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SNU 자연과학캠프, 2박 3일간 자연과학의 세계를 탐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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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SNU 자연과학캠프 참가자와 관계자들의 기념사진. (사진 = 김상윤 촬영 조교 제공)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과 자연과학대학 시민과학센터가 주관한 ‘제20회 SNU 자연과학캠프’가 2026년 8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열렸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운영된 SNU 자연과학캠프는 2010년 처음 시작된 이래 올해 20회를 맞은 자연과학대학의 대표적인 과학나눔 프로그램이다.
이번 캠프는 전국 일반고와 자율형 공립고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했으며, 공식 모집 정원은 총 200명이었다. 분야별 정원은 수학·통계 30명, 물리학 40명, 천문학 20명, 화학 40명, 생명과학 40명, 지구과학 30명이었다. 참가 학생들은 이 가운데 한 분야를 선택해 교수진의 전공 강의와 실험·실습, 조별 포스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전공 강의에서 출발해 실험과 토론, 포스터 작성과 발표로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분야별 조교들은 실험·실습과 포스터 작성 과정을 도왔으며, 학부생 조교들은 레크리에이션과 ‘대학생활 이야기’ 등 전체 기획프로그램을 맡았다. 학생들은 전공 탐구뿐 아니라 조별 협업과 대학생활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8월 5일 (1일 차): 강의와 실험으로 시작된 탐구
첫날 일정은 자연과학대학 28동 1층에서 진행한 등록과 출석 확인으로 시작됐다. 오전 10시 개회식에서는 오병권 자연과학대학 학장이 환영사를 전했고, 최보경 총괄 조교가 2박 3일의 운영 일정과 생활 수칙을 안내했다. 이어진 분야별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조교진과 강의·실험 일정을 소개했으며, 필요한 분야에서는 실험 안전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학생들은 점심식사 뒤 수학·통계, 물리학, 천문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가운데 각자 지원한 분야의 강의실과 실험실로 이동해 오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전하는 오병권 학장의 모습. (사진 = 우수한 기자)
분야별 강의와 실험은 점심식사 뒤 오후 12시 30분부터 세 시간, 휴식 뒤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수학·통계 분야에서는 머신러닝의 원리와 매듭의 수학을, 물리학 분야에서는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 양자컴퓨터를 다뤘다. 천문학 분야 학생들은 천체망원경을 직접 조립하고 대형망원경을 활용한 우주지도 제작을 살펴봤다. 화학 분야에서는 아이오딘 적정을 통한 비타민 C 분석과 아스피린 합성을 진행했고,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식물과 환경·곤충의 상호작용을 탐구했다. 지구과학 분야에서는 엘니뇨–남방진동과 해양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제로 강의와 실습을 이어 갔다. 여섯 분야는 서로 다른 대상을 다루면서도 강의에서 배운 개념을 실험·실습과 후속 포스터 탐구로 연결하도록 구성됐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정성훈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블랙홀과 팽창하는 우주의 사건의 지평선’을, 김은종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양자컴퓨터: 불확실한 양자세계의 계산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두 강연은 거시적인 우주의 구조와 미시적인 양자세계의 계산 원리를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구성으로, 강의에서 접한 개념은 이후 실험·실습과 조별 포스터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양자컴퓨터를 주제로 강의하는 김은종 물리천문학부 교수. (사진 = 우수한 기자)
저녁식사 뒤에는 학부생 조교들이 준비한 1일 차 기획프로그램이 자연과학대학 28동 101호에서 세 시간 동안 진행됐다. 전반부는 ‘고고학개론’, ‘인간관계의 심리학’ 등 서울대학교에 실제 개설된 과목을 수강하는 설정으로 꾸려졌다. 각 ‘강의’는 보드게임을 비롯한 조별 활동으로 구성됐고, 학생들은 활동을 하나씩 마칠 때마다 후반부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숫자와 연산 기호 등의 힌트를 얻었다.

