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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여름 자몽 시리즈: 자연과학의 다학제적 탐색] 4. 지질학의 경계를 넘다 - 암석에서 행성, 그리고 생명까지(下편)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7기 | 이다인, 이시아

지난 기사인 “지질학의 경계를 넘다 - 암석에서 행성, 그리고 생명까지(上편)”에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의 자원지질학 전공이자 데이터기반 물질과 우주 연구센터의 지구·행성 탐사팀에 속해 있는 서정훈 교수님을 인터뷰하였다. 교수님께서는 최근 대두되고 있는 환경 문제 중 하나인 ‘산성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같은 학과의 여러 교수님과 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계셨다. 아래 내용을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데이터와 광물학

Q. 데이터 기반 물질과 우주 연구 센터에서 데이터 기반 지구·행성 탐사팀에 속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저희 연구실은 기본적으로 암석과 다양한 광물자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위해 야외에 나가 답사를 하기도 하지만 암석의 다양한 주성분, 미량원소, 동위원소 등을 분석할 때는 데이터를 활용한 탐사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자원, 광상이 어디에서 나타날 것인지 예측하고 당장 찾지 못하더라도 후에 비슷한 지역에서 광상을 찾을 때 도움이 될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Q. 데이터 기반 물질과 우주 연구 센터에서 진행되는 연구가 다른 일반 지질학 연구와 다르게 데이터를 더 활용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사업에서 서울대에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중심의 연구를 권장하는 과정에서 제가 포함되었습니다. 자원경제학 연구 과정에서, 어떻게 지구과학적 데이터를 통계적인 기법을 활용해 연구할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직접 탐사를 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많이 진행하지만 데이터도 이용합니다. 암석의 지구화학 분석을 통해 여러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서도 많은 데이터가 산출됩니다. 각 지역에서 GPS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지역의 암석 성분 자료를 함께 확보하여 매치하는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그 데이터들을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등 통계적으로 이용합니다.
데이터 기반 연구라고 기존 지질학 연구와 특별히 다르다기 보단, 데이터 기반 연구도 기존 자원지질학 분야 연구의 일부분이었고 현장에서 나가 여러 암석을 보며 연구하는 부분도 여전히 연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실 모든 자연과학이 다 데이터와 관련되어 있는 과학입니다. 데이터를 잘 처리할 수 있는 방법론을 연구하시는 분들은 통계학과 교수님들이고 그 외에 자연대의 모든 교수님들은 이런 방법론으로 본인 연구분야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하십니다.  

Q. 특별히 광물 자원학 관련 연구를 하실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론을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주로 MATLAB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석사 때는 서울대학교에 있던 분자의 구조와 움직임을 계산하는 슈퍼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했습니다. 질량분석기에 넣은 암석의 원소들이 분석되면 원소들이 카운트되어 데이터로 기록됩니다. 데이터를 처리하면 특정 시간에 어떤 원소가 많이 나오는지를 알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접근하여 그 구간에서 어떤 성분이 집중적으로 검출되는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합니다. 분석화학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연광물에서 자란 석영결정과 황철석. (사진 = 이다인 기자)


   예를 들면 이런 아연 광물에 흰 석영 결정이 있고 노란색의 황철석도 보입니다. 이런 광물은 암석 틈의 광맥에서 광물이 자라면서 만들어집니다. 지하의 뜨거운 물이 틈을 따라 흐르는데 그 유체 속에 철, 아연, 규산염 광물이 녹아 있습니다. 온도 변화, pH 변화, 산화 환원 변화 등에 의해 유체 속에 녹아있던 광물들이 침전됩니다. 이런 현상은 해저 열수 광상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데요, 광물이 성장할 때, 일부는 내부에 물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열수에서 만들어진 광물을 잘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광물에 포집된 유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억년 전 백악기에 형성된 광물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 갇힌 물은 당시의 지하수나 열수의 흔적일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광물을 얇게 절단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온도와 압력을 조절하는 실험을 통해 당시의 지하 환경 조건(온도, 압력, 유체 내 금속 농도 등)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특정 지역의 광상이 더 깊은 곳까지 연장되어 있는지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지하에 광상이 존재하는지 알아내려면 지하에서 암석을 뽑아내 정말 광석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하는데 한 번 뚫는 일에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지질학을 잘 아는 사람이 그 지역의 지질구조를 보고 데이터를 해석해야 광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보다 좁혀서 탐사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뜨거운 물이 암석 사이로 흐르면 물과 암석의 화학적 반응에 따라 암석이 변화하며 새로운 광물들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지질학자가 어떤 온도의 물이 흐를 때 어떤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며 어떤 광물이 생성되는지를 알고 있다면 이를 예측할 수 있고, 이런 식으로 해저 열수의 구리 광상에서 금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경계를 넘는 광물학 연구 

