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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13회 자연과학체험캠프 고수용 조교를 만나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10.31 조회수 5372

 제13회 자연과학체험캠프 고수용 조교를 만나다!

 

취재: 자몽 3기 공예은 기자(화학부)

 

 

Q. 안녕하세요.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부의 이홍근 교수님 유기화학 실험실에 있는 고수용입니다. 현재 대학원 5학기 차이고, 수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사진1. 화학부 고수용 대학원생 조교]

 

 

Q. 지난 8월, 서울대학교에서 열리는 자연과학체험캠프에 조교로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자연과학체험캠프는 전국의 일반고등학교,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서울대에 와서 직접 선택한 전공에 대한 강의도 듣고, 실험도 해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캠프인지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이번에 열린 제13회 자연과학체험캠프는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3박 4일로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첫째 날에는 서울대학교 입학 설명회와 학부생에게 듣는 대학교 생활 및 공부 방법에 관한 얘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은 뒤, 체육관에서 요가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전공 관련 프로그램은 둘째 날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둘째 날 오전에는 두 분의 교수님으로부터 강의를 들었습니다. 먼저 이홍근 교수님께서는 ‘물질 합성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유기화학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고,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얘기와 유기화학의 기본적인 내용(enantiomer, chirality 등)에 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송윤주 교수님께서 ‘금속과 단백질의 화학’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무기화학과 생화학을 접목한 생체 내 효소를 모방하는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오후에는 비타민C 적정실험을 했는데, 비타민C 분자량부터 반응차수, 속도상수까지 구하는 것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화학부 연구실의 연구주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험실을 직접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곳 두 곳을 골라서 선택한 연구실을 방문해보았습니다. 유기화학, 무기화학, 계산화학, 물리화학, 생화학, 그리고 고분자화학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고, 각 실험실의 방장이 연구 주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과 실험실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저녁에는 세미나실에 모여서 대학원생 조교들과 같이 토의를 진행하였고, 실험 결과와 토의 내용을 바탕으로 조별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이 열정이 많아서 기숙사에 돌아가서도 취사실에 모여 보고서를 추가로 작성했는데, 그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셋째 날 오전에는 실제로 진통제로 쓰이는 아스피린을 살리실산으로부터 직접 합성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실제 학부생 수준의 실험에서는 합성한 아스피린의 녹는점을 측정하고 끝나는 실험인데, 이번 캠프에서는 NMR과 LC-MS라는 분석 방법을 이용해서 NMR 스펙트럼과 분자량에 관한 자료를 얻어 대학원 수준의 분석까지 진행했습니다. 오후에는 실제 화학부에 재학 중인 학부생과의 만남 시간이 있었습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의 학부생들이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주고 답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에는 둘째 날과 마찬가지로 오전에 했던 아스피린 합성 실험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학생들이 조별로 썼던 보고서를 직접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발표 후에는 이번 캠프에서 찍은 활동 영상을 같이 보는 시간을 가지고,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일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Q. 우와. 대학 생활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프로그램들로 꽉꽉 채워져 있네요! 이번 캠프에 조교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네. 제가 고등학생 때 자연과학체험캠프에 학생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번 캠프에 유기화학 조교가 필요했기에 저희 (이홍근) 교수님께서 ‘고등학생 때 참여해본 경험도 있으니 조교로 참여해보는 게 어떻겠냐’라는 말씀이 있으셔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자연과학체험캠프를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계셨군요! 혹시 고등학생 때 참가한 자연과학체험캠프에서의 경험이 전공을 화학으로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나요?

A. 네. 도움이 엄청 많이 됐죠. 저는 중학생 때부터 사실 이과보단 문과를 가고 싶어 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정치외교학과나 역사학과를 희망했죠. 고등학교 1학년 때, 화학 선생님이 수업을 정말 재밌게 해주셔서 흥미가 생기던 차에 선생님께서 서울대학교에 자연과학체험캠프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제가 시골에 있는 고등학교를 나와서 정보나 실제로 화학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어요. 선생님께서 지원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지원했고, 운이 좋게도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웃음) 참여하게 되었어요.

제가 학생으로 자연과학체험캠프에 참여할 당시, 아스피린 합성 실험, 이산화탄소 분자량 측정 실험, 그리고 중합 효소 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 PCR) 이렇게 3가지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이 중 유기화학 실험인 아스피린 합성이 너무 재밌었고, 이 실험 이후로 화학에 대한 흥미가 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과로 진학을 하게 되었고, 학교에서 직접 과학 동아리도 만들어서 친구들과 실험을 꾸준히 진행하며 화학부 입학이라는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운이 좋게도 화학부에 지원해서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학부 시절에도 합성이 너무 재밌어서 2학년 1학기부터 인턴을 했고, 서울대에 있는 정통 유기화학 실험실 대부분에서 인턴을 해봤습니다. 계속 유기화학에 꽂혀있었죠. 현재는 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도 진학하여 제가 고등학교 때 꿈꾸던 유기화학을 지금도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연과학체험캠프에서 했던 실험 덕분에 화학, 그중에서도 유기화학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되었고 그 경험이 제 인생을 바꾼 거죠. 하하.

 

 

Q. 이렇게 몇 년 전에 한 실험까지 세세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것을 보아하니 정말 조교님께 인상 깊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학생으로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조교로 참여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학생이 있나요?