1일 차 기획프로그램의 조별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 (사진 = 우수한 기자)
후반부에는 앞서 모은 힌트를 조합해 하나의 수식 퍼즐을 완성했다. 퍼즐은 제시된 답에 맞춰 가로와 세로의 식을 모두 성립시키는 방식으로, 사칙연산뿐 아니라 제곱근과 팩토리얼 기호까지 사용하도록 구성됐다. 학생들은 힌트로 얻은 숫자와 연산 기호가 들어갈 위치를 확인하고 계산 결과를 대조하며 조별 퍼즐판의 빈칸을 채웠다. 낮 동안 서로 다른 분야에서 전공을 탐구했던 학생들은 저녁에는 하나의 과제를 함께 해결하며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는 분야별 학생들과 조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으며, 이후 분야별 차량을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앞선 활동에서 얻은 힌트로 수식 퍼즐을 완성하는 학생들. (사진 = 우수한 기자)

1일차를 마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학생들과 조교들. (사진 = 우수한 기자)
8월 6일 (2일 차): 실험에서 포스터로 이어진 질문
둘째 날 오전에는 분야별 강의와 실험·실습이 이어졌다. 물리학 분야 학생들은 조교의 안내에 따라 광학 장비를 직접 다루며 측정과 관찰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조별로 실험 절차와 장비 상태를 확인하고, 얻은 결과를 기록해 비교했다. 다른 분야 학생들도 각자의 주제에 따른 강의와 실험·실습을 마친 뒤 포스터에 담을 자료를 정리했다.

광학 장비를 활용한 실험·실습에 참여하는 물리학 분야 학생들. (사진 = 우수한 기자)
오전 실험이 끝난 뒤부터는 분야별 포스터 작성에만 집중했다. 학생들은 강의와 실험에서 얻은 내용을 다시 살펴보고, 관찰과 논의 가운데 포스터에 담을 핵심 질문과 결과를 골랐다. 이어 탐구의 배경과 과정, 결과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순서를 정하고 글·도표·이미지의 배치를 조정했다.
포스터 한 장에 조원들의 탐구 내용을 일관된 설명으로 담기 위해서는 의견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다. 학생들은 핵심을 분명히 전달할 용어와 실험·분석 결과의 제시 순서를 함께 논의했다. 노트북과 참고 자료를 펼쳐 두고 문장과 도표를 거듭 다듬는 동안 조교들은 주제 정리와 발표 구성을 도왔다.

ENSO 포스터의 내용과 구성을 논의하는 지구과학 분야 학생들. (사진 = 안지후 기자)
포스터 작업은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 학생들은 조별로 주문한 야식을 함께 나누며 잠시 숨을 고른 뒤 작업을 재개했다. 사진과 자료를 보완하고 문장과 도표의 배치를 가다듬었으며, 다음 날 발표할 순서까지 맞춰 보며 결과물을 마무리했다.

2일 차 야간 포스터 작업 중 야식을 나눠 먹는 학생들. (사진 = 안지후 기자)
8월 7일 (3일 차): 탐구를 나누고 대학생활을 그려 보다
마지막 날 오전에는 서울대학교 입학본부 설명회가 먼저 진행됐다. 정시모집 교과역량평가를 비롯한 입학전형의 주요 내용을 안내한 뒤, 학부생 조교들이 준비한 기획프로그램 ‘대학생활 이야기’가 이어졌다.

서울대학교 입학본부 설명회에서 입학전형 안내를 듣는 학생들. (사진 = 우수한 기자)
‘대학생활 이야기’에서 조교들은 전공 선택 과정과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한 경험, 수업과 교내 활동 등 실제 대학생활을 소개했다. 분야별 강의와 실험이 자연과학 전공의 내용을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대학에서 전공을 배우는 과정과 일상을 조교들의 목소리로 듣는 시간이었다.

기획프로그램 ‘대학생활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학생들. (사진 = 안지후 기자)
오후에는 분야별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다. 각 조는 이틀간의 강의와 실험을 통해 발전시킨 질문과 탐구 과정, 결과를 포스터에 담아 다른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발표자는 탐구 배경과 방법, 결과를 차례로 소개했으며 조원들은 발표 자료와 설명을 함께 준비했다. 강의와 실험에서 출발한 탐구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완성하는 단계였다.

