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1년 신임교수 인터뷰] 뇌인지과학과 이상아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신임교수 인터뷰 - 이상아 교수님

자:몽 5기 생명과학부 김채원

뇌인지과학은 뇌와 행동을 연결시키는 '마음의 생물학'이며, 인지과학과 생물학, 신경과학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학문이다. 뇌인지과학 분야는 최근 뇌 촬영 장비의 발전 등의 기술적 성과 덕에 미래 융합과학기술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본 기사에서는 2021년 새로이 부임하신 뇌인지과학과 이상아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여, 뇌인지과학에 대한 소개와 자연대 학생들에게의 진심 어린 조언의 말을 들어보았다.

작년에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자연대 뇌인지과학과 이상아
Lee Sang Ah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국에서 자랐고요, 5년 전에 한국으로 다시 오게 되었고, 작년에 카이스트에서 근무하다가 서울대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부임하시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너무 좋죠. (웃음)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서 좀 아쉽긴 합니다. 사실 한국에 대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favorite thing 학생들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뇌인지과학이란 학문이 아직 한참 성장하고 있는 시기라 학생들이 매우 궁금해하고 배우고 싶어하지만 좀 생소해하는 면이 있어서, 최대한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가르쳐 주고 싶어요.  

뇌인지 분야에 대해 연구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교수님이 하시는 연구를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희 연구실은 인간의 고등 뇌인지기능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그리고 진화, 발달, 노화로 인한 뇌의 변화들은 우리들의 마음
mind 자체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지금 이 자리에서 컴퓨터를 보며 앉아 있으면서도 머릿속으로 시공간적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시간에도 과거와 미래로, 몇 초부터 몇 십년을 오가고, 상상 속의 어디로든 갈 수 있고, 그 속에서 감정도 느낍니다. 이런 현상들은 우리의 몸과 영혼이 따로 있어서가 아니라 몇 억년을 거쳐서 적응적 행동을 위해 진화한 인지기능입니다. 동물들이 장거리 네비게이션을 하면서 인지지도를 형성하고, 장소들 간의 거리와 관계를 저장하고, 당장 눈 앞에 보이진 않지만 목적에 따라 다른 경로를 계산하는 그런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뇌기능들이 우리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멘탈 시뮬레이션과 같은 추상적인 인지의 시작점일 수도 있습니다. 저희 랩에서는 이런 기능들의 뇌과학적 메커니즘에 대해, 그리고 그 메커니즘의 변화에 따른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이력을 살펴보니,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천문학 학사를, 하버드 대학에서 심리학 석박사 과정을 지내신 것 같습니다. 천문학과 심리학은 언뜻 보면 거리가 있는 학문인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이 전공들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사실 이 질문을 자주 받는 편인데요,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나 뇌에 대한 궁금증은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존재에 대한 궁금증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어렸을 때 가지고 있던 그런 질문들을 아직도 매일 하면서 살고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교수의 길을 걷게 되신 계기도 궁금합니다. 진로 선택에 고민은 없으셨나요? 또한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저는 직업이나 성공에 대한 생각을 별로 안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연구는 저에겐 이 우주의 미스테리에 대한 퍼즐을 푸는 것과 같아서 너무 재밌었고 나만의 분야에 대해 깊이 파다 보니까 어느 순간 그것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직감도 생기고, 전문성이 생기니까 교수까지 된 것 같고요. 
 고민은, 학생 때는 안 했는데 졸업하고 나서 더 많이 했어요. 사실 아직도 가끔씩 해요. (웃음) 잘 모르시는 분들은 교수는 방학도 있고 연구년도 있어서 편한 직업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교수라는 직업이 스트레스도 엄청 높고 너무 바쁜 직업이더라고요. 경쟁과 사회적 평가를 피할 수 없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초월해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학생들과 같이 연구 얘기 하면서 학생들이 재밌어 하고 성장하는 걸 보면 다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자연과학대학에는 신경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많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뇌인지 분야만의 매력을 소개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뇌인지과학은 인간이 몇 천 년 동안 끊임없이 갈망하던 우리 마음속에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여러 가지 물리적인, 그리고 인간의 지능적인 한계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알 수 없었던, 그래서 다른 비과학적 설명들으로 채울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질문들을 이제 다시 하나씩 꺼내서 제대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인간의 감정이나 고등인지기능을 과학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방법들과 도구들도 생겼고, 아직 새로운 학문이기 때문에 아주 작은 발견들도 중요하고 연구자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엄청 많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고 희망적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이 좋다, 멋지다
cool고 하는 것들이 꼭 좋아 보이진 않았고, 제가 좋아하는 건 정말 열정적으로 하고 나머진 엉터리로 했던 것 같아요. (웃음) 조금 특이한 아이였던 것 같고, 고집도 엄청 셌고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거나 비교하는 걸 정말 싫어했어요. 제 그런 성격을 존중해주고 오히려 맞춰 주신 부모님과 지도교수님 덕분에 여러 실수와 시련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그렇게 제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을 터득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좀 특이하고 개성이 강한 “unique”한 학생들을 좋아해요. 학생들도 꼭 해야하는 일은 책임감 있게 하되, 사회의 기준에 맞추려고 자신을 너무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해도 자신만의 이유와 의미를 찾고, 가만히 있어도 막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머리가 막 그쪽으로 굴러가는, 그런 공부, 그런 직업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여기까지 온 학생들이면 뭐를 하든 굶어 죽지는 않을 수 있을텐데, 그럼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면, ask yourself, what are you so afraid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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