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21학번 신입생들이 대학에 입학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두 명의 21학번 학우들을 만나 지난 1년간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생명과학부 21학번 조윤성과 통계학과 21학번 박해오름의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집중해주세요.
Q1. 대학에 입학한지 8개월이 되어가는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중 제일 기억에 남거나 소개해주고 싶은 것이 있나요?
(윤성)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과 동기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일인 것 같아요. 자연대는 21학번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과별로 신입생 환영회를 대면으로 진행했어요. 그때 심리검사도 하고 동아리 소개도 듣다가 마지막에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습니다. 단상에 올라서 순서대로 자기소개를 하는데, 뒤에 있던 스크린에는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소개할 주제들이 적혀 있었어요. 이름, 생일, 좋아하는 음식, 취미 같은 것들이요. 어쩌다 보니 제가 가장 먼저 자기소개를 하게 되었는데, 앞사람들이 자기소개하는 것을 못 봤으니까 무슨 말을 하지 고민하던 중 소개 주제 마지막에 적혀 있는 장기자랑이 눈에 들어왔어요. 할 말이 없으니 노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동기들 약 60명 앞에서 무반주로 노래를 불렀어요. 그땐 내 뒤에 있는 사람들도 뭔가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무도 아무것도 안 해서 결국 저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노래 부른 걔’가 되었습니다. 그땐 조금 후회도 되고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나중에 처음 보는 동기들을 만나서 저를 소개할 때 ‘노래 부른 걔’라고 하면 다들 알아들어서 자기소개하기 편했어요. 지금은 그 일을 입학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재밌는 추억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해오름) 저희 학번은 입학부터 지금까지 코로나와 대학생활을 함께 했잖아요. 대면 수업을 시작한 과목들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대면 수업을 아직 한 적이 없어요. 그렇다 보니 대면 활동을 했던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학생심리건강지원단이라는 동아리를 하고 있거든요. 그 동아리에서 1학기 때 대면 워크숍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아 내가 대학생이구나’를 처음 실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좀 웃기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전까지는 직접 만난 사람들이 거의 동기들 밖에 없어서 뭔가 고등학교 4학년인 느낌도 있었거든요. 다양한 전공의 선배들, 동기들과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이다 보니 대학생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들을 수 있어 학교생활에 보탬이 됐어요. 덕분에 좀 더 빨리 대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2. 입학하기전 학교나 본인 학과나 대해 기대하던 것이 있었나요? 입학하기 전후로 학교나 학과에 대해서 느끼는 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윤성) ‘이 학교, 학과에서 어떤 것을 배우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어요. 꼭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대학교에 대해 갖는 기대였을 수도 있겠지만, 더 넓고 깊은 내용을 공부한다는 것이 기대되면서도 걱정되는 부분이었어요. 입학을 하고 나니 여기선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학교 수업은 물론이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도 전공과 관련되어 많은 것을 배웠어요. 동기들이나 선배들도 생물학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이 많아 대화를 하는 것 만으로도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았어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저도 공부를 좋아하지만 싫어해요. 시험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하며 배우는 것은 많았지만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방대한 범위의 시험, 이해되지 않는 내용,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는 과제들을 만나다 보면 가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기들과 물어보고 답해주며 공부하니 즐겁다는 생각도 들어요.
(해오름) 입학하기 전에는 같이 학교를 다닐 사람들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제가 이과생들만 있는 고등학교를 나오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동아리나 수업에서 다양한 친구와 선배들을 만나서 다양한 사고와 삶의 방식들을 보면서 인생이 참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공부에 대해서든 인생에 대해서든 배울 게 많은 환경에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 내에서도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한꺼번에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게 기뻐요. 과방에 있으면 보드게임 같은 걸 하면서 놀다가도 누군가 의문을 제기하거나 물어보면 다같이 토론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참 즐거워요.
Q3. 지금까지 들었던 수업 중에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나요?
(윤성) 이번 학기에 듣고 있는 하승열 교수님의 ‘미분방정식’ 수업이 기억에 남아요. 1학기때 수강한 ‘생명과학을 위한 수학1’의 뒷부분에 미분방정식에 대한 내용을 배웠는데, 더 자세히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신청하게 되었어요. 입학 후의 거의 모든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가끔 열심히 듣지 못하는 수업도 있었는데, 이 수업은 정말 재밌어서 열심히 듣게 되더라구요.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이라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분위기여서, 이해가 안 됐는데 질문을 못하는 일은 없었어요. 그리고 교수님이 내용을 실생활에 비유를 많이 해 주셔서, 처음 교수님의 비유를 들었을 땐 ‘음...그런가…’ 싶다가 나중에 내용을 이해하고 비유를 다시 보면 ‘오! 그렇네!’ 하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쾌감을 느낄 수 있어요. 수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해오름) 두 가지 정도가 생각 나는 것 같아요. 둘 다 지금 듣고 있는 수업이에요.
먼저, 첫 번째는 ‘문학과 영상’이라는 인문 교양 수업이에요. 영화를 각자 보고 와서 문학과 영상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여러 주제들을 토론하는 수업인데 평소에 몰랐던 다양한 영화들을 접할 수 있었고 다른 학우 분들과 많은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처음 듣는 학생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수업이기도 하고 서로 생각이 달라서 배우고 느끼는 점들이 참 많아요. 박학다식한 모습도 놀랍지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지’ 싶은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을 보면서 서울대 학생들의 대단함을 느끼고 있어요.
두 번째는 ‘전산통계 및 실험’이라는 저희 통계학과가 듣는 첫 전공과목이에요. R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데이터들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목인데 간혹 코딩이 마음대로 안될 때면 컴퓨터랑 싸우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여러 시도 끝에 원하는 대로 코딩을 하는 데에 성공하면 성취감에 행복해져요. 현재 서울의 대기오염 데이터로 의미 있는 분석 결과를 도출하는 최종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데 꽤 재밌어요.
Q4. 미래의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한마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윤성) 저도 아직 신입생이라 미래의 후배에게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겠지만, 꼭 한마디를 하라면 절대 수업 혼자 듣지 말라고 하고싶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동기들과 같이 들은 수업은 시험 공부도 같이 하고, 과제도 다 한 후에 다르게 푸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찾아보고, 답지가 오류가 있다는 것도 공유하고 할 수 있었는데, 혼자 듣는 수업은 그런 것들을 못해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듣고 싶은 수업이 있는데 아는 사람이 없을 것 같으면 꼭 친구 한 명을 잘 끌어들여 같이 들읍시다!
(해오름) 우선 공부도 좋고, 동아리 활동도 좋고 뭐든 좋으니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마음껏 도전하는 즐거운 학교 생활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하고 싶은 말을 하자면 대학생활에도 자율과 책임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대학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정말 많은 선택지들이 있잖아요. 공부만 열심히 하거나 학업은 좀 뒤로 미루고 노는 것을 즐기거나 다양한 동아리를 하거나 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참여하거나 이런 대학생이 됐고 성인이 됨에 따라 주어지는 자율이 있잖아요. 이때 자신의 선택에 뒤따라오는 것들도 생각하면서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인생을 살 것인지 고민하고 실현하는 대학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