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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구실 소개] 식물 크로마틴 연구실, 노유선 교수님과의 인터뷰

식물 크로마틴 연구실, 노유선 교수님과의 인터뷰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식물 후성유전학을 연구하고 계시는 노유선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노유선 교수님의 오피스는 502 532호에 위치해 있었다. 오피스에 들어가자 교수님께서는 친절한 말투로 맞이해 주셨고 이내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사진 1 본인의 오피스에서 맞이해주시는 노유선 교수님이다. 


Q1. 교수님께서 현재 진행하고 계시는 연구를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식물 크로마틴 연구실은 식물 후성유전학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요. 특히 식물 발달이나 환경 반응 등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이제 그 안에 세부적으로 세 가지 정도의 주제가 진행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식물의 면역 반응에 관련된 거고 두 번째는 식물 종자가 보여주는 휴면에 관련된 내용이고 세 번째는 식물 세포의 재프로그래밍에 관련된 주제에요.

 
Q2. 식물 크로마틴 연구실의 연구주제가 식물에서의 후성유전학적 조절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되네요. 후성유전학이란 무엇인지와 식물에서의 후성유전학적 조절 현상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우선 후성유전학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여러분이 어떠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어떠한 형질이 결정될 수도 있지만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걸 사용하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형질이 결정될 수 있거든요. 특히 진핵 생물에 있어서는 유전자 보유여부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한 주제입니다

사진 2 후성유전학적 조절 과정을 개략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DNA 상의 메틸화 패턴이나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을 통해서 유전자의 전사가 조절될 수 있다후성유전학적 조절은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에 대한 사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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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National Cancer Research Institute]

 

 두 번째로 후성유전학과 식물의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식물은 동물에 비해서 굉장히 뛰어난 가소성(plasticity)을 보여줍니다. 환경 조건이 변화했을 때 그에 반응하는 반응 정도가 동물에 비해서 식물은 굉장히 탁월합니다. 이러한 성질은 일종의 동물과 달리 운동성이 없는 식물에 대한 보상 메커니즘으로 보통 이해를 하고 있어요. 동물은 환경 조건이 불리하게 변했을 때 그걸 회피하면 되지만 이동성이 없어서 회피가 어려운 식물에 있어서는 변화된 환경에 새롭게 적응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거죠. 따라서 식물은 동물에 비해서 굉장히 탁월한 가소성을 발휘함으로 인해서 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게 된 것이죠. 저희는 식물이 그에 맞추어 자기 발달 프로그램을 변조시키는 능력을 개발했다고 이해를 하고 있어요. 이러한 식물이 보여주는 탁월한 가소성의 기저에 식물이 지니는 후성유전학적인 기법들의 높은 수준의 활용이 있다고 지금 보통 이해를 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식물을 가지고 후성유전학을 공부를 했을 때의 큰 장점은 동물에 비해서 후성유전학적 재프로그래밍이 굉장히 탁월하게 진행되는 식물 고유의 뛰어난 가소성 내지는 후성유전학적 변조 능력을 이해하는 데 큰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죠.
 

