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2026 여름 자몽 시리즈] 05. 투모로우: 점차 현실이 되어가다

빈문서 빈문서

자연대 학생기자단 자:몽 9기 | 임관우 
 

투모로우 영화 표지 (사진 = 폭스코리아)

   우리는 지구온난화 소식을 들을 때 한번쯤 ‘만약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을 가졌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인류가 과학기술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기도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빠르고 급격하게 진행된다면, 과연 인류는 그 변화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까? 영화 ‘투모로우’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급격한 기후변화가 초래할 수 있는 재난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투모로우’는 2004년에 개봉한 영화로 ‘인디펜던스 데이’로 유명한 롤랜드 에머리히가 감독으로서 제작하였다. 재난 SF 영화의 일종으로 데니스 퀘이드, 제이크 질렌할 등의 유명 배우들이 주연으로 참여하였다.

   영화에서는 극심한 지구온난화가 지속된 가까운 미래에 남극,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류의 흐름이 약화되어 지구에 빙하기가 온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 잭은 기상학자로서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지구의 기후변화를 예측했지만 그의 예측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결과, 영화는 전 세계에 점차 강력하게 강타하는 이상기후를 담아냈다.

과거의 투모로우,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

영거 드라이아스 기온 변화 (사진 = Britanica)

   영화의 영문판 홍보 문구에서 마지막에 ‘1만 년 전, 하나의 폭풍이 지구의 운명을 바꾸었다. 5월 28일, 다시 그 폭풍이 일어난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1만 년 전은 지구에서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진 시기인 ‘영거 드라이아스’를 가리킨다.
 
   영거 드라이아스는 약 12,900년 전부터 11,700년 전까지 이어진 한랭기로, 지구가 마지막 빙하기에서 벗어나 따뜻한 간빙기로 향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북반구의 기온이 다시 떨어진 기간이다. 당시 기후는 수천 년에 걸친 변화가 아닌, 수십 년 규모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하게 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린란드와 북대서양 주변 지역에서는 기온 변화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화 ‘투모로우’ 중 빙하가 대규모로 갈라진 장면

   과학자들은 영거 드라이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북대서양에 유입된 담수가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 즉 AMOC를 약화시켰다는 가에 주목한다. [1] 빙하가 녹으면서 막대한 양의 담수가 북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갔고, 이로 인해 바닷물의 염분과 밀도가 낮아졌다. 원래 차갑고 짠 바닷물은 무거워져 깊은 바다로 가라앉으며 지구 전체의 해류 순환을 돕는데, 담수 유입은 이 과정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 결과, 북대서양으로 운반되던 열이 줄어들고 북반구 일부 지역이 급격한 냉각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
 
   즉, ‘투모로우’의 설정은 완전히 허무맹랑한 상상은 아니다. 과거 지구에는 실제로 해류 순환이 변하여 급격한 기후 변화가 존재했다. 다만 영화처럼 며칠 만에 도시 전체가 얼어붙고 전세계에 급격하게 빙하기가 닥치는 장면은 과학적 사실보다는 상상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붕괴하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

AMOC 순환 (사진 = Britanica)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앞으로 일어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 질문의 중심에는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 있다. AMOC는 거대한 해류 시스템의 일종으로, 열대 지역의 따뜻한 표층해수를 북대서양으로 운반하고 북쪽에서 차가워진 바닷물이 심층으로 가라앉아 다시 남쪽으로 이동시킨다. 간단히, 지구의 열을 재분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AMOC는 유럽의 기후, 대서양 주변 강수 패턴, 해수면 변화, 열대 수렴대(ITCZ,Intertropical Convergence Zone) 위치 등에 영향을 미친다. AMOC가 약화될수록 열대수렴대가 남쪽으로 이동하고 유럽에 점차 건조, 한랭 기후가 스며든다. 따라서 AMOC의 약화는 단순히 북대서양 부근의 기온이 하강하는 것이 아닌, 전 세계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치 ‘투모로우’처럼 일본에 우박이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가 확산 수 있다.

영화 투모로우 중 거대폭풍이 일어난 장면

   최근 과학계에서는 AMOC의 미래를 주제로 많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IPCC에서는 21세기동안 AMOC가 약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이번 세기 안에 붕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2] 하지만 붕괴하지 않더라도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반면 일부 연구들은 IPCC와 반대로, AMOC의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2023년 에 발표된 연구는 현재 관측 자료의 통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 AMOC가 21세기 중 붕괴할 가능성을 경고했다.[3] 또한 2026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헹크 다이크스트라 교수 주도 하의 국제 연구진은 현재 AMOC는 잠깐의 안정 상태에 있을뿐, 수십년 내 붕괴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모든 연구가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AMOC 붕괴의 가능성과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과학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지구온난화가 AMOC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 자체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4]

‘투모로우’는 가능한 시나리오인가?

영화 투모로우 중 빙하기가 찾아온 지구

‘투모로우’에서 기후변화는 매우 극적으로 묘사된다. 영화 속에서 전래없는 수준의 뇌우와 허리케인이 발생하고, 북반구 도시들이 순식간에 얼어붙으며 결국 인류는 남쪽으로 대규모 피난을 떠난다. 그러나 현실의 기후변화를 미루어 보았을 때, 이처럼 단기간동안 ‘투모로우’ 규모의 큰 변동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로 이어져 지구의 해류순환(ex. AMOC)을 방해하고 있으며, 이 변화는 우리가 예측하기 어렵게 증폭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과거에도 ‘영거 드라이아스’처럼 약 10~20년 사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시기도 존재한다.

   영화처럼 내일 당장 빙하기가 찾아오지는 않더라도, 기후변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유효하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폭염, 집중호우, 가뭄, 산불, 해수면 상승과 같은 현상들을 쉽게 경험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긴 ‘투모로우’에 접어든 것 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메시지

영화 투모로우 중 미국 부통령의 연설

   ‘투모로우’는 과학적 사실을 담았으나, 영화로서 과장된 장면들이 담겨져있다. 하지만 완전히 영화의 결말 자체가 불가능하다 볼 수는 없다. 현재 지구의 기후는 인간의 영향으로 지난 수천년동안 가장 급격히 변하는 중이다. 기후변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변화이다.

   영화 속 재난은 스크린 안에서 끝난다. 그러나 현실의 기후위기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된다. ‘투모로우’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단순하다. 내일의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오늘의 변화들을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1. Carlson, A. E. (2013). The Younger Dryas Climate Event. Encyclopedia of Quaternary Science.
2. IPCC. (2019). Special Report on the Ocean and Cryosphere in a Changing Climate, Chapter 6.
3. Ditlevsen, P. & Ditlevsen, S. (2023). Warning of a forthcoming collapse of the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Nature Communications.
4. Mimi, M. S., Liu, W., Ma, W., et al. (2026).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slowdown modulates atmospheric rivers in a warmer climate. Nature Communications, 17, 5971.



자연과학대학 학생기자단 자:몽 임관우 기자 kwanwoo07@snu.ac.kr
카드뉴스는 자:몽 인스타그램 @grapefruit_snucn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