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3년 9월 신임교수 인터뷰] 통계학과 김지수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빈문서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최유섭
 

* 소속: 통계학과
* 전공: 위상자료분석, 기계학습이론
* E-mail: jkim82133@snu.ac.kr
* Tel: 02-880-6551 (연구실)

자연과학대학 통계학과 교수님으로 2023년 9월에 부임하신 김지수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자료의 위상학적 자료 분석과 통계적 추정에 대해 연구하시는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위상수학과 자료분석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기사를 통해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지수 교수님

김지수 교수님. (사진 = 김지수 교수님 제공)
 
 

Q. 새로 부임하신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번 학기 서울대학교 통계학과에 새로 부임한 김지수라고 합니다. 학부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를 주전공으로, 컴퓨터공학부와 통계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졸업했습니다. 이후 카네기 멜런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하며, 통계/비교학습 공부했었고, 프랑스 일리야연구소에서 박사 및 계약직 연구원으로 5년 정도 있었습니다.

Q.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될 때에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웃음) 부임할 때만 해도 크게 생각 없었는데, 와 보니까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수업을 진행할 때 정말 뛰어난 학생들께서 수업에서 잘 참여해주시니 저도 덩달아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 좋습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가 궁금해 작성하신 여러 논문을 보았는데, 새내기인 제가 이해하기에는 어렵더라고요. 혹시 저희가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학부 때 접할만한 주제는 아니에요. 관련 논문을 읽어보고 오셨다고 하셨는데, 읽어보려 해도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제가 연구하는 위상자료분석은 수학의 위상수학이라는 분야와 굉장히 관련이 깊어요. 위상이라는 것은 기하학적인 대상의 성질들을 보는 건데, 여러 성질 중에서도 대상의 각 부분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와 같은 문제들을 다루는 기하학의 일부에요. 저는 이것과 관련된 여러 통계적인 이론들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합니다.

Q. 위상수학, 위상자료분석에 대해서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주변을 보며) 물건으로 예시를 들고 싶은데 주변에 흥미로운 게 별로 없네요. 가령 가위를 생각해보면 구멍이 두 개 있는데 종이컵을 생각해보면 구멍이 없잖아요. 위상수학에서는 이 둘을 서로 다른 것으로 생각을 하는 거에요. 그래서 구멍의 개수를 셈으로써 물체들을 기하학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받아 자료분석에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생긴 게 위상자료분석이에요.

 가령 숫자 0부터 9까지 쓴 자료가 있고 숫자 사진을 보고 해당 숫자가 0인지 1인지, 혹은 8인지 물어보는 게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이때 앞서 사용한 구멍 개수로 분류하면 0, 6, 9가 하나로, 8이 하나로, 그리고 나머지 숫자들이 하나로 묶이겠네요. 이렇게 자료의 위상학적인 특징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위상자료분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Q. 앞으로 펼쳐나가고 싶으신 연구에 대해 알려주세요!
 

 일단 지금까지 해오던 걸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커요. 서울대에 와서 특별히 하고 싶은 것들은, 아무래도 종합대학인 서울대학교 안에서 다루고 있는 학문들이 광장히 다양하잖아요. 서울대에서는 이런 분야들에 대한 합동 연구도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제 연구 분야가 아닌 다른 학문 분야들에 제가 다루는 기계학습을 접목해보고 싶어요. 몇 주 전에 사회과학대학의 정치외교학부에서의 강연을 들었었는데, 게임이론을 활용하여 정치적인 문제를 통계학적인 모형으로 설명하시더라고요. 사화과학에 자연과학, 특히 통계학을 적용했다는 게 재미있어서 저도 그런 식으로 다른 분야에 통계나 기계학습을 접목해 연구를 진행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학부생 시절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학부 때는 수업이 너무 많아서 수업만 들었어요. 수리과학부와 통계학과의 시험과 컴퓨터공학부의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살았는데, 시험과 과제의 연속에서 살다 보니 한 학기가 끝나있었어요. 학기 중에는 전공 수업을 많이 들어야 하니까 교양 과목들을 방학 때 많이 들었고, 마지막 학기 때는 다른 학과에서 개설된 과목들을 많이 들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다양한 수업을 많이 들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보통 자기 과의 과목만 듣는데, 다른 과의 수업이 재밌다는 걸 그때 알아 아쉬웠던 것 같아요.

Q. 학부생 때 총 3개의 전공으로 졸업하셨더라고요. 혹시 관련된 일화가 있을까요?
 

 사실 수업만 듣다 보니 별다른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굳이 하나 꼽자면, 윗공대에서 컴퓨터공학부의 수업을 듣고 15분 내로 내려오기가 너무 힘들어서 항상 5511을 타고 왔던 기억 뿐이네요.

 세 개의 전공을 하면서 사람들이 다 어쩌다 그런 선택을 한 건지 궁금해 하더라구요. 저는 제 친한 친구와 같이 입학했는데, 그 친구가 컴퓨터공학부였어요. 수리과학부와 통계학과는 2학년에 전공과목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친구 수업을 들어보려 갔어요. 계속 따라가면서 듣다 보니까 이미 손 쓸 수 없이 너무 많이 듣게 되서 전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에서 두 개 되는 게 어렵지 두 개에서 세 개는 어렵지 않더라구요.

