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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관련 질병의 열쇠 : 세포노화(Cellular senescence)

자연대 홍보 기자단 자:몽 6기 | 김태현

 

 생물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세포는 세포 주기동안 자신의 모습을 복제하여 동일한 두 개의 세포로 분열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마다, 세포는 죽고 분열되기를 반복하면서 형체를 유지하고 성장한다. 그런데, 이런 분열이 과연 무한정 일어날까? 20세기 말, 과학자들은 정상적인 인간 체세포가 일정한 횟수만큼 분열된 이후부터 세포분열을 멈춘다는 것을 발견하고 복제성 노화(replicative senescenc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세포 분열에는 한계가 있고, 한계를 넘어선 세포는 노화세포(senescent cell)로서 특이한 성질을 나타낸다. 과학자들은 노화세포가 축적되면서 많은 염증 반응과 노인성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세포노화(Cellular senescence)가 인간의 노화에 여러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노화 관련 질병의 해결책이 되어줄 수 있는 세포노화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자.

 

세포노화의 원인. (사진 = "이재숙. (2008)")

 

 세포노화(cellular senescence)는 여러 요인에 의하여 일어난다. 우리 몸의 세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생물학적, 화학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로 인해 손상된 세포는 암세포로 성장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살면서 지속적인 방사선에 노출된다. 방사선은 세포의 DNA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만약 종양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기능이 손상되거나, 성장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필요이상으로 성장을 과다 촉진하게 되면, 세포분열이 끊임없이 일어나 암세포가 만들어지고, 종양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손상이 발생한 세포를 가만히 놔두게 되면, 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갖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포는 이러한 암세포 증식을 막기 위하여, 특정 자극을 받으면 세포 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암세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세포들을 노화세포로 만든다. 노화세포들은 일차적으로 분열을 더 이상하지 못하므로 증식이 일어나지 않고, 면역세포들이 노화세포 주변으로 모이게 되어 결과적으로 노화세포가 제거된다. 

 

세포노화의 특징 및 생물학적 메커니즘. (사진 = "Kang. (2015)")

 

 노화세포가 보이는 특징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세포분열이 멈추어 더 이상의 증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포노화를 유도하는 신호가 세포에 전달되면,, 이를 인식하는 ATM, ATR이라는 단백질들이 활성화된다. 이 단백질들은 여러 단백질들과 상호작용하여 세포분열의 억제를 이끈다. 예를 들어, p53 단백질은 DNA 손상이 일어나면, DNA 수리에 필요한 단백질들을 불러모으고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p21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노화세포의 두 번째 특징은 SASP(Senescence-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이다. SASP이란 노화세포가 성장 인자, 염증반응 조절 인자 등 세포의 신호 전달 과정에 쓰이는 여러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나타나는 특징을 말한다. SASP을 통해 분비된 물질은 노화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의 오류, 비정상적인 성장 및 대사 등을 일으킨다. 또한 이러한 물질들은 주변 세포로 전달되어 세포노화를 전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노화세포는 어떻게 노화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 것일까? 우선 성체줄기세포에 일어난 세포노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특정 조직의 세포가 되도록 정해져있는 세포이다. 예를 들어, 피부줄기세포는 피부세포로만 분화하도록 되어있다. 그래서 새로운 피부세포가 필요하거나 피부에 손상이 발생하면 피부줄기세포로부터 만들어진 피부세포를 사용하게 된다. 만약 성체줄기세포에 세포노화가 생기면 조직에 필요한 세포가 모자라게 되어 이는 곧 조직의 악화 및 노화로 진행된다. 또한, 노화세포가 축적되면 SASP에 의한 염증 반응이 많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조직의 기능이 망가져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노화 관련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노화세포를 타겟으로 하는 여러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다.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Senolytics)은 세포에 내장되어 있는 세포 사멸(Apoptosis)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세포는 자신의 수명이 다하면 세포 사멸 프로그램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현한다. Senolytics에서는 노화세포의 세포 사멸 프로그램을 인위적으로 작동시켜 노화세포를 제거하는데, Senolytics 약물을 통해 골관절염, 당뇨, 근감소증 등의 노화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단점과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장기적으로 사용하였을 때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Navitoclax라는 약물의 경우, 장기간 사용시 혈소판 감소 및 호중구 감소등의 부작용이 나타남이 이미 보고되었다. 또한 노화세포 역시 조직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조직의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약물을 통해 한번에 노화세포를 제거하게 되면 조직 위축이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노화세포는 세포 및 조직 재생, 상처 치료 등 여러 긍정적인 역할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화세포를 일방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이러한 긍정적 효과들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Senolytics 치료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Senostatics 치료법이 등장하였다. Senostatics는 노화세포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SASP을 타겟으로 하여, 노화세포의 부정적인 효과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법이다. Senostatics는 크게 generalized senostatics와 precision senostatics로 나뉘는데, 전자는 SASP의 발현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들을 타겟으로 하여 SASP을 조절하는 방법이고, 후자는 SASP을 통해 분비되는 해로운 물질을 억제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한계가 존재하는데, Generalized senostatics의 경우 타겟으로 하는 단백질들이 세포노화 이외의 여러 중요한 생물학적 대사경로나 신호전달에 쓰이기 때문에 이를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한 SASP의 구성요소는 세포의 유형, 세포노화의 단계에 따라 다르고 100개 정도의 서로 다른 인자들이 존재하기에 현재 단계에서 precision senostatics는 크게 연구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후속연구를 통해 SASP의 구성요소들을 맥락에 맞게 구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노화 일러스트. (사진 = Getty Image Bank)

 

 이처럼 세포노화의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노화 질병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비록 현재 수준에서는 세포노화 및 SASP의 기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지만, 새로운 Senolytics, Senostatics 치료법이 개발됨에 따라 우리는 한발짝씩 노화 정복에 다가가고 있다.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언젠가는 여러 노화 관련 질병들을 한 가지 치료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나아가 인간의 수명을 향상하는 것이 가능해질 지도 모른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김태현 기자 hyun_2072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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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Kang, Chanhee, et al. "The DNA damage response induces inflammation and senescence by inhibiting autophagy of GATA4." Science 349.6255 (2015): aaa5612.
2) https://en.wikipedia.org/wiki/Cellular_senescence
3) https://kmbase.medric.or.kr/Main.aspx?menu=01&d=KMBASE&m=VIEW&i=0388620080200030016
4) https://biosci.snu.ac.kr/jhseol/research/part2
5) https://ko.wikipedia.org/wiki/%EC%A4%84%EA%B8%B0%EC%84%B8%ED%8F%AC
6) Kang, Chanhee. "Senolytics and senostatics: a two-pronged approach to target cellular senescence for delaying aging and age-related diseases." Molecules and cells 42.12 (2019): 821.
7)Chaib, Selim, Tamar Tchkonia, and James L. Kirkland. "Cellular senescence and senolytics: the path to the clinic." Nature medicine 28.8 (2022): 1556-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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