반응할 수 있다면 단백질을 표지(labeling)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그 화학반응으로 라디칼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반응성이 좋은 라디칼을 단백질 근처에서 발생시키면 단백질을 짧은 시간 안에 표지(labeling)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실제로도 맞았던 것이죠. 이때 라디칼을 원하는 시점에서만 발생하도록 하기 위해서 효소를 이용했습니다. 효소인 퍼옥시데이즈(peroxidase)가 라디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효소가 존재하는 공간에서만 단백질 표지(labeling)가 일어납니다. 라디칼은 반응성이 좋은 동시에 수명이 아주 짧아 높은 해상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연구에 이용하기에 굉장히 적합합니다.

 

 

Q5) 연구에 있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연구가 일종의 선의의 도박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웃음). 도박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실험이라는 것 자체가 결과를 알지 못하는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실험하기 전에는 결과에 대한 참/거짓, 즉 성공/실패 여부를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저희 실험실에서 학생들은 매일 클로닝(cloning)을 합니다. 잘 되는 클로닝이라도 한 번에 성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험은 결과를 미리 예단할 수 없는 가설을 대상으로 수행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실패했다면 왜 안 되었을지 생각하고 다시 시도해볼 수 있는 끈기와 성실함이 실험하는 사람한테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실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가 과연 이 실험을 통해 어떤 새로운 사실을 알 수가 있을지’ 혹은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에 어떤 지식을 하나 더 보탤 수 있을지’와 같은 큰 물음(Big question)을 향해 정진할 수 있는 자세가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Q6) 최근에 교수님 실험실이 리모델링을 했다고 들었어요. 실험실을 리모델링 할 때 교수님께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나요?

제 연구실은 기존의 연구실을 리모델링한 것입니다. 가장 먼저 실험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본부의 지원을 받아 실험 공간과 학생들의 오피스를 분리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실험실에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로부터 1차적인 차단이 가능하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저희는 유기화학실험과 생화학 실험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이 두 분야의 실험이 공간적으로 분리될 필요가 있어서 공간을 나누어 실험하고 있습니다.

 

 

Q7) 서울대학교 화학부가 다른 학교의 화학과와 비교하였을 때 가지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울대 화학부가 전국의 화학부 중에 규모가 가장 큽니다. 교수님들께서도 많이 계시고, 그만큼 다양한 연구 분야가 있습니다. 화학부에는 저처럼 화학적 도구를 이용해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교수님들도 있고, 물리학에 가까운 이론화학을 연구하는 교수님들도 계십니다. 연구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것은 자연과학 중에서도 화학이 갖는 하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연구 분야가 하나의 학부에 모여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굉장히 좋고, 학생들도 다양한 학문 분야와 연구 주제를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또 서울대 화학부의 역사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연구 기반이나 장비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학생들이 연구에 집중하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Q8) 마지막으로 화학 분야 연구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교수님들께 ‘연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호기심을 놓지 않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했습니다. 저의 삶을 스스로 돌아봤을 때도 호기심이 참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과학을 할 때, 내가 이것을 통해서 어떤 위치에 오르게 되는지 또는 어떤 직업을 갖게 되는지 보다는 내가 이를 통해 남들이 모르는 무언가를 발견하고자 하는 호기심이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기초과학 분야의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찾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새로운 것을 찾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연과학을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웃음)

 

그리고 자연과학을 계속 공부하게 된다면 내가 이 길을 선택했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화학부에도 창의적 사고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화학을 꾸준히 공부한다면 결국 본인에게 있어서도 옳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창의적이고, 자신만의 것을 만들기 좋아하는 학생들에게는 이 길이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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