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5년 9월 신임교수 인터뷰] 수리과학부 이다빈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8기 | 김민채 기자
 

* 소속: 수리과학부
* 연구 분야: 최적화 알고리즘
* E-mail: dabeenl@snu.ac.kr
* Tel: 02-880-1328
 

수리과학부 이다빈 교수님. (사진 = 이다빈 교수님 제공)
 
 

   올해 9월 새로 부임하신 수리과학부 이다빈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인 최적화 알고리즘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여러 조언을 해 주셨다. 기사를 통해 이다빈 교수님이 들려주신 값진 이야기를 살펴보자.
 

Q.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올해 9월에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에 부임하게 된 이다빈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에서 조교수로 근무하다가 이번 학기에 서울대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Q.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훌륭한 학생들, 또 우리나라 최고의 교수님들과 함께 근무하고 공부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 나가실 연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넓은 범위에서 최적화 이론 및 응용에 대해 연구를 해 왔습니다. 최적화 이론은 최적 의사결정이라는 분야에서 사용이 되는데, 간단히 말하면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최대화한다는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쓰입니다. 그때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으로 수리적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 또는 방법론을 만들어서 정량적인 방법으로 최적 의사결정을 한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최적화 방법론 및 알고리즘을 디자인하고 그걸 이론적, 수리적으로 분석한 뒤 실제 응용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최적화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계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 분야가 AI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요?

   네, 최적화 알고리즘이나 이론은 인공지능 모델 학습 과정에서 많이 사용돼요. 이 부분은 학부 과정에서도 많이 다루는 부분인데, 통계나 데이터 사이언스 과목을 들으면 배울 수 있어요. 인공지능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들이 있는데,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 때 일단 지금 가지고 있는 이 학습 데이터에 대해서 잘 설명하는지 확인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 인공지능 모델이 현재 갖고 있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얼마나 오차가 있는지 나타내는 함수를 손실 로스 함수라고 하거든요. 이 손실 로스를 줄여야 더 정확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건데 오차를 최소화하는 데 최적화 이론이 사용됩니다.
 
   또, 요즘 라지 랭귀지 모델(LLM)이 엄청 핫하잖아요. LLM은 기초 프리 트레이닝이라고 이미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을 먼저 시킨 다음에 기초적인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RLHF를 사용하는데요. 오픈 AI는 사용자가 질문을 했을 때 답을, 예를 들어서, 2개 하도록 한 후 사용자가 더 정확한 것을 고르게 했어요. 이걸 휴먼 피드백이라고 하는데 프리 트레이닝 된 모델을 가지고 사용자에게 답변하게 한 후 피드백을 받아서 다시 재훈련을 하는 과정에서도 최적화가 사용이 되는 거죠.
 

Q. 그럼 교수님의 연구 분야는 AI라기보다는 최적화하는 방법에 대한 건가요?

   네, 저는 AI 같은 최적화 응용 분야에서 모티베이트 된 최적화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어요. 어떤 분야에 대해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이 필요할 것 같으면 저는 그걸 만들고,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또 실제로 그 분야에 테스트하는 것을 합니다. 이걸 최적화 방법론을 만든다고 하는데요, 최적화 방법론에는 크게 이산 최적화와 연속 최적화가 있어요. 이산 최적화는 가능한 해가 discrete한 경우를 말하고, 연속 최적화는 어떤 값이든 다 가질 수 있는 경우를 말해요. 100개의 화장품 중 가장 좋은 5개의 조합을 고르는 문제는 이산 최적화의 예이고, 아까 말했던 AI 모델은 뉴럴 네트워크의 파라미터가 연속적인 값을 가질 수 있으니까 연속 최적화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이산 최적화와 연속 최적화 둘 다 관심이 있는데, 그 두 분야에서 어떤 알고리즘을 디자인하고 분석한 뒤 적용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최적화 알고리즘은 어떻게 디자인하나요?

   알고리즘을 만들 때 어느 정도 공통된, 그런 기반이 되는 기초적인 알고리즘이 몇 개 있어요. 예를 들어서 연속 최적화에 대해서는 그레디언트 디센트(Gradient descent)라던가, 그리고 또 이산 최적화에 관해서는 브랜치 앤드 컷 알고리즘(Branch and cut algorithm)이라던가, 이렇게 기초적인 알고리즘의 양대산맥이 있습니다. 이걸 기반으로 해서 내가 푸는 문제 상황에 맞게 변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틀을 따라가긴 하지만 상황에 맞게 바꾸다 보면 완전히 다른 알고리즘이 나오기도 해요. 또, 목적 함수와 제약식이 정확하게 주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확률 분포를 보고 추정해서 근사를 한 다음에 근사한 식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을 돌리는 경우도 있어요. 이러면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데, 일단 근사를 잘 해서 근사한 식의 해가 정확히 우리가 구하고자 했던 해로 가는지, 또 근사한 식에 대한 해를 쉽게 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알고리즘을 디자인하게 돼요.
 

