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하나되는 시간, 청소년 여름과학캠프
자연대 학생기자단 자:몽 8기 | 박건훈
9기 | 이채연
장마가 이제 막 끝나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기 시작한 7월 말, 자연과학대학은 “2026학년도 청소년 여름과학캠프”(이하 청과캠)를 통해 중고등학생들과 만나게 되었다. 멘토들의 이동 기간을 포함하여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이번 청과캠에서는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이 멘토가 되어 입시멘토링, 실험, 레크리에이션,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였다. 2007년 시작된 청과캠은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을 방문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자연과학 분야 및 전공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진로 탐색 및 자연과학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2026년부터는 기존의 ‘여름과학봉사캠프’에서 ‘청소년 여름과학캠프’로 행사명이 변경되었다. 2026년도에는 경상남도 거제시,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에 있는 169명의 멘티들이 참여하였고, 115명의 멘토들이 함께하였다.
청과캠을 기획한 과학봉사기획단(이하 과기단)은 기획단장 이주협(수리과학부 24)와 기획부단장 배지아(지구환경과학부 24)를 중심으로 하여 디자인팀[팀장 황혜린(물리천문학부 24)], 레크리에이션팀[팀장 안지원(통계학과 25)], 멘토링팀[팀장 박건훈(지구환경과학부 25)], 실험팀[팀장 황지성(물리천문학부 25)], 프로젝트팀[팀장 박수민(통계학과 25)]으로 구성되었다. 각 팀의 과기단원들은 청과캠에서 멘티들이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5월부터 행사 직전까지의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여 준비하였다. 특히 디자인팀에서는 멘토들을 위한 단체복과 책자, 여러 굿즈들을 제작했다.


과학봉사기획단 디자인팀에서 디자인한 단체티 디자인과 책자 표지.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7월 28일 (1일차); 멘토와 멘티의 첫 만남
2026년 7월 28일, 서울대학교 멘토와 각 지역의 멘티가 설렘을 안고 한 자리에 모였다. 모두가 기대를 마음 속에 가득 가지고 있었지만 첫 만남에는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본격적인 활동 전, 각 조의 멘토와 멘티는 어색함을 풀기 위해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짧게 가졌다. 어색한 대화가 오가던 도중 개회식이 열리며 청소년 여름과학캠프의 시작을 알렸다. 첫째 날의 시작은 멘토와 멘티가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우리, 친해지자!’라는 부제로 아이스 브레이킹이 진행되었다. 