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제41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혜성], 임기의 마침표를 찍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손현서

  2023년 12월 1일부로 임기를 시작한 제41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혜성]이 2024년 11월 30일자로 1년간의 자취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를 기념하여 임기 마무리 행사 <혜바오 가지마>가 11월 26일 10시부터 17시까지, 문화국 주도 하에 28동 2층 주출입구 부근에서 진행되었다. 해당 행사는 세 가지 이벤트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이벤트로 ‘혜성 충돌’을 테마로 한 포토존이 마련되었다. ‘혜성 충돌’ 하면 생각나는 키워드인 ‘공룡’으로 변신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었기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였다. 두 번째로는 [혜성]의 자취를 톺아보는 전시를 기획하여, 1년간 [혜성]이 수행한 사업을 학우들에게 알리는 기회를 가졌다. 각각의 전시물을 관람하면서 스탬프를 찍고, 그것으로 추첨응모를 하여 즐길거리를 풍성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자연과학대학 구성원에게 컵떡볶이와 어묵꼬치, 담요를 나누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여 많은 자연과학대학 학우들이 맛있는 간식을 즐기고, 담요를 받아갈 수 있었다. 개성있는 방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까지도 자연과학대학 학우들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혜성]이었다.

▲ <혜바오 가지마> 행사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 = 문화국장 안은지 제공)

1년간 [혜성]을 이끌어온 주역, 학생회장∙부학생회장∙집행위원장 세 명의 인터뷰를 진행하여 아래에 담아냈다.
(정: 학생회장, 부: 부학생회장)

제41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혜성]의 학생회장 박준섭 학우(물천22, 오른쪽 아래) ∙ 부학생회장 이도예 학우(수리21, 왼쪽 아래)∙집행위원장 정태양 학우(통계22, 가운데) (사진 = 손현서 기자)

0.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 제41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학생회장 물리천문학부 22학번 박준섭입니다. [혜성] 회장단 중 가장 어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 제41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혜성] 부학생회장 수리과학부 21학번 이도예입니다.

집행위원장
: 제41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혜성]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통계학과 22학번 정태양입니다. 입학할 때부터 자연대 학생회에 몸담았기에, 끝끝내 마침표를 찍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네요.

1. 지난 1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듣고 싶어요.

: 다시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인 욕심에 이끌려서 부딪혔던 일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같이 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걸 정신없이 하다가, 정신 차리고 보니 너무 늦게 감사함을 깨달았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실감이 잘 안나네요. 새터의 계절인 겨울이 돌아왔는데, 새터 장소 답사를 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아직은 얼떨떨하고 임기 끝난 후가 잘 상상이 안 돼요.

집행위원장: 실감이 아직은 안 납니다. 학창 시절 때부터 학생회를 해온 터라, 서울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관성적으로 학생회를 해온 것 같습니다. ‘학생회’라는 집단이 제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는데, 돌이켜보니 학생회가 제게 너무나도 큰 선물을 해주었고 제 대학생활, 제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 특히 업무량 측면에서 최고점을 찍은 탓도 있겠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실감이 잘 안 나는 것 같고, 진짜로 임기가 종료되는 때가 와야 조금은 실감이 나지 않을까 싶어요.

1-1. 임기의 마지막을 기념하여 인터뷰하는 기분은 어떤가요?

집행위원장: 어떻게 보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회를 하면서 느꼈던 경험, 감정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자리이기도 해서요. 이런 자리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부담보다는 영광스럽다는 감정이 조금 더 강합니다. 끝끝내 학생회라는 집단에 크게 기여를 하고 여기(학생회)를 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현재 시점에는 뿌듯함이 강하네요.

