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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여름 자몽 시리즈: 연구, 어떻게 하지?] 5. 연구는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5기 | 신민영



[2024 여름 자몽 시리즈: 연구, 어떻게 하지?]에서 다섯 번째로 취재한 연구원은 화학부 생화학 연구실에서 항암제를 연구하고 계신 연구원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연구는 ‘인류의 미래’라고 한다. 화학부 대학원생으로서의 삶과 연구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표적 치료를 상징하는 이미지. (사진=freepik.com)



Q.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연구하고 계신가요?

A.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부 생화학 연구실에서 항암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암제는 안정성과 선택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제거하고자 하는 암에 정확하게 영향을 주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연구 주제를 정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했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지금과 비슷하게 항암제 관련 연구를 했었는데요. 회사에 다니며 이 분야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연구 주제도 자연스럽게 정하게 된 것 같습니다.



Q. 회사에서 연구하는 것과 대학원에서 연구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가요?


A. 회사에 다니게 되면 연구를 함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수동적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구의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고, 그때까지 일정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주어진 일을 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다른 아이디어나 질문이 떠올라도 시간 관계상 직접 해볼 수는 없었죠. 전체적인 시스템, 기존에 있던 방식에 저를 끼워 넣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대학원에 와서는 훨씬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해진 프로토콜을 따르는 것뿐만 아니라 제가 새롭게 찾아본 방법도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고, 제가 추가로 연구하고 싶은 게 생기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Q. 연구직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 연구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신가요?


A. 먼저 저는 앞서 말한 것처럼 더 자유롭고 깊이 있게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연구소와 학교로 선택지를 좁힐 수 있는데요, 일단 연구소에 가려면 학위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학교에서 먼저 연구를 하고 있는 것도 있고요. 연구소에서는 결과물을 내는 것이 중요한데, 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부담이 덜하고 연구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Q. 연구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떠올리시나요?


A.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궁금증이나 공부한 내용을 토대로 연구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저 혼자 생각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논문을 많이 찾아보게 됩니다. 논문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진행한 연구를 살펴보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들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어서 제 연구에서도 많이 활용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실험을 하다가 궁금한 거나 막히는 게 생기면 관련된 논문을 읽으며 정보를 얻고, 다른 연구진이 어떻게 극복했는지 참고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화학 분야를 연구하다 보니 화학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분야의 논문도 다양하게 찾아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Q. 평소 일과를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중 가장 즐겁게 하는 일, 또는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인가요?


A. 평소에 10시에 출근을 해서 30분 정도 그날 할 실험을 계획하고, 오전에 주로 실험 세팅 및 실험 장비와 시약 준비를 합니다. 그 뒤로는 쭉 실험을 하고, 보통 6시쯤 퇴근을 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개인의 실험 스케줄에 맞게 자율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추가 실험이나 데이터 정리를 할 게 있으면 조금 더 늦어지고, 그날 할 실험이 빨리 끝나면 일찍 마무리하기도 하고요.
저는 생화학 연구를 하고 있지만 요즘 유기화학적인 부분도 접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그동안 해왔던 것과는 다른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할 때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반대로 저에게 다소 힘든 일은 쥐를 활용한 실험인데요. 제가 약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보니 생체 내 적용했을 때의 영향과 효과를 확인하는 실험을 해야 하고, 그때 주로 쥐를 사용하게 되는데, 생명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죄책감을 느끼거나 힘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동물 실험은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



Q. 연구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 즐겨 하시는 취미생활이 있으신가요?


A. 연구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주로 운동을 합니다. 헬스나 볼링을 좋아해요. 생화학 실험은 세포를 키우고 쥐를 받는 등 준비 시간이 긴 경우가 많아서 실험이 진행되는 중에는 여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하나의 실험을 완료했을 때 여유가 생기고, 그럴 때 운동이나 다른 취미생활을 다양하게 하려고 합니다.



Q. 연구는 혼자 진행하시나요? 연구를 하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할 일이 많은가요?


A. 연구 자체는 혼자 진행하고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연구실 사람들과 소통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연구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힘들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조언을 구하거나 함께 다른 방법을 찾아보곤 합니다. 교수님과도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며 연구의 방향성을 정하고, 조언을 얻고 있습니다.



Q. 연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어떤 것인가요?


A. 연구는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가 정말 많습니다. 예를 들어, 논문이나 프로토콜에 굉장히 간단하게 기술되어 있어 간단한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시작을 했는데, 막상 직접 해보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거죠. 생화학 실험은 시간이나 온도 등 실험 조건에도 정말 많은 영향을 받거든요. 어떻게 보면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도, ‘나의 잘못인가? 내가 뭘 실수했나?’ 같은 생각을 하며 자책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럴 때는 시행착오를 겪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조건을 조금씩 바꿔가며 실험을 계속해서 잘되지 않았던 원인을 찾는 거예요. 처음에는 답답하겠지만, 실험에 한 번 성공하고 나면 성취감도 느끼고 노하우도 생겨서 자책을 점점 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연구를 하는 삶의 가장 큰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연구를 하다보면 어디를 가도 계속 연구와 관련된 생각이 납니다. 연구실 밖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면 연구에 대입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과학적으로 접근을 하려고 해요. 특히 학회와 같은 곳에 갔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접하면, 제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과학이 저의 일상이 되고, 다각도로 사고하는 습관이 생긴다는 건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연구가 잘되지 않을 때는 계속해서 연구 생각을 하는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기도 해요. 뭐든지 장단점이 있는 법이죠.



Q. 연구자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본인에게는 그런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생각하기에 연구자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입니다. 쉬운 것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 원리가 있고, 각 현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거든요.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작은 것이더라도 질문을 하고 깊이 있게 탐구해 보고자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모든 연구는 질문에서 시작되고, 자그마한 질문이 나중에는 큰 발견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도 평소에 질문을 많이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연구 중인 분야 외에도 잘 모르는 다른 분야를 폭넓게 살펴보고, 질문을 많이 던져보며 시각을 넓혀나가고자 합니다.



Q. 연구자가 되기 전과 연구자가 된 지금을 비교했을 때, 무엇이 바뀌었나요?


A. 연구자가 되기 전에는 생각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오늘 할 일만 잘 끝내자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지금은 오늘 어떤 실험을 했는지, 내일은 무엇을 할지 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지금 연구하고 계시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현재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가 암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가 암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제가 연구를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암이 더 이상 심각한 질병으로 여겨지지 않는 미래가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치료제와 치료법을 개발해서 암뿐만 아니라 최근 유행했던 코로나 등의 다양한 질병에도 활용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Q. 내가 생각하기에 연구는 ________다.


A. 제가 생각하기에 연구는 ‘인류의 미래’입니다. 화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지금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준 것이잖아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들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고, 훗날 진행될 연구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연구원의 연구에 대한 깊은 열정과 노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현재'를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가며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계속되는 도전과 헌신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그들의 현재와 미래가 빛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신민영 기자 snu_clar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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