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뇌인지과학과 곽지현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2022년 9월 신임교수 인터뷰]
뇌인지과학과 곽지현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5기 | 박소연

*소속: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전공: 뇌인지과학과
*E-mail: jkwag@snu.ac.kr
*Tel: +82-2-880-6277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곽지현 교수님
(출처: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 교육연구단 구성 홈페이지)

  기억, 감각,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 물리적인 형태를 띄고 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만질 수도 없는 기억, 감각, 마음 그리고 학습, 지각, 사고, 정서 등은 ‘고등 정신 기능’에 속한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고등 정신 기능의 근간인 기관이다. 이러한 뇌의 구조 및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뇌인지과학은 절대 매력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본 기사는 뇌의 복잡한 신경 회로가 기억 및 감각 처리에 중요한 ‘neural code’를 발생시키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계신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뇌인지과학과의 곽지현 교수님을 인터뷰하였다.

Q. 자연대에 새로 오시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새로 부임하신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학생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2022년 9월부터 뇌인지과학과 교수로 부임된 곽지현입니다. 현재 뇌 기억 및 감각의 신경회로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고, 계산신경과학적 모델을 이용한 AI 응용기술 개발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Q.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교수님!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원래 고려대학교의 교수로서 활동하다가 서울대학교에서 신임 교수 자리를 제안받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명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교라고 불리는 서울대학교에서 기발하고 다재다능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Q. 교수님께서 기억의 신경 회로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나가실 연구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은 뇌 기억 및 감각의 신경회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경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신경세포가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신경 신호에 담긴 신경계 언어 ‘neural code’를 보다 깊이 탐구하고자 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전기생리학적 실험 기법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실제 뇌의 정보 처리 원리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기법입니다. 전기생리학적 실험 기법을 통해 뇌의 정보 처리에서 신경계의 구조가 가지는 역할을 공부합니다. 더 나아가, 신경계 질환자의 뇌의 정보 처리 특징 및 차세대 정보 처리 시스템 개발 등의 연구를 맡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알츠하이머병 질환자의 기억 및 감각 손상의 신경회로적 기전에 대한 연구를 통해 회복 기술 개발에도 힘을 보태고 있으며, 생물학적 뇌의 정보 처리 원리를 AI 개발에도 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신경계의 언어, 감각, 기억 등에 대한 이해를 완전하게 만드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Q. 연구를 진행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도 생기나요? 그럴 땐 어떻게 극복해내시나요?
  연구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경험이죠. 소위 ‘힘들 때 즐기는 자가 일류다’라는 말이 있잖아요(웃음). 저는 연구를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연구 결과가 이렇게 나왔을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어떤 변화를 줄까?’와 같은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해 보는 것이죠. 사실 연구를 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잖아요. 그걸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직면하고 관찰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것 같아요. 이런 마음가짐은 연구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살아 가면서 수많은 장애물을 마주하게 될 텐데, 그럴 때마다 두려워하고 외면하기 보다는 장애물을 극복해 나가고자 노력하는 태도 말이에요. 이런 태도를 가지고 살아 간다면 결과와 무관하게, 교훈을 새기고 또 새로운 도전을 결심할 용기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다 보니, 저는 연구를 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생겼을 때 오히려 더 활기찬 모습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교수님 연구에 관한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교수님께서 뇌인지과학을 공부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뇌인지과학이란 분야에서 특히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셨나요?