2. [혜성] 임기 동안 각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굳이 꼽자면 하반기 자학대회인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현장에 일찍 가 있으려고 택시를 탔는데, 대중교통으로 1시간 반이면 가는 거리를 퇴근길 교통 문제로 인해 2시간 넘게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작이 좀 늦어졌고, 자학대회 회의장에 들어갔는데 유섭이가 마이크 챙겨주고 태양이와 도예 형이 자료 준비 다 해주고 가연이가 속기 준비 완료 싸인을 주었습니다. 그때가 올 한 해의 압축판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대표자로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각자의 역할과 직책으로 채워준 느낌이어서 뿌듯했습니다. 자학대회 때의 모습은 이러한 감정을 단적으로 느끼게 해준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묵묵히 일해준 회계도 그렇고, 묵묵히 명찰 차고 기다리고 있는 대의원분들도 그렇고. 자연대 사람들을 향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순간적으로 집약되었던 것 같아 기억에 남습니다.
같은 날에는 학생회칙 전부개정을 했는데, 1990년도 이후의 자학대회 자료집을 다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 정도의 큰 틀을 다룬 적이 없었어서, 전부개정안이 통과될 때 뿌듯했습니다. 또, 신입생들이 긴장하면서 발제하는 모습을 보며 선배로서 뿌듯했어요.

: 부학생회장이라는 이름으로 간 자리가 되게 많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학생회장, 집행위원장 두 분 없이 혼자 담당했던 유일한 행사인 “자연대 축제”가 아닐까 싶어요. 이번 축제에서는 폐막제 도입이 처음이고, 폐막제 장소도 변경하는 등 새롭게 바뀐 부분이 많았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두 명이 없으니 의지할 데가 없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부단장, 팀장단, 축기단원들과 함께 축제를 잘 마무리했지만, 언제나 같이 있던 둘이 없어서 허전했고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 경험이었습니다.
폐막제에서 풀러렌이 마지막으로 공연했는데, 마지막 곡이 디지몬 어드벤처 OST ⟨Butterfly⟩였습니다. 원래도 좋아하는 곡이었으나 처음에 무반주로 “그래 그리 쉽지는 않겠지”라는 가사가 나올 때, 그 가사가 저의 상황에 부합하는 것 같아 울컥했습니다. 덕분에 마지막 MC 멘트 때 울 뻔했습니다. 그치만 거기서 울면 진짜 울보가 되는 것 같아 씩씩하게 참았어요. 축제를 끝냈다는 뿌듯함과 고생했던 순간들이 교차하였기에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집행위원장: 대외적인 것과 대내적인 것으로 양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외적인 것으로는 [혜성]의 임기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큰 자리를 맡았던 것으로 집행위원장 외에도 새기단 과프팀장이 있는데 이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전년도에 과프팀을 하면서, 과프라는 콘텐츠가 새터 첫날에 새내기들이 자연대 단위에서 경험하는 첫 행사 내지는 레크와 친목의 장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어야 새내기들이 자연대에 갖는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형성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때문에 전년도 이상의 결과물을 성취하고자 몇 날 며칠 밤을 새고 프로그램도 성심성의껏 준비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종료하면서 팀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의 성취를 달성했던 것 같아서 기뻤던 것 같아요.
대내적으로는 집행위원회 사람들끼리 다녀온 2차 LT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전에 몸담았던 학생회는 ‘일하려고 모인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강했기에 상대적으로 소속감이 덜했는데, 올해는 여러 차례 LT를 다녀왔고 특히 2차 LT 때 다같이 빠지도 다녀오면서 집행위원회에 정과 소속감이 생겼음을 발견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선거 당선 확정 공고를 올리고 나서 느꼈던 감정들도 기억이 나네요. 투표 관련하여 통계 인포그래픽을 각 잡고 만들었는데, 반응이 나름 좋아서 뿌듯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때 같이 집행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내년의 학생회를 이끌 주역이 되는 모습을 지켜본 탓일까 미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또 학생회의 근간에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있기에,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집행하고 관리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자 했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여러 날 밤을 새며 공고문을 만들고, 투표를 준비하고, 공청회 등의 선거 관련 행사를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선관위는 그 어느 때보다 체계적이고 공정하게 선거를 운용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3. 임기 동안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아쉬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고 싶으신가요?