광학 실험 포스터를 발표하는 물리학 분야 학생들. (사진 = 우수한 기자)
발표를 마친 뒤 자연과학대학 28동 복도에는 각 조의 포스터가 전시됐다. 학생들은 자신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한편 다른 분야의 포스터도 둘러보며 수학·통계부터 지구과학까지 다양한 탐구 주제와 표현 방식을 살펴봤다. 다룬 대상과 방법은 서로 달랐지만, 질문을 세우고 근거를 모아 결과를 설명한다는 공통의 탐구 과정이 전시 공간에 드러났다.

자연과학대학 28동 복도에 전시된 분야별 포스터를 관람하는 학생들. (사진 = 우수한 기자)
포스터 전시 뒤에는 폐회식이 열렸다. 분야별 대표 학생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하고 참가자들의 소감을 나누며 2박 3일간의 일정을 정리했다. 강의와 실험, 조별 토론과 발표를 함께한 참가자와 조교들은 마지막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캠프를 마무리했다.

수료증을 수여받는 각 분야 대표 학생들. (사진 = 안지후 기자)
캠프를 함께한 이들의 목소리
총괄 조교 최보경은 “학생들에게 낯선 환경에서 어려운 내용을 소화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고 해 주고 싶습니다. 총괄로서 힘든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학생들이 진심으로 즐겨 주어 너무 보람차네요. 캠프를 같이 준비하고 진행한 모든 사람에게도 수고 많았고, 부족한 총괄을 믿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리학 분야 대표 조교를 맡은 대학원생 이성민은 “처음에는 단순히 내가 가진 지식을 전달해 주는 자리로서 캠프 조교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막상 학생들과 함께하니 오히려 새로운 접근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고, 최근 들어 사그라들었던 탐구욕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수학·통계 분야 학부생 조교 유주상은 “학생들의 뛰어난 실력에 많이 놀랐다. 젊은 고등학생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며 다시금 삶에 의욕이 생겼다.”며 “조교로서도 얻어 간 것이 정말 많은 캠프”라고 소감을 전했다.
같은 분야의 학부생 조교 김우진은 어려운 내용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함께 탐구하며 성장해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여러분과의 인연이 2박 3일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참가 학생들에게 전했다.
생명과학 분야의 우석여자고등학교 박보윤 학생은 “교과서로만 접하던 이론을 직접 실험하며 예상치 못한 오차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해 나가는 실제 과학자로서의 과정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과학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함께 고민하고 밤늦게까지 토론했던 2박 3일은 앞으로 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이 되어 줄 것 같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자연과학의 경계를 깨고 훨씬 다양하고 융합적인 연구 분야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막연했던 제 관심사가 어떤 세부 분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구체적인 이정표를 얻은 느낌입니다. 그저 진로에 대한 답을 얻었다기보다 앞으로 탐구하고 싶은 더 많은 질문을 안고 돌아온 값진 캠프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리학 분야의 영도여자고등학교 황다경 학생은 “고등학교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어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있었고, 또 물리학이 나의 적성에 맞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훌륭하신 조교님들, 그리고 관심 분야가 비슷한 친구들과 소통하며 심화한 내용을 탐구해 나가는 과정도 뜻깊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흘간의 일정은 전공 강의에서 출발해 실험·실습, 포스터 작성과 발표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교수진의 강의를 통해 자연과학의 질문을 접하고, 관찰과 분석을 거쳐 그 질문을 구체화한 뒤 하나의 결과물로 완성했다. 학부생 조교들이 준비한 레크리에이션과 ‘대학생활 이야기’는 참가자들이 서로 교류하고 대학생활을 보다 가까이 그려 보는 시간이었다.
이번 캠프는 자연과학이 정해진 답을 익히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질문을 세우고 근거를 모아 답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보여 주었다. 제20회 SNU 자연과학캠프에서 쌓은 경험이 참가 학생들이 관심 분야를 더 깊이 이해하고 앞으로의 전공과 진로를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자연과학대학 학생기자단 자:몽 우수한 기자 suhan05@snu.ac.kr
안지후 기자 mcbt314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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