Q. 학부생들이 배우는 수학 전공 과목 중 교수님 연구 분야와 관련 있는 과목이 있을까요? 

   제가 학부 4학년 과목으로 ‘최적화의 수학적 이론 및 계산’ 수업을 1학기마다 개설할 계획입니다. 이 수업에서는 이산 최적화와 연속 최적화 두 분야의 뼈대가 되는 것들을 좀 깊이 있게 다룰 생각입니다. 원래 대학원 과목 레벨에서 강의하는데, 서울대 수리과학부 학생들은 실력이 좋아서 깊게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과목은 제가 강의할 예정이고, 그 외에도 최적화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니까 기계학습을 위한 최적화 같은 과목은 다른 과에서도 열리고 있을 것 같네요.
 

Q. 교수님께서 현재 전공 분야를 공부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학부가 산업공학이었습니다. 산업공학의 학부 수준에서 배우는 최적화 방법으로 선형 계획법(Linear programming)이 있는데, 저는 그게 되게 재밌다고 느꼈어요. 그다음에 조합 최적화 문제를 선형 계획법으로 근사해서 문제를 푸는 방법에 대한 연구 세미나를 들었는데, 그것도 너무 재미있어서 대학원에 가서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학부생, 대학원생 시절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학부생 때는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산업공학 전공이었지만 최적화 분야가 수학이랑 전산과 연관이 깊어서 관련 과목을 많이 들었어요. 전공 과목도 해서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폭넓게 공부한 것이 대학원 공부를 할 때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공부 이외에는 제가 가르치는 거에 관심이 많았는데, 교육 봉사 동아리에서 중학생들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후배들 멘토링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학원생 때는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유학을 했는데, 경영학과, 전산학과, 수학과가 함께 운영하던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래서 경영학과 사람들이랑 주로 지냈었는데, 그게 저한테는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또 학교가 융합이 되게 잘 되는 편이었는데, 전산학과 교수님이나 조합론을 연구하시는 수학과 교수님들이랑 이야기하면 서로 관점이 너무 달라서 재밌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유학을 가셨다고 하셨는데, 유학을 가신 이유와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제가 아까 연구 세미나를 들었다고 했잖아요. 그 이후에 관련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있나 보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어요. 캐나다에 있는 워털루 대학교로 갔는데, 알고 봤더니 그 분야를 개척한 교수님들이 근무했던 유명한 학교더라고요. 그때 너무 재밌게 수업을 들어서 대학원 유학도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다가 정수 계획법(Integer programming)에 관심이 생겼고, 카네기 멜런 대학의 Algorithms, Combinatorics and Optimization 프로그램에서 그걸 연구하는 분들이 많아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유학을 가서 공부하는 게 되게 재미있었어요. 일단 제가 하고 싶은 주제가 명확했기 때문에 그걸 배워가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었습니다. 또, 새로운 환경에서 지내는 거니까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물론 타지 생활을 혼자 하면서 어려운 점도 분명 많겠죠. 음식이 안 맞을 수도 있고,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받을 수 있는데, 가족 없이 혼자서 견뎌야 하는 거잖아요. 저는 사실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서 그런 어려움을 즐겁게 견딜 수 있었는데, 어려운 일들도 이겨내고 나면 삶에서 큰 자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의 학계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전산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서 굳이 유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긴 해요.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서 만약 유학 생각이 있다면 꼭 도전해 보길 추천합니다.
 

Q. 어떻게 교수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사실 저는 교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공부하다 보니까 논문 실적이 쌓이고, 발표도 하게 되고,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과 알게 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연구 실적이 많이 쌓여서 어느 시점부터는 학자가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졸업하고 나서 어떤 길로 갈지 고민하고 있는데, 그때쯤에 학계로 계속 갈 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져서 자연스럽게 오게 되었습니다.
 

Q. 연구를 진행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생길 경우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저는 보통 잘 안 풀려도 그냥 끝까지 계속하는 것 같아요. 뭔가 잘 안될 때 그게 왜 안되는지 모르면 그걸 알게 될 때까지 일단 계속 고민합니다. 왜 안되는지 파악하고 나면 몇 년 동안 머리속 한편에 넣어두고 다른 거 하다가도 돌아와서 잠깐 생각하고 이런 과정을 계속 거치는 거죠. 그러다 보면 2~3년 후에 실제로 풀리기도 합니다. 저희 분야는 여러 연구를 같이 할 때도 있어서 하나에 집중하다가 스위치 하기도 해요.
 

Q. 교수님과 같은 연구 분야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요즘은 이 분야가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융합의 분야로 가고 있어서 한 가지 관점으로 이걸 보기보다는 여러 관점에서 접근할 때 해답이 더 쉽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똑같은 문제를 보더라도 조합 최적화, 이산 최적화 관점에서 볼 수 있고, 연속 최적화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 두 개를 결합해서 생각할 때 뭔가 시너지가 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한 가지에 몰두하기보다는 다양한 것들을 공부해 보면 좋겠습니다.
 

Q.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는 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학생들 한 명 한명을 보면 저의 학부 시절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잠재성만 놓고 보면 저보다 훨씬 훌륭한 학생들이 많아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기대가 됩니다. 이 점을 늘 잊지 말고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최고고 세계 최고다’라는 자부심을 갖고 지내다 보면 시간이 10년, 20년 지났을 때 저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런 분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게 되는 거니까, 우리 모두가 그런 길을 걸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생각이 드니까 저도 수업을 할 때 좀 더 부담을 갖고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김민채 기자 amymincha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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