Q. LAMP 사업의 교원 간 교류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퇴적학을 연구하시는 우주선 교수님, 미생물을 연구하시는 황청연 교수님과 함께 지구의 역사 동안 지구 내 미생물이 여러가지 상황에서 어떤 작용을 해왔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구리의 경우, 구리 광산이 한번 개발되면 그 안에 있는 광물들이 산소, 물과 결합해 산성이 매우 높은 물을 만듭니다. 그래서 광산 개발 지역 인근의 물이 강한 산성을 띠게 되고, 산성이 강한 물에 중금속이 잘 녹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중금속이 많은 폐수가 남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함께 연구하는데, 지하수를 연구하며 산성 폐수의 형성을 줄여줄 수 있는 미생물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미생물을 포함한 다양한 미생물 흔적들을 암석에서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광물도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광물, 퇴적, 미생물)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융합연구를 위한 태도 

Q. 마지막으로 최근 융합 연구의 중요성이 많이 각광받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생각하실 때,  융합연구 트렌드에 발맞추어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이 어떤 태도를 지니는 게 좋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A. ‘나는 이것만 하겠다’ 라고 딱 정해놓지 말고 다양하게, 열린 마음으로 이것저것 공부하고 수업을 들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특정 연구를 오래하는 사람은 그 분야만 주로 연구하지만 특히 저학년 학생들은 다양한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물론 분야를 무작정 다 열어놓고 들으면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으니 대략 어느 정도의 방향성은 정해놓고 듣는 것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에 관심이 있는데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구와 공부를 하고 싶다면 자연과학을 배우며 경영학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핵심 자원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지질학 수업도 듣고 산업 위주의 수업도 듣는 등 어떤 방향은 정해두되 열린 마음으로 다양하게 들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 정해져 있는 서울대 내의 학과나 학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에 맞는 수업을 다양한 학과/부에 찾아가서 듣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Q. 교수님께서는 그런 방향성을 어떻게 정하셨나요?

A. 사실 저는 처음에는 지질학만 했는데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와 자원공학과에서 교수를 했습니다. 공대에서 석유공학, 자원경제학 전공 교수님들과 만나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 연구하고 공부하며 자연과학과 지질학만 공부하던 눈에서 내가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눈이 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이처럼 학생들도 융합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새로운 시야를 넓힐 수 있으면 합니다. 

이전 기사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암석의 성분을 분석하는 과정에는 질량 분석, 스펙트럼 분석 등 다양한 분석 화학 기법이 활용되며 이를 통해 얻어지는 많은 데이터는 여러 통계적 방법을 통해 처리된다. 자연대 안에서 지질학만을 공부하다 광물 자원의 산업 연계 등 공학적 시각을 접하여 ‘자연과학 연구의 사회적 공헌’이라는 새로운 시야를 얻을 수 있었던 서정훈 교수님의 경험처럼, 이 기사를 읽는 학생들도 내가 공부할 범주를 미리 가두어 놓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넓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산성 폐수와 관련된 더욱 자세한 미생물 연구 이야기는 다음 기사에서 다루어질 예정이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이다인 기자 24dain@snu.ac.kr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이시아 기자 siasia778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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