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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름 자몽 시리즈] 02. 레온하르트 오일러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유준희

 자신에게 닥쳐온 시력 상실이라는 위기를 극복하여, 오일러 공식을 포함해 아직까지도 활용되는 수많은 양질의 연구를 남긴 천재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에게 자몽상을 수여합니다.

자몽이 바라보는 노벨상

 노벨상의 공식 수여 기준은 '매년 인류를 위해 크게 헌신한 사람'이다. 여기서 헌신이라는 단어는 크게 2가지 방식으로 해석 가능하다. 우선 첫 번째로 헌신이라는 단어는 큰 업적을 남겼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업적에 대해서만 헌신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헌신이라는 단어는 자신이 처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를 이겨내고 학문에 힘썼다는 뜻으로, 즉 '노력과 의지'에 관하여 이해할 수도 있기 떄문이다. 이런 업적, 그리고 노력과 의지에 관한 두 가지 해석에 근거하여, 헌신이라는 단어 속에는 두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이를 모두 고려해 자몽상 수상자를 선정하려 했다.


그림 1. 레온하르트 오일러의 초상화(사진=wikipedia)

빛 잃은 눈으로 논문을 만든 천재 수학자 오일러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 1707년 4월 15일 ~ 1783년 9월 18일)는 다니엘 베르누이의 추천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생리학 교수직을 수락하여 러시아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일러는 러시아에서 수학 연구를 계속하며 시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었고 결국 고열로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긴지 3년 후인 1738년,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후 한참의 세원리 흐른 후인 1766년, 결국 남은 왼쪽 눈마저 백내장이 발병했고, 수술이 실패하며 오일러는 결국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만다. 그러나 오일러는 좌절하기보다는 두 눈이 빛을 잃은 후로도 오히려 눈이 보일 때보다 더 많은 논문과 저서를 남김으로써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냈다. 게다가 기록에 따르면 그는 항상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한다. 오일러는 생전 500편이상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했는데, 그 자료들에 포함된 연구 대상 목록은 800항목이 넘으며 그가 쓴 논문의 분량은 연평균 약 800쪽에 이른다고 한다.
 


오일러 공식, 세타에 파이를 넣을 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식이라는 e^(i*파이)+1=0이 도출된다.

오일러 공식

 오일러가 이룬 많은 업적 중에서 한 가지 핵심적인 연구를 꼽자면 오일러 공식의 발견을 들 수 있다. 이 공식은 길이가 짧아 언뜻 보면 간단히 증명될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테일러 급수, 미분, 미분방정식, 복소 평면과 함수의 극한 등 다양한 수학적 개념을 복합적으로 이용해야 증명할 수 있다. 오일러 이전에 이 공식을 만들어낸 수학자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그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오일러 공식은 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 식이 발견되기 전에 실수와 순허수는 서로 연산이 불가능했으며, 여러 값, 예를 들어 자연로그의 밑*이나 원주율** 등은 독립적으로 만들어져 각자의 영역을 이루고 있었기에 서로 무관하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일러 공식이 출현하고 나서 상황은 달라졌다. 실수와 순허수는 복소평면이라는 공간에서 만나게 되었으며, 그 복소평면*** 위에서 초월함수인 지수함수와 삼각함수가 동일한 현상이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는 수학의 각 분야의 상관관계를 강화해줌으로써 수학이 통합적 학문으로 발전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자연로그의 밑:(1+1/x)^x(x->)의 극한. 크기는 2.718...이며 지수함수 계산에 활용된다.
**원주율: 원의 둘레와 지름의 길이의 비. 크기는 3.14159...이며 삼각함수 계산에 활용된다.
***복소평면: 복소수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개발된 좌표평면으로 서로 직교하는 실수축과 허수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오일러 공식은 푸리에 해석*에서 핵심이 되는 공식으로, 또 다른 중요한 수학적 의미를 가진다. 이 공식 하나만 알고 있으면 삼각함수와 쌍곡함수(삼각함수와 유사) 등의 복잡한 함수를 복소평면 공간 상에서 같은 함수인 지수함수로 대체하여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으며, 함수공간의 기저를 순허수 지수를 갖는 지수함수들로 정의하여 함수의 푸리에 계수를 계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오일러 공식은 복잡한 함수를 단순화(지수함수로 대체) 혹은 형식화(기저 정의와 푸리에 계수 계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푸리에 해석: 복잡한 여러 함수들을 삼각함수의 급수 형태로 나타내는 것을 의미한다.

오일러 공식의 영향

 오일러 공식이 인류에게 미친 영향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오일러 공식은 수학, 그리고 수학을 기초로한 여러 학문의 기반이 되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오일러 공식은 수학이 통합적 학문으로 발전하고, 미적분학의 범위를 복소수 범위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수학이 발전하고 그 발전된 수학이 실생활에 이용되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나아가 오일러 공식은 공학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어 전자공학에서 오일러의 공식이 없었다면, 모든 전자 분야가 이정도 발전하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오일러의 공식으로 가능해진 삼각함수에 대한 복소 지수 표현은, 전자공학이나 진동에 대해서 공부한다면 항상 마주칠 정도로 자주 쓰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 문명의 핵심인 무선 통신은 이 공식 없이는 설명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처럼 오일러의 공식은 여러 방면으로 인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두 번째 자몽상의 주인공, 오일러

 오일러는 수학계의 한 획을 그은 수학자였다. 그의 연구가 없었다면, 수학의 발전은 10년, 20년, 혹은 그 이상 늦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오일러가 세운 업적은 방대하며 심지어 업적 각각도 결코 사소하다고 할 수 없다. 특히 그의 이름이 붙은 오일러 공식은 수학의 새로운 통합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놀라운 공식이다. 하지만 그가 상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업적뿐만이 아니다. 오일러는 시력의 상실이라는, 처한다면 누구나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은 채 시련을 극복해낸 오일러의 의지는 그가 상을 받아야 할 또 다른 이유이며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본받을만한 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상을 수상하는 것은 그런 '건전한 극복'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으로 '노력과 의지'에 관한 헌신의 해석에 따른 수상이기도 하다. 그의 수학적 천재성과 불굴의 의지에 큰 찬사를 보내며, 그를 두 번째 자몽상 수상자로 선정하고자 한다.


[참고 문헌]

-레온하르트 오일러-위키백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식을 만든 수학계의 전설 '오일러'-시선 뉴스
-오일러의 생애-충청 투데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 공식! '오일러 항등식'-삼성 디스플레이 뉴스룸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유준희 기자 shinepretend@snu.ac.kr
카드뉴스는 자:몽 인스타그램 @grapefruit_snucns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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