A. 학생 중에 공대에 있는 화학생물공학과에 갈지 자연대에 있는 화학부에 갈지 고민하는 학생이 한 명 있었어요. 그 학생이 공대와 자연대 두 곳에서 모두 화학을 할 수 있는데 그 둘의 차이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에 자연과학체험캠프에서 3박 4일 동안 지내면서 본인은 화학부가 더 잘 맞을 것 같다고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고등학생 때 화학생물공학과(혹은 화학공학과)와 자연대 화학부의 차이가 무엇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그 둘의 결정적 차이는, 공대에서 배우는 화학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How. 즉, 화학을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 배우는 것 같아요. 공정을 배우면서 지금까지 개발된 화학을 도구(tool)로써 실제로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배우니까 어떻게 보면 (자연대에서 배우는 화학보다) 사람과는 더 관련된 분야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면에 자연대에서 배우는 화학은 Why. 즉, 이유를 탐문하는것에 가깝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러한 반응이 진행되는지 메커니즘을 연구하거나, 어떻게 하면 이런 분자를 만들 수 있을지 방법론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자연대에서 배우는 화학인 거죠.

조교로서 학생에게 이러한 이야기도 해주었고, 캠프 내 프로그램으로 실험해보면서 실제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분석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대학원생 수준에서 보여줬거든요. 특히,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어서 구조를 알 수 없는 분자를 어떻게 분석하는지를 장님이 코끼리를 인식하는 과정을 빗대어 설명해주었는데요. 장님이 코끼리를 인식할 때, 직접 눈으로 코끼리를 볼 수 없으니까 손을 이용해서 코끼리 코를 만져보고, 상아를 만져보고, 다리를 만져봐서 코끼리의 특징을 인식하는 거죠. 코끼리를 볼 수 없지만 그 특징을 통해 다른 동물과 코끼리를 구별할 수 있는거죠. 이처럼 우리도 직접 분자를 볼 수 없으니까 분자에 자기장을 걸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거나 그 분자의 무게를 재보는 등 여러 관점에서 이 분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다 분석을 해서 데이터를 얻고 그 데이터로부터 다른 분자들과 구분을 짓는거죠. 이런 식으로 학생에게 설명해주었더니, 캠프 마지막 날에 학생이 ‘How보다는 Why에 관한 공부를 하고 싶어요. 화학부에서 배우는 화학이 저에게 더 맞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학생이 캠프 후에 화학부에 오고 싶다고 이야기하니까 뿌듯했죠.

 

 

Q. 화학부 선배로서 정말 뿌듯했을 것 같아요. 학생들이 자연과학체험캠프를 통해서 화학에 대한 어떠한 인상을 받고 돌아갔을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혹은 학생들이 ‘앞으로는 화학을 이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이 있으실까요?

A. 네 있죠. 과학고나 영재고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실제 대학교,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 접할 기회가 많지만 일반고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그럴 기회가 적거든요. 지금은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고등학생 때 배웠던 화학과 대학에 와서 경험한 화학은 실제로 매우 달랐거든요. 아마 이번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이 캠프에 참가하면서 화학 안에도 되게 다양한 분야가 있구나! 하고 느꼈을 것 같아요. 화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물질을 합성하는 게 아니라, 몸에서 물질대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연구하는 분야도 있고,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실제로 반응을 보내지 않더라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반응을 예측하는 분야도 있고, 레이저를 이용해서 분석 방법을 발전시키는 분야도 있어요. 화학이 생각보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고, 분야가 많아서 선택지가 넓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았을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캠프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도 이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겠네요.

 

 

Q. 다른 대학교에서 고등학생으로 진행하는 캠프와 다르게 서울대학교 자연과학체험캠프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장점은 한 번에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거죠. (웃음). 입시면 입시, 현재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부생, 화학의 최전선에서 실제로 미지의 영역을 탐색하는 대학원생, 그리고 교수님들까지. 화학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한 캠프에서 모두 만날 수 있고, 그들이 생각하는 화학은 무엇인지에 관해 다양한 내용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실제 대학생들이 하는 수준의 실험도 해보고, 실험실도 방문해서 어떻게 실험이 진행되는지 직접 볼 수 있고, 장비까지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체험캠프 말고 이런 캠프가 있을까요?

그리고 또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이 캠프는 학생들에게 경쟁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경쟁 시켜 등수를 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협력하여 실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토의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매우 친해져서 돌아가더라고요. 마지막으로는 전국에 ‘화학’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미리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저 또한 입학한 후에 캠프에서 만났던 친구들을 동기로 만나고, 그 당시 조교님들을 선배로 다시 만났거든요. 많은 학생이 캠프가 끝나고 나서도 꿈을 잃지 않고, (꼭 서울대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학교) 화학과로 많이 가더라고요. 즉, 자연과학체험캠프는 모든 것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캠프다! 그런데 너무 알차다 보니 스케줄이 살짝 피곤할 수는 있어요(웃음).

 

 

Q.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읽고 있을 독자 중에서 전공으로 화학을 선택할지, 넓게는 자연과학대학에 진학하는 게 맞을지 고민하고 있을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요. 자연대, 화학과 선배로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격려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A. 저는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제가 대학교에 와서 화학을 잘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는데 그 학생들 중에 다른 길로 가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끈기 있고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자연대에 잘 맞을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친구들이 대학에 와서 더 잘하기도 하고요. 본인이 화학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고민하는 것보다는 내가 정말 화학을 하는 게 좋은지 생각해보세요. 정말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교 졸업 후에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끝까지 남아 공부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격려의 한마디를 하자면 저는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도 아니고, 시골에 인구가 적어서 이과 반도 딱 한 반 있는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시골에서 공부하던 저도 이렇게 서울대에 왔고, 현재는 대학원에도 진학하여 화학을 공부하고 있으니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계신 여러분들은 더 좋은 결과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들에게 많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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