: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제일 아쉬웠던 건 ‘선거 준비’ 때였던 것 같아요. 장기적인 학생회 계획을 짜는 시간, 학생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의제를 발굴하는 시간, 함께할 사람들과 멤버십을 가지는 시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선거의 출마 결심이 늦어지기도 했고, 선본 구성도 좀 늦어졌고, 여러 이유로 부족했던 것 같아요. 
임기 내의 일로만 한정하자면, ‘새터’가 가장 아쉽습니다. 현장 최종 총괄 담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고, 죄책감도 컸던 것 같아요. 다시 돌아간다면, 제일 보완할 점이 많은 것은 새터라고 생각합니다.

: 너무 많았지만, 캘린더를 보며 되짚어본 결과 제일 아쉽고 다시 돌아갔으면 하는 일은 [혜성] 1기 집행위원회 때가 아닌가 싶어요. 그때 합주실 개선 TF 참관인 역할을 맡았는데,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서 집행위원회 2기, 3기 초가 되어서야 마무리되었습니다.
새터에 집중한다는 핑계로 [혜성] 1기 집행위원회에 신경을 못 썼던 것 같아서 제일 아쉬웠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TF장이었던 관형이와 더 이야기도 많이 하고, 사업 진척도에도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2기 사무국 업무도 강도가 완화되고 다른 의제 발굴에도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집행위원장: 특정 사례를 언급하기보다는, 그간 집행위원장이라는 직책에 의문이 있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선출직이 아닌 집행위원장의 경우는 학생회를 잘 아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리고 추가적으로 역할 등의 몇 가지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다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이 때문인지 집행위원회를 향한 애정도는 높았지만 집행위원장이라는 직책 자체에는 애정이 늦게 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1학기 말까지도, 집행위원장으로서 여러 사업을 총괄해야 한다는 역할을 경시한 부분이 있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남아서 아쉬움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집행위원 분들께 사업을 끌고 나가게 할 수 있는 내재적 동기 부여를 부족하게 드린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작년도에 집행위원으로서 사업을 추진했을 때에도,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는데 사람들은 이를 알아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어요. 어떤 사업을 어떻게 알리고, 그것들이 어떤 가치를 창발하는지에 대해서 올해 국장단 및 학우분들과 소통했어야 하는데 저 스스로도 답을 찾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충분히 여기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네요.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제가 국장단이나 국원이라면 어떻게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만들고자 시도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시 말해 사업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할 여유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3-1. [혜성]에서 진행한 사업에 대한 일련의 소감 내지는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집행위원장: [혜성]에서 집행한 사업 하나하나가 소중하지만, 집행위원장이라는 직이 특정 사업을 집행한다기보다는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느낌이라 특정 사업을 꼽아서 이야기하긴 좀 어려운 듯 하네요. 
그래도 당장 생각나는,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거버넌스 측면의 확장이라 생각합니다. 혜성의 주요 기조 중 하나가 다양한 연결고리를 창발하고 연결할 궤도들을 형성하는 것이었는데요. 제휴의 확대라든지, 새터나 과봉에서의 스폰서십 도입이라든지, 타 학생회와의 협업을 통한 교육 관련 설문조사 시행이라든지, ‘자:우리’를 비롯한 타 기관 혹은 타 단과대 학생회와 연합 문화 행사를 기획한다든지. 여러 사업에서 혜성의 기조였던 확장성이 집행위원회 사업에 녹아 있고 우리의 기조를 유지해냈다는 점이 사업적으로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4. 당선 직후와 지금의 본인을 비교해 본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바뀌었을까요?

