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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사] ‘코로나19’ 백신,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코로나19 백신 종류와 원리

코로나19’ 백신,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코로나19 백신 종류와 원리

자몽 3 | 생명과학부 김민서

 코로나19로 전세계에  비상이 걸린 이후 코로나19 백신은 팬데믹 상황의 탈출구로 여겨졌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가 맞는 백신은 과연 어떤 원리로 작용하며 다양한 코로나19 백신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이 기사에서는 그 물음들에 대한 답을 하나씩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 몸의 면역 체계와 백신의 작용 원리

 코로나19 백신의 작용 원리를 이해하기 전에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코로나바이러스는 유전 물질인 RNA를 둘러싸고 있는 외피(envelope)에 스파이크 단백질(S protein)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이용해 우리 몸의 세포로 들어오게 된다. 바이러스는 우리 세포 안에서 유전 물질인 RNA를 방출하고 RNA는 단백질로 번역되어 새로운 바이러스를 조립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새로 만들어진 바이러스들은 세포를 빠져나가 몸을 돌아다니며 우리 몸의 다양한 세포들과 만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대식세포나 수지상세포와 같은 항원 제시 세포(antigen presenting cell, APC)이다. 항원 제시 세포는 바이러스를 잡아먹고 소화해 바이러스의 일부를 세포 자신의 표면에 제시한다. 제시된 바이러스의 일부를 인식한 도움 T 세포(helper T cell)B세포를 활성화시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하도록 만들거나, 세포독성 T 세포(cytotoxic T cell)를 활성화시켜 감염된 세포를 죽이도록 한다. 이렇게 처음 감염이 일어나 감염을 이기기 위한 세포들이 만들어지고 사용하는 데는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린다. 그리고 이때 만들어진 T세포와 B세포들은 기억세포(memory cell)로 분화하여 우리 몸에 남아있으면서 또 다시 감염이 일어났을 때 신속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게 한다. 백신은 이런 기억세포를 이용하여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방법이다. 백신을 접종해서 미리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세포를 만들어 두었다가 미래에 진짜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해왔을 때 신속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큰 질병으로 이어지지 않고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백신의 종류

 백신의 종류는 제조 원리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네 가지는 바로 바이러스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 핵산 백신, 단백질 기반 백신이다. 지금부터 이 네 가지 백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1. 바이러스 백신

 바이러스 백신은 말 그대로 바이러스 자체를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의 백신으로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법이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돌연변이를 일으켜 약해진 바이러스나 화학물질이나 열을 처리하여 아예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바이러스를 사용한다. 전자의 경우가 약독화 생백신, 후자의 경우가 흔히 우리가 사백신이라고 부르는 불활성화(불활화) 백신이다. 중국의 시노백, 시노팜, 그리고 인도의 바라트 바이오텍의 백신은 대표적인 불활성화 백신이고, 이는 약독화 생백신보다는 안전할 수 있지만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이동하는 경로를 따르지도 않을뿐더러 증식도 하지 못하며, 중요한 항원을 발현하지 않거나 변질된 항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미국의 코다제닉스의 백신이 대표적인 약독화 생백신이며, 약독화 생백신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불활성화 백신의 문제점은 어느정도 해결되지만 아무리 질병을 잘 일으키지 못하도록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사용한다 할지라도 여전히 위험성이 남아있을 수 있다.

출처 : Callaway E. “The race for coronavirus vaccines: a graphical guide.” Nature. 2020 Apr;580(7805):576-577.

 2. 바이러스 벡터 백신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인간에게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일부 단백질 유전자를 떼어 넣어 만든 벡터(운반체)를 이용하는 백신이다.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의 백신이 바이러스 벡터 백신에 해당한다. 이 백신들은 모두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이용하고 있는데, 아데노바이러스의 DNA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끼워 넣고 아데노바이러스가 스스로 복제하는데 필요한 유전자는 삭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면 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체내에 주입했을 때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유전자가 전사, 번역되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게 되고, 우리 몸은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와 기억세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아무리 무해하다고는 하나 일단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몸이 아데노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즉 벡터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벡터를 제거해버릴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항원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벡터가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출처 : Callaway E. “The race for coronavirus vaccines: a graphical guide.” Nature. 2020 Apr;580(7805):576-577.

 3. 핵산 백신

 핵산 백신은 최초의 코로나19백신으로 화제가 되었던 종류의 백신이다. 크게 RNA 백신과 DNA 백신으로 나눌 수 있다. RNA백신은 우리가 잘 아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고 코로나바이러스의 mRNA를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에 넣어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체내에 주입된 mRNA는 우리 몸의 세포가 직접 항원을 생산할 수 있게 하고, 생산된 항원은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 이런 mRNA백신의 원리 자체는 이전부터 논의되어 왔지만 실제로 개발되어 사용된 것은 코로나19백신이 최초이며 전세계적으로 비상이었던 코로나19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mRNA 백신은 유전정보만 알고 있다면 분리나 정제와 같은 복잡한 과정 없이 빠르게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백신 속 mRNA의 설계가 정말 올바르게 되었는지, mRNA를 합성하는 과정 중에 변형이 일어나지 않았는지를 확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mRNA는 굉장히 불안정하므로 보관, 운송 과정 동안 효능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영하의 환경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미국의 이노비오나 우리나라의 제넥신의 백신과 같은 DNA 백신은 바이러스 없이 DNA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DNA백신은 RNA백신과 마찬가지로 유전정보만 알고 있다면 빠르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DNARNA보다 안정적이어서 온도변화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DNA는 세포로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서 일반 주사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세포에 일시적으로 전기장을 가해 세포막의 투과성을 증가시켜서 DNA를 세포 내로 집어넣는 전기천공(electroporation)의 방식으로 투여한다.  

출처 : Callaway E. “The race for coronavirus vaccines: a graphical guide.” Nature. 2020 Apr;580(7805):576-577.

4. 단백질 기반 백신

 마지막으로 단백질 기반 백신은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 자체를 외부에서 만들어 체내에 주입하거나 유전 물질이 없는 바이러스의 껍질(virus-like particle, VLP)만을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미국의 노바백스의 백신이 항원 단백질을 이용한 경우로,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나방 세포에서 합성하고 면역반응을 높일 수 있는 보조제(adjuvant)를 결합시켜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미 어느정도 안전성과 효과가 보장된 방법이다. mRNA백신에 비해 보관이나 취급도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단백질 기반 백신인 VLP 백신은 자궁경부암 바이러스 백신(가다실)에서 시도되었던 적이 있으며, 인도 혈청 연구소가 코로나19백신으로써의 VLP백신을 개발 중이다. VLP는 유전 물질만 없을 뿐 바이러스와 똑 닮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효과적으로 항체를 생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런 구조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출처 : Callaway E. “The race for coronavirus vaccines: a graphical guide.” Nature. 2020 Apr;580(7805):576-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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