Q3. 최근 교수님께서 식물가소성연구센터의 센터장이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센터를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조금 전에 식물은 운동성이 없는 대신 굉장히 탁월한 가소성을 발달시켜 왔다고 말씀을 드렸죠. 그러한 의미에서 식물이 보유하고 있는 이런 탁월한 가소성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가소성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기저가 동물에 비해서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 센터의 궁극적인 연구 목적이 되겠습니다.
 센터 내에서 보통 세 그룹으로 구분해가지고 이 가소성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첫 번째 그룹은 세포 수준에서 식물 세포가 동물 세포에 비해서 보여주는 탁월한 가소성이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연구하는 그룹이고요. 두 번째 그룹은 분열조직(meristem)을 통해 이루어지는 식물의 발달을 연구하여 조직 수준에서의 식물의 가소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연구분야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식물의 발달이라는 현상은 식물의 분열 조직이 시간이라고 하는 차원 하에서 실제 여러 단계를 통해서 발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식물은 유년기, 성년기, 생식기로 발달의 전이가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발달의 전이는 식물 분열 조직이 순차적으로 그 특성이 변화하면서 발휘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연구 그룹은 이제 시간에 따른 식물의 발달 수준에서 식물의 탁월한 가소성을 이해하려는 연구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정리하면 세포 수준에서부터 분열 조직을 거쳐 발달 수준에 이르는 식물의 탁월한 가소성의 근본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 연구센터의 목표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Q4. 교수님께서 연구하시면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와 그럴 때마다 교수님께서 연구를 지속하실 수 있도록 해주는 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연구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속성이 또한 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연구는 그냥 예측되는 길을 평탄하게 가는 과정은 아닙니다. 늘 예측이 불확실한 또는 불가능한 길을 찾아서 방향 또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연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연구라는 것은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길이죠.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 내가 맨 처음 가는 길이기 때문에 어려운 길임과 동시에 또한 굉장히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며 또한 재미있는 길이에요. 그렇기에 연구가 갖고 있는 다른 굉장히 재미있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측면들을 바라보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동력도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5. 교수님께서 현재 진행하시는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시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부 학생이 과학자로서 가지는 가장 궁극적인 궁금증이 ‘사람은 왜 다른 동물과 다른가’라는 질문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거에 견주어 가지고 제 연구 목표를 이야기를 하자면 ‘식물은 왜 식물일까?, ‘식물은 왜 식물의 독특한 특성을 발휘할까?’ 가 궁극적인 연구 목표입니다. 식물만의 독특한 특성 자체를 이해하는 게 가장 큰 연구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Q6. 미래의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과학은 지금까지 내가 이해한 바로는 가장 지적이며 또한 가장 흥미로운 삶의 방식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옛날 과학의 발전 역사의 초기를 보면 이미 그 안에 답을 찾을 수 있어요. 굉장히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들 또한 자연계에 대한 호기심이 컸던 사람들이 삶에 다른 제약이 없을 때 과학 또는 철학에 접근하고자 했던 경우들을 흔히 볼 수 있어요 왜 그러냐 하면 과학만큼 재미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과학은 과학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굉장히 지적인 활동이며 흥미로운 활동이고 자유롭게 자기의 궁금함에 대한 해답을 얻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따라서 지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고 뭔가 궁극적인 어떤 흥미를 쫓고자 하는 사람들한테 과학을 아주 강력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은 과학에는 아주 긴 시간의 트레이닝이 필요하고 또한 어떻게 보면 그만큼 먹고 살기 힘들고 돈을 벌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이해하고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이러한 걱정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면 사실과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생명과학을 전공한다면 이후에 먹고 사는 부분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같은 학계뿐만 아니고 산업계의 발달이 굉장히 두드러지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다만 그 안에서 나는 순수 과학을 할지 아니면 응용을 강조해서 보다 산업계에 가까운 쪽으로 접근해서 인간한테 직접 유용한 것들을 갖다가 만드는데 기여를 할지 이런 고민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따라서 이 과학이 갖고 있는 내재적인 지적이며 흥미로운 측면들이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한테 자유롭게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갈 수 있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인터뷰를 마친 이후에는 교수님께서 식물크로마틴 연구실과 식물배양실, 식물가소성 연구센터를 소개해 주셨다. 식물 크로마틴 연구실은 여타 분자생물학 연구실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였다. 식물가소성 연구센터는 아직 완공은 되지 않았으나 다양한 연구실의 협동 연구를 위한 공간이 조성되고 있다고 하셨다.

 그렇게 연구실 소개를 끝으로 노유선 교수님과의 인터뷰는 마무리되었다

사진 3 연구실의 식물 배양실이다.


사진 4 연구실에서 사용중인 식물 배양기이다.


사진 5 식물 가소성 연구센터 본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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