: 동료로서의 제가 갖고 있는 단점을 발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보완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제가 하나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그것을 반복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임기 후반에 기존의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의도적으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려는 마음이 좀 강했던 것 같습니다. 
임기 후반에는 직제 구조를 좀 더 자율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어진 일만 하는 학생회가 아니라 의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학생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획처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시도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고정 인력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다양한 시도를 20대 초반에 해보는 게 되게 즐겁고 귀한 일이구나 싶기도 하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면담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잊지 못할 기억을 얻은 것 같습니다.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자연대가 좋아졌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반장이나 부반장 같은 리더를 맡아왔는데, 그때마다 항상 리더를 맡았던 이유는 그 집단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매번 “이 집단의 리더가 되어 집단을 이끌고 싶다” “집단에 대한 소속감과 유대감을 키우고 싶다”가 저의 주된 목적이었습니다.
작년에 수리과학부 학생회장을 맡았던 것도, 수리과학부라는 조직이 너무 좋아서 맡았던 것입니다. 다만, 저는 이전까지 자연과학대학 집행위원회에는 소속된 적이 없었고 새터기획단과 같이 특별위원회에만 몸을 담갔었기에 자연대에 대한 애정이 크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초반 [혜성] 집행위원회 1기 주관 사업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집행위원회 사람들과 함께 일하다 보니 자연대에 대한 애정이 커질 수 있었고, 자연과학대학의 리더로서 1년간 누구보다 자연대를 좋아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집행위원장: 친한 후배가 저에게 이야기해준 바 있는데, 임기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집행위원장이 되기 이전에는 푸근하고 동네 형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고 하는데요. 새터나 각종 학생회 사업을 겪고 나서의 정태양은 일적인 측면에서는 냉정해지고, 할 말이 있음에도 못 했던 모습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제가 일적으로 냉정해지고 필요한 말은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는, 소위 이야기하는 “T”같아졌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5. 1년간 학생회를 이끌어올 수 있었던 자신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스스로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활동, 도전 여부를 고민할 때 “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를 제일의 기준으로 삼는 것 같아요. 동아리는 한정된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면, 학생회는 폭넓은 주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생회를 통해서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사회라는 공동체에서, 학생회라는 이름으로 결집된 공동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고, 어떤 시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며 그간의 여정을 이어온 것 같습니다. 그러한 경험에서 오는 성취감, 성장으로부터 오는 뿌듯함 등 여정에서 나오는 즐거움이 학생회를 이끌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4번 질문과 이어지는 답변인 듯 한데, 자연대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과학대학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고, 학생회 행사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서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애정 때문에 새로운 사업도 하고, 사업을 하면서 새로운 애정을 또 느끼고, 이런 식으로 선순환이 지속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을 이겨내는 힘 또한 사람들에게서 받은 에너지를 원동력으로, 다 같이 함께 으쌰으쌰하고 즐겁게 이야기하다 보면 항상 잘 해결되었던 것 같아요.

집행위원장: 여러 가치적 판단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 단어로 정리하면 ‘사람’이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철학에 약해서, 활동의 원동력을 학생회의 가치와 엮어 철학적으로 깊이 있는 답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요. 다만, 같이 하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좋고, 함께 모일 수 있는 집단이 학생회가 되어서, 사람들이 다 함께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게 뜻깊고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집행위원장이라는 직책에 회의감을 가졌을 때도 나름의 고민을 했지만, 끝끝내 이 집단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가 주요한 답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정이 많이 들어서.

6. 학생회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는데, 1년간의 긴 여정을 통해서 박준섭 학생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이상적인 학생회’는 어떻게 확립되었을지 궁금합니다.

