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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포럼 연사 심층 인터뷰] 박남규 교수님, 정현석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다

빈문서

  지난 5월 9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은 1차 자연과학 미래포럼을 개최하여 세계적인 석학들을 모시고 지금까지의 연구 업적과, 앞으로 서울대 자연대가 나아가야 할 교육 및 연구 방향성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행사를 취재한 자:몽에서는 교수님의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시선에서 더욱 궁금할 만한 부분과 학교생활에서 가져야 할 태도나 마음가짐에 관한 질문을 바탕으로 후속 기사를 준비하였다. 이메일을 통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박남규 교수님과 정현석 교수님께서 진심 어린 답변을 보내주셨다. 교수님들께서 들려주신 이야기가 이 기사를 읽는 많은 자연대 학생에게 귀감이 되길 바라며 인터뷰 질문과 답변 내용을 아래 옮겨두었다.
 
 

< 박남규 교수님 인터뷰 >
- 자연대의 대외적 홍보를 위한 실천 방안, 자연대 학생으로서 가져야할 긍정적 관점
 

질문 1. 교수님께서는 강연에서 “자연과학 분야에만 치중하지 말고, 드러내고 홍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때 말씀하신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자연대의 한 교수님께서 "자연대 교수님들이 산업과의 연계나 사업에 큰 관심이 없어, 많은 학생이 취업보다는 연구직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되는 면이 있다"고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혹시 이러한 점과도 관련이 있을까요?
 
박남규 교수님 답변: 자연과학의 산업 연계는 중요합니다. 즉 기초학문 분야(기초연구)가 산업으로 까지 transition 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기술은 공대에서 나온 연구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의 기저에는 기초연구가 없으면 가능하지 못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기초연구에서 응용연구로 전환을 통해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시스템이란 이런 체계를 갖추는 것과 함께 이런 결과를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언론 홍보도 필요하지만, 자연과학대 단과대별로 특정 포럼 (국제과학포럼)을 설계하고 정기적으로 (연 행사)를 진행한다면 서울대 자연과학대 연구 수월성과 결과물을 세계적으로 홍보하는 데 도움되지 않을까 합니다.
 

질문 2. 한국 사회에는 ‘특정 나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하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을 보더라도, 입학이 조금 늦었다는 이유로 교환학생, 대학원 진학 등 졸업이 늦어질 수 있는 활동을 포기하거나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다양한 연구 주제를 시도하시며 여러 업적을 쌓아오셨는데, 그 과정에서 불안감이나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부담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박남규 교수님 답변: 저도 당연히 나이가 주는 압박감이 있었죠. 제 또래는 취직하고, 교수도 먼저 되고 하여 늦어서 사회 진출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사회적 시선에 대한 부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시작하는데 늦은 것은 없다는 생각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막연한 불안을 없애준 것 같습니다. 실제는 우리 사회는 늦은 나이에도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정년 연장의 이슈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취업과 결혼이 이전에 비해 늦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활동은 미래 자신의 직업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연결될 거라 생각되기 때문에, 학교생활 중 교환학생 활동은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 진학은 배움의 심화 과정이기 때문에 늦은 것이 아닙니다.
 

질문 3. 자연대의 시스템이 단기간 내에 대대적으로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자연대 학생들이 어떤 마음가짐이나 관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해나가면 좋을지, 교수님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박남규 교수님 답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현재와 미래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웃으면 복이 와요" 라는 말에서 느끼듯 좋은 일이 생겨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좋은 일이 생긴다 라는 마음으로 학교 생활을 하면 좋겠습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라는 속담에서와 같이 다른 학과나 학생을 비교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자연대에서는 다른 과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인간과 사물의 근원을 공부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나고 즐거운 대학 생활이 되면 좋겠습니다.
 

 
  뛰어난 학생들이 모여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학교생활을 해 나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타인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잘 해내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현재 본인에 대한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박남규 교수님의 조언대로 시기와 상관없이 ‘내가 지금 좋아하는 일’을 경험하고 부딪히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학교생활을 해 나간다면 이러한 걱정을 덜 수 있지 않을까.
 
 

< 정현석 교수님 인터뷰 >
- 연구자로서 고유한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 효과적인 협업을 위한 조건
 

질문 1. 한 분야를 깊이 파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는 것을 어떻게 잘 병행할 수 있을지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정현석 교수님 답변: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면서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려면, 우선 ‘분야’의 개념을 너무 넓게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입자물리학’이나 ‘양자정보’처럼 광범위한 영역 전체를 깊게 파고들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안에서 자신이 특별히 흥미롭게 탐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제’ 또는 ‘주제’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기존에 자주 논의된 문제일 수도 있고,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새로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관련된 몇 가지 핵심적인 문제들을 발굴하고 그 풀이를 탐구해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독자적인 관점, 접근 방법, 전망 등이 생겨날 것이고, 자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고유한 부분이 형성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연구자의 중요한 경쟁력이자 무기가 됩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둔다는 것은 모든 학문 분야를 폭넓게 섭렵하고 다 관심을 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자신이 연구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다른 분야와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지 고민하고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자기 연구를 다른 분야와 연결 짓고, 소통 가능한 수준의 이해를 유지하며 다방면의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질문 2. 여러 분야 연구자들과 협업 할 때 서로 다른 관점 때문에 소통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효과적인 협업을 위해 교수님께서 평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소통 방식이나 협업 태도가 있으시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정현석 교수님 답변: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와 협력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첫째, 자신의 연구와 아이디어를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공유하려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지식과 관점을 먼저 공유해야 상대방도 기꺼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둘째로, 최대한 명확하고 쉬운 언어로 핵심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대의 연구 분야는 세분되어서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 간에 소통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달성할 수 있는 공동의 목표를 함께 찾아내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협력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함께 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찾아내고, 이를 위해 각자의 전문성을 어떻게 결합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협력한다면, 흥미롭게 생산성 있는 협업이 가능할 것입니다.
 


  자연대 학생으로서 자주 접하게 되는 말이 있다. “깊고 넓게 공부하라.” 본인 전공뿐만 아니라, 본인 전공 분야를 공부하는 데 기초가 되는 근본적인 지식까지 깊이 있게 공부하라는 뜻이다. 이에 많은 학생이 다전공제도를 통해 다른 학문 분야의 수업을 본인 전공 수업 못지않게 듣기도 하고, 학과 차원에서 타 학과 권장 과목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학생들은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경험해야 하는지 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정현석 교수님의 답변은 이런 학생들의 고민에 한 가지 해답을 제시해 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본인만의 고유성으로 경쟁력을 갖추라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최대한 파고들고, 이것을 다른 분야와 접목하기 위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조금 더 명확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두 교수님의 소중한 조언을 바탕으로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각자의 깨달음을 얻고, 앞으로 본인만의 대학 생활을 더 즐겁고 의미 있게 꾸려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이시아 기자 siasia7788@snu.ac.kr
이전 기사는 [자연과학대학 50주년 기념 행사 취재 리포트] 제 1차 자연과학 미래포럼 성료, ‘자연과학의 현재를 되짚다’(https://science.snu.ac.kr/newsroom/view/17/18/1172)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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