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5년 3월 신임교수 인터뷰] 생명과학부 이홍균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5기 | 신민영
 

*소속 : 생명과학부
*연구분야 : 신경면역학, 면역학
*E-mail : hongglee@snu.ac.kr
*Tel : 02-880-6549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홍균 교수님. (사진 = 이홍균 교수님 제공)
 

 신경계와 면역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신경면역학은 퇴행성 뇌질환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뇌 속 면역세포인 글리아의 역할에 주목해, 뇌의 면역 기전을 밝혀내는 연구를 진행하시는  이홍균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다뤘다. 이홍균 교수님의 신경면역학 연구와 연구자로서 걸어온 발자취를 함께 살펴보자.
 

1. 얼마 전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에서 학부와 박사 과정을 거친 뒤,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교 병원에서 박사후연구원을 마치고 올해 3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 부임하게 된 이홍균이라고 합니다.
 

2.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대학교에 부임하게 되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훌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함께 연구를 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무척 기대되고 기쁩니다.
 

3. 신경면역학 연구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나가실 연구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신경면역학이라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신경면역학은 말 그대로 신경계와 면역계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학문으로, 저는 그중에서도 뇌 속의 비신경세포인 신경교세포(Glia)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뇌 연구는 뉴런(neuron)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고, 신경교세포는 오랫동안 단순히 뉴런을 지지하거나 연결하는 역할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뇌 속에는 신경교세포가 뉴런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로 존재하며, 이들 역시 중요한 생리학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경교세포가 뇌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염증 반응 및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에 깊이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이러한 신경교세포의 면역 기능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면역질환에서 신경교세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는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이라는 자가면역 질환을 중심으로, T 세포가 어떻게 뇌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신경교세포들이 이 과정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해 왔습니다. 박사과정과 박사후연구원 시절 모두 같은 질환 모델을 활용해 연구를 지속했고, 다양한 실험기법을 통해 그 기전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앞으로 서울대에서 진행하게 될 연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에 연구해 온 뇌의 신경교세포들이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발성경화증 등의 퇴행성 뇌질환에서 염증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심화 연구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장(腸)에도 존재하는 신경교세포(enteric glia)에 대한 연구로 확장하려 합니다. 장과 뇌는 생화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장 신경교세포는 아직 거의 연구되지 않은 미개척 영역으로, 이 세포들이 장내 면역 반응과 뇌 신경계 사이의 연결고리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탐색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신경면역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4. 다양한 실험기법을 활용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에 대해 더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다양한 유전자 조작 마우스 모델과 바이러스를 활용한 in vivo 실험을 주로 수행하며, 이를 통해 신경교세포의 면역 기능을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뇌 속의 특정 신경교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지하거나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직접 뇌에 주입하고, 이후 이들 세포를 분리하여 RNA 발현을 분석합니다. 또한, in vitro에서 신경교세포를 분리·배양한 뒤 특정 유전자를 조절하거나 외부 자극을 가하여 기능적 변화를 분석하는 기능 검증 실험(functional validation studies)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RNA 시퀀싱(RNA sequencing), 싱글셀 시퀀싱(single-cell sequencing), 공간 전사체 분석(spatial transcriptomics) 등 다양한 오믹스(omics) 기반 기술과 통합하여, 세포 수준에서의 정밀한 반응과 분자 기전을 규명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홍균 교수님의 연구실 내부 모습. (사진 = 이홍균 교수님 제공)

 
 
5. 학부 수업에서는 신경계와 면역계를 각각 배우고, 이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내용은 접할 기회가 적은 것 같습니다. 이 연구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박사과정 당시, 저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중추신경계 자가면역 질환을 연구하면서 혈류 내 T 세포가 뇌로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뇌 내부'에서 실제로 어떤 세포들이 반응하고, 어떻게 면역 반응이 조절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 계기로 박사후연구원 시절부터는 뇌세포들, 특히 신경교세포의 역할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 결과 신경면역학이라는 분야로 자연스럽게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에는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뇌 자체에도 독립적인 면역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이 고유 면역 시스템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이 신경면역학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6. 새로운 연구를 시작할 때 교수님은 어떤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시나요?

 저는 논문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편입니다. 기존에 발표된 연구들을 꼼꼼히 읽고, 그 안에서 미처 다루어지지 않은 질문이나, 전혀 다른 세포나 기관에서 수행된 연구들을 제 관심 분야에 접목시켜보는 식으로 새로운 실험을 구상합니다. 관점을 조금만 다르게 해도 의미 있는 질문이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7. 학부생, 대학원생 시절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비교적 늦게 진로에 확신을 가진 경우였습니다. 학부 시절에는 연구나 학업보다는 운동과 동아리 활동에 더 적극적이었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박사과정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점차 목표의식을 갖고 진지하게 임하게 되었습니다.
 

8. 교수님께서 교수의 길을 걷게 되신 계기와 언제부터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연구 자체가 너무 흥미로웠고, '좋은 논문을 써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목표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박사과정 당시에는 Nature Communications와 같은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였고, 그 목표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들을 고민하게 되었죠. 포닥 시절에는 CNS 저널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교수라는 진로가 눈앞에 다가와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연구하는 삶 자체가 주는 매력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면역학을 좋아했는데, 우리 몸 안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혀나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신체의 메커니즘을 새롭게 알아가고, 그 지식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나아가 실제 치료제 개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는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사후연구원 시절 이홍균 교수님과 연구실 동료들. (사진 = 이홍균 교수님 제공)

 
 
9. 연구를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과 어려움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연구를 하며 가장 큰 기쁨을 느낄 때는 제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정리되어 발표되고, 그것을 통해 많은 연구자들과 내용을 공유할 수 있을 때입니다. 실험실에서 긴 시간 공들여 온 과정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그것이 학계나 사회적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연구자에게 매우 큰 보람을 안겨줍니다.
 반면, 가장 어려운 순간은 실험이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오랜 시간 동안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입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설계해도 생물학적 시스템은 예측을 벗어날 때가 많고, 그러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치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믿음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의 경우 운동을 하거나, 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10. 학부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교수님의 인생 영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영화 ‘위플래시’를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봤습니다. 드럼을 연주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일에 극도로 몰입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저 자신은 그렇게 몰입하는 삶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 점에서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던 영화입니다.
 

11. 교수님과 같은 연구 분야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이 길을 선택하려는가'에 대한 자기 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부터 박사, 포닥 과정을 거쳐 교수에 이르기까지 연구자의 길은 매우 긴 여정이고,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해서는 단단한 동기부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처럼 '좋은 논문을 써보고 싶다'는 목표도 있을 수 있고, 질병 치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형태가 무엇이든, 그 이유가 자신에게 진심이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신경면역학은 아직 상대적으로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면역학적 기반 위에 신경계의 지식을 접목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면역학에 대한 탄탄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위에 신경과학 수업을 병행하거나, 관련 논문들을 읽으며 감을 익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12.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의 일원이 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강의와 연구를 통해 학생 여러분과 자주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며, 의미 있는 연구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신민영 기자 snu_clar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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