: 대학이라는 공간이 여태껏 학생들이 경험했던 교육과는 다른 형태의 교육을 맞이하는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능동적이고 자치적으로 교육의 장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선도하는 집단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밖에도 대학사회를 넘어, 전반적인 사회에서 대학생과 학생회가 어떤 것을 고민하고 어떤 것에 대한 의견을 내야 하고 어디에 시간을 쏟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주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1. [혜성] 집행위원회 2기부터는 교육 사업을 능동적으로 해온 것으로 아는데, 사업의 목표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혜성]이 만들어낸 교육 부분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학생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학사제도를 개편하는 데 학생회가 그간 초점을 맞춰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수자가 내려주는 서비스를 단순히 소모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수자와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발전시키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전공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학생 간 단결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친목을 넘어 탐구 등을 함께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저의 활동 목표 및 태도의 근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교육 부문에 불러온 변화로는, 계절학기에 물리학실험 1 개설을 요구하던 것이 생각나네요. 그 과정에서  물리천문학부 학생회와도 협업하여 일을 많이 했고 본부의 보직자 분들과도 일을 많이 했습니다. 기존의 방법론뿐만 아니라 여러 주체와의 소통 및 협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교육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과 교수자 사이의 간극을 해결하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버넌스적 측면에서 해결하는 과정을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7. [혜성]만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확장성 측면에서 우선 이렇게 다방면으로 제휴 체결, 기업 지원 유치, 학내 행정기관 연계, 타 학생회 연합을 시도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로 재정도 풍부하고 본부와의 교섭 제반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본부 행정실이나 보직자 사이에서도 자연대 학생회가 일 잘한다고 소문나기도 했고, 학장단이랑 20번 넘게 면담하는 단과대 학생회는 자연대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론 대응의 측면에서도 가장 자:몽, 대학신문, SUB, 서울대저널 등 여러 학내 언론을 통해 [혜성] 학생회 행사와 기획 취지를 활발하게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지속성 차원에서는 20년 넘게 고착화된 학생회칙 전부개정부터 아카이브/인수인계서/복식부기 체계 도입, 본부 회의록 및 연구과제 축적 등 미래 학생회를 위한 자산을 열심히 모았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후쿠오카 여행도 같이 갔던 국장단을 포함해서 사랑하는 집행위원분들, 전우애로 똘똘 뭉친 운영위원분들, 특별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던 개성 있고 유능한 팀장단분들 모두 멋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집단이라는 점이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 [혜성] 이전에는 자연대 학생회에 소속된 적이 없어서 비교군이 없기 때문에 선뜻 말하기 쉽지 않긴 합니다만, ‘소속감과 유대감’이 제일 크지 않나 싶어요. 구성원들이 서로 엄청 똘똘 뭉쳐 있는 느낌이 강하고, LT도 두 번이나 해서 서로 친목을 강화할 수 있었던 점이 특별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집행위원장: ‘가족’ 같았습니다. 실제로 제 가족 보는 날보다 학생회 사람들을 만나는 날이 더 많기도 했던 것 같네요. 제가 경험한 학생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어느 때보다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친한 사람들이 하나의 집단에서 공통된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서 [혜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8. 임기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 지금까지라면 절대 시도 안 해봤을 법한 일들을 하고 싶어요. 계획없이 여행 가는 것, 스타트업 인턴, 창업 관련 프로그램 탐색, 통계물리 랩인턴 등이 있겠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교육봉사만 해온 것 같아서, 우리 사회에 숨어 있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도 해보고 싶어요. 
학생회장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일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하고 싶고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 대한 연장선이 방금 이야기한 봉사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학생회를 하며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그간 무관심했던 인권 의제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회에 다양한 형태의 소수자들이 실재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한 해였던 듯 하네요.

: 임기 종료 후에 계획하고 있는 일은 딱히 없고, 자연대 학생회실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 제일 슬퍼요. 만약 학생회실을 쓰고 싶으면 새기단을 해야 하는데 그건 딱히 끌리지 않네요.
자연대 학생회실도 쓸 일이 없고, 이번 학기에 전공과목도 하나도 듣고 있지 않아서 아마 남은 2024년도에는 자연대에 남아있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 생각나네요. 물론 멀리서 봤을 때만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까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집행위원장: 일단 좀 멀리 떠나고 싶네요. 임기 끝나면 여행 계획도 여러 가지 잡혀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회를 하면서 소홀했던 부분들이 생각나네요. 학생회에 깊이 발을 담그기 전에는 제가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진로 관련 이야기도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학생활을 하며 제 삶에서 학생회라는 존재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비중이 많이 줄어들 테니 그 빈 자리를 메울 무언가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여행이 될 수도, 진로 탐색이 될 수도 있겠네요. 저희가 학생회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아니니까요.

