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로 원자 길들이기: 토요과학 공개강좌 현장을 가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8기 | 정민성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자연대 대형 강의동에서는 호기심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모여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주관하는 「토요과학 공개강좌」는 진로 선택을 앞둔 중·고등학생에게 기초과학에 대한 흥미와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며, 2002년 2학기를 시작으로 매 학기 24년째 운영되고 있다. 현재는 서울·경기·인천 지역 중학교 3학년 및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학기 초마다 선발하여 수학, 통계학, 물리학, 천문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과학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이 준비한 강의를 듣게 된다. 2025년 2학기 강좌는 9월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10차례에 걸쳐,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자연대 대형 강의동(28동)에서 진행된다.

물리학이 다루는 다양한 대상에 관해 소개하는 신용일 교수. (사진 = 정민성 기자)
10월 11일 취재한 강연은 물리천문학부 신용일 교수의 ‘원자 길들이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강연의 초반 내용은 중·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물리학이 다루는 대상의 범위를 간단히 소개하고, 원자라는 개념이 등장한 배경과 연관짓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원자론의 발전 역사를 아직 배우지 않은 중학생들도 설명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극저온에서 발현되는 응축 현상에 관해 설명하는 신용일 교수. (사진 = 정민성 기자)
2시간 30분이라는 긴 호흡을 자랑하는 강연답게 중간에 쉬는 시간을 두었는데, 전반부가 원자 및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을 다루었다면 후반부는 강연의 중심 주제인 원자 냉각 기술을 다루었다. 평소 학생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초유체’, ‘양자컴퓨팅’ 등의 키워드와 관련지어 생소할 수도 있는 극저온 물리학 분야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신용일 교수와 경청하는 학생의 모습. (사진 = 정민성 기자)
레이저 냉각¹ 및 증발 냉각² 기법, 보즈-아인슈타인 응축³을 비롯하여 처음 보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 제법 있었지만, 학생들 입장에서 물리학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기에는 충분했다. 이를 증명하듯 쉬는 시간 그리고 강연이 끝난 직후 강의실 앞은 질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선 학생들로 붐볐다.
1) 레이저 냉각(laser cooling): 원자에 레이저 빛을 조사하여 광자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반동을 이용함으로써 원자의 운동 에너지를 낮추는 기술.
2) 증발 냉각(evaporative cooling): 상대적으로 높은 운동 에너지를 가진 원자들을 제거하여 평균 운동 에너지를 극도로 낮추는 기술.
3) 보즈-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ion): 보존(boson) 입자들이 극저온에서 하나의 양자 상태로 모이는 현상.
강연 전후 이번 토요과학 공개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1. 토요과학 공개강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 학생: 학교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는데,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께 각 분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라고 말씀해주셔서 관심이 갔습니다.
신◯◯ 학생: 뚜렷하게 정해진 꿈이 없어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신청했습니다.
2. 교수님께서 설명하신 내용 가운데 “이건 더 알아보고 싶다!”하는 게 있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신◯◯ 학생: 냉각 기술에 대해 자세히 배워보고 싶습니다. 학교에서는 샤를의 법칙 등으로만 막연히 배웠던 내용을 레이저 냉각처럼 실제 쓰이는 방법까지 알게 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원자의 온도를 피코켈빈(picokelvin, 10⁻¹²K) 단위까지 낮췄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습니다.
조◯◯ 학생: 초유체에 관해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교수님 설명을 듣고 잠시 인터넷을 찾아봤었는데, 초유체는 마찰이 없는 특성도 가진다고 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에너지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데, 잘 이용하면 그런 곳에도 쓰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3. 다음 학기 공개강좌에서 다뤄졌으면 하는 주제나 분야가 있나요?
변◯◯ 학생: 물리 분야에서 중력이나 우주론 쪽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분야를 연구하시는 분들의 강연도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학생: 지질학 또는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 분야의 강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 학생: 컴퓨터과학 분야 진로를 생각하는 중인데, 관련해서 알고리즘 같은 주제도 다뤄지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4. 강좌에 참여하며 느낀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말해주세요!
박◯◯ 학생: 학교 수업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아서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그 분야를 실제 연구하시는 연구자분이 직접 소개해주신다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강의 내용을 이해할 만한 과학 지식이 아직 많지 않아서 중간중간에 이해를 못하고 넘어간 부분이 있던 것 같습니다.
이◯◯ 학생: 예전부터 원자에 관심이 많았는데, 원자뿐만 아니라 빛이나 소립자처럼 양자역학 전반에 대한 내용과 원자 기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평소 관심이 있었다 하더라도 강의 후반부에 소개해 주신 새로운 양자 관련 내용들은 끝까지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아직 공부할 내용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연 후반부로 갈수록 어려운 내용이 다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핵심을 잘 잡아낸 학생들이 많았다. 특히 더 알아보고 싶은 내용에 대해 청산유수처럼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이번 토요과학 공개강좌가 많은 학생들에게 과학적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이 답해준 바와 같이 한 분야를 직접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진행하는 강의는 중고등학생 입장에서 접하기 쉽지 않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을 시기,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자연과학대학의 토요과학 공개강좌로부터 자신의 꿈을 찾는 여정에 도움을 얻길 바란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정민성 기자 minsung1215@snu.ac.kr
카드뉴스는 자:몽 인스타그램 @grapefruit_snucn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