Q. 대학원생 시절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대학원생 때는 수업을 그렇게 많이 듣지 않다 보니 수업은 한 2년 정도 듣고 연구를 했는데, 그때 미국의 피츠버그라는 도시에 유학을 갔었어요. 그 전까지는 항상 계속 서울에 살았었는데, 그렇게 다른 도시에서 오래 생활한 것도 처음이었고, 또 다른 나라이다 보니 생활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대학원생 때도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습니다.

Q. 기억나시는 여행지가 있으신가요?
 

 대학원생 때 정말 많이 돌아다녀서 하나를 꼽기 힘든데, 정말 꼽으라면 멕시코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멕시코의 테오티우아칸에 갔었는데, 일단 음식이 너무 맛있었어요. 또 풍경도 다른 문화권의 유적이다 보니 너무 아름다웠고, 너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정말 많이 놀러다녔는데, 지도교수님 두 분 모두 다 좋으신 분들이셔서 이해해주셨어요.

Q. 어떻게 교수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저는 학부 때 회사에서 5개월 정도 일하게 된 경험이 있었어요. 회삿일하면서 회사라는 공간이 저와는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뭐가 되었든 학교에 남아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공부했었어요. 그것이 제가 공부하게 된 가장 큰 동기였고, 그렇게 해서 대학원을 가게 되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공부하는 게 나쁘지 않아서 계속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잘 모르겠다면, 둘 다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에요. 조금씩 해보시면서 차악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웃음)

Q. 연구를 진행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생길 경우,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상황마다 많이 달라서 한 가지 해결책이 있지는 않지만, 저는 보통 하던 연구를 중단하고 다른 걸 합니다. 다른 일이나 연구를 할 때도 있고, 그냥 놀 때도 있어요. 놀게 되면 여행을 가거나 마트를 가거나 하는데, 시간이 지나서 다시 그 문제를 보면 새로운 방법으로 또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계속 시도해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쉬었다가 문제를 다시 살펴보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서 잘 풀 수 있더라고요. 간혹 계속 쉬었다가 다시 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있는데, 그런 건 그냥 안 풀었던 것 같아요 (웃음). 연구를 하다 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걸 다 풀진 못하게 되다 보니 그냥 풀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사실 아까 드렸던 말씀 중에 이 부분에 대한 답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학부 졸업 후의 다양한 고민들이 있었잖아요, 둘 다 해보면 더 안 맞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더 자세히 보면 진로라는 게 대학원 주제를 고르는 길도 있고 직장을 찾는 길도 있지만 사실 알고 있는 정보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학부 때 배우는 것들은 잘 정립이 된 이론이지만, 지금 연구되는 부분은 그것과 많이 다르고 학부 때는 알기 쉽지 않아요. 직업도 마찬가지인데, 선후배들이 가는 직업들 이외의 것들도 정말 많고, 이것에 대해 아는 걸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한 고민이 있으면 어떤 직업이 있고, 어떤 연구자들이 있는지 많이 찾아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고요, 만약 궁금한 게 연구 분야라면 교수님한테 찾아가서 물어보는 방법도 있어요. 이런 걸 많이 찾아보다 보면 나와 더 맞는 분야나 직업을 발견할 수 있으니, 탐색을 많이 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Q.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때도 그랬는데, 자연과학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사실 가장 학교에서 잘 하는 친구들이 오잖아요. 그런데 여기 와보면 너무 잘하는 학생들이 모여있다 보니 내가 고등학교 때만큼 못하는 경우도 너무 많더라고요. 그런 것들에 좌절을 느낀다던지, 내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들이 제가 학교 다닐 때도 많았고, 지금도 그런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서울대학교와 같이 잘하는 학생을 모아두는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문제 같은데, 대학교 와서 10년 넘게 공부하며 관측한 결과는 1, 2학년 때 잘하는 것과 고학년 때 잘하는 게 다르고, 대학원 수업에서 잘하는 것도 다르고, 그거랑 연구하는 게 또 다르더라고요. 각자 잘하는 게 조금씩 다르다보니, 어느 포인트에서 본인이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전공을 들어가고 나서 잘할 수도 있고, 대학원 수업이나 연구에서 또한 마찬가지에요. 특히 수리과학부나 통계학과의 수업은 되게 이론적인 것이 주가 되는데, 반대로 통계학과 연구의 경우는 이론적 연구를 하긴 하지만 보통 방법론을 개발하거나 자료분석을 연구할 때가 더 많아요. 대학원에서 공부를 잘하지 못하던 친구들이 연구에서 잘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통계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지금 1, 2학년 수업을 잘 듣는 것과 미래의 성취에는 약한 상관관계는 있지만 절대 강하지 않고 인과적인 것은 더더욱 아니에요. (웃음)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 계신다는 것은 이미 우수하다는 것을 입시에서 검증한 것이니, 여러분 자신들을 믿으시고 정말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대학원생분들까지도 해당되는 이야기인데요, 특히 학교마다 학부의 커리큘럼이 다르다 보니까 이론 훈련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학생들이 1, 2년차에서 많이 힘들어하세요. 그런 대학원생분들도 저희 자연과학대학에 계시니, 본인의 능력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최유섭 기자 yuseopcho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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