  학부 시절, 수학을 공부하면서 이 학문이 세상의 많은 자연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생물학, 기후학, 생태학, 물리학, 공학, 의학을 포함한 가지각색의 학문에서 관찰되는 현상이 대부분 '수학적 언어'를 통해 수식화 및 모델화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수식 및 모델을 통해 자연적 기작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힘을 지닌 학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Hodgkin과 Huxley 과학자들의 신경생리학 연구를 발견했어요. 뇌의 신경세포가 정보처리를 할 때 발생하는 전기신호 'spike'를 미분방정식으로 수식화한 연구였는데, 수학적 접근으로 spike의 발생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수리적 기법을 통해 뇌에서 발생하는 정보처리 기전에 대해 이해할 수만 있다면, 인간이 세상의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 세상을 인지하는 방법,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질문이 점차 흥미로 번지며 뇌과학이라는 학문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원에서 전공을 바꾸어 신경과학 석사, 더 나아가 신경생리학 박사까지 수료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저희 연구실은 감각정보처리, 기억 및 학습, 장소정보처리 등의 신경과학적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 신경회로에서 전기생리학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를 기반으로 신경회로 및 뇌신호를 측정하고, 측정된 결과는 '수리적 뇌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정보처리 이론을 밝히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연구하고 있는 수리적 뇌모델은 생물학적 기전 및 정보처리 이론을 발굴하는 데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neuroscience-inspired AI의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안하는 데에도 활발하게 응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뇌인지과학이 '다방면으로 매력적인 학문'이라고 느껴요. 사실 생명 안에서 일어나는 고귀하고 복잡한 과정을 숫자나 공식으로 표현한다는 이야기가 조금은 이질적이고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잖아요. 특히 기억, 감각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더더욱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인지과학은 이러한 비현실적인 일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특별한 학문이기에 아직까지도 깊은 매력을 느끼며 공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지금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교수님으로서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시지만, 한때는 교수님께서도 학부생, 대학원생이셨을 것입니다. 당시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시절이요. 교수님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당황스러운 학생’이 아니었을까 싶어요(웃음). 저는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수학과 전공 학부생이었는데요. 졸업 직전에 우연히 듣게 된 신경과학 강의가 너무 재밌는 거예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석사 전공으로 신경과학을 선택했어요. 교수님께서 저의 선택을 무척이나 말리셨는데, 그도 그럴 것이 수학과 학생이 석사 전공으로 신경과학을 선택한 케이스가 그 당시에 단 한 개도 없었거든요.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남들은 4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저는 개인적으로, 더 짧은 시간 안에 공부하면서 고난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과거 저의 선택과 경험 덕분에 뇌인지과학이란 매력적인 학문에 대해 연구하고, 또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Q. 현재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는 제각기 꿈을 품고 온 많은 학생들이 재학 중입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며 보다 구체적인 미래 등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한창 진로에 대한 고민을 가질 시기이죠. 대학 생활을 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시야가 넓어지는 만큼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자연스럽고요. 그렇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용기를 내보고, 본인이 정한 길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면 잠시 물러나 보고, 본인이 아무것도 모르겠다면 이것저것 도전해 보세요. 진로 선택에는 맞고 틀린 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그 선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도 생각보다 많고요. 저도 처음에는 의예과 학생이었습니다. 의예과에 입학을 하고 보니 저의 적성에 맞지 않더라고요. 가족의 반대가 심했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늦게라도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재밌는 학문을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었죠(웃음). 도전의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믿어요. 하나를 도전해 보고 아닌 것 같으면 다시 도전해도 괜찮아요. 학부생 여러분이 지금의 선택이 평생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두려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문제잖아요. 당장 풀리지 않는 문제에 낙담하고 좌절하지 말고, 흥미로운 태도로 풀어 나가 보기를 추천합니다. ‘내가 무엇을 재밌게 느끼는가’, ‘내가 무엇을 잘하는가’, ‘내가 무슨 사람이 되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물어 보면서요. 그렇게 작은 질문을 하나하나 답해 나가다 보면, 분명 본인과 잘 맞는 길을 걷고 있을 거예요.

Q.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질문과 똑같은 말이지만(웃음) 어떤 장애물을 마주하게 되던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결하고자 한다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극복하지 못하는 순간 동안에도 본인이 흡수하고 새길 수 있는 교훈, 배움, 경험은 분명히 존재하고요. 모든 학생분들이 용기를 지니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을 꼭 찾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박소연 기자 thdusqkr@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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