9. 같이 일했던 [혜성]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 자연대 특성상 오로지 재밌고 흥미로워서, 혹은 순수하게 사람들이 좋아서, 혹은 필요성에 동감해서 열정적으로 함께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또 자연대이다 보니 하나의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정리하자면 저에게는 과분했던 것 같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저의 욕망과 도덕률로 벌인 일들이 많음에도 함께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함께 일해준 두 사람(부학생회장, 집행위원장)에게도 한마디를 남기자면, 감사함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셋이서 각자가 가진 장단점을 서로 보완해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 멋있게 말하고 싶어서 계속 고민했는데 결국에 못 찾은 것 같아요. ‘[혜성]이 지나온 길을 같이 빛내 주어서 고맙다’고 하고 싶습니다.

집행위원장: 되게 멋진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이 말만큼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 일, 그리고 인간관계의 관점에서 집행위원들을 많이 챙겨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제 일에 급급해 더 넓은 시야로 집행위원회를 바라보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일에 지친 집행위원장에게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주고 가족처럼 대해준 집행위원들, 그리고 묵묵히 각자 할 일에 최선을 다해준 [혜성] 사람들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집행위원장을 맡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저에게 너무나 과분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덕분에 [혜성]의 일원으로 1년 동안 지내며 남은 감정이 끝끝내 뿌듯함과 희열로 가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선배, 혹은 동기의 입장에서 이 사람들과 오래오래 인연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10. 차기 학생회인 [이음]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남겨주세요.

: 저와 함께 일했던 분들이기에 한마디를 남기고자 합니다. 제가 욕심이 많고, 공감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관계로 저에게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음]의 회장단은 학생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사람들, 그리고 유능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인수인계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 이 질문은 듣자마자 답변이 생각났습니다. ‘싸워라.’ 1년 동안 태양이와는 별로 싸우지 않았던 것 같은데, 준섭이와는 많이 싸웠던 것 같아요. 각자의 가치관이 엄청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보니, 그런 부분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던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우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싸워야지 발전하는 학생회가 될 수 있고, 가장 위에 있는 세 명이 싸워야지 좋은 방향으로 [이음]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서로 회피하기보다는 부딪히는 것이 학생회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에 좋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싶어요.

집행위원장
: 차기 회장단이 공교롭게도 저와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더라고요. 특히 정후보와 선본장은 제가 참관했던 국서의 국장단이기도 했고, 부후보는 과 후배로서 정말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지금까지 이 사람들을 지켜봤을 때, 유능함은 제가 따로 호화스러운 미사여구로 꾸미지 않아도 내년에 충분히 증명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셋이 모여서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직책이 다르고 각자 나름의 일이 있더라도 하나의 집단을 주축으로 이끌어갈 사람들이니 셋이 모여 싸울 땐 싸우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대로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누구 한 명이 아닌 세 명이서 하나의 팀으로 이끌어가는 느낌이 들도록 셋이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니 밖에서 잘 지켜보며 응원하겠습니다.
나중에 학생회를 이끌어나갈 집행위원분들께 남기고 싶은 말로는, 본인들이 하고 있는 일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본인이 맡은 업무가 보잘것없어 보여도,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연과학대학의 창창한 미래를 잘 밝혀 주셨으면 합니다.

한 해동안 자연과학대학에 많은 자취를 남긴 [혜성]의 마침표를 기념하면서, 학생회를 벗어난 곳에서 각자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손현서 기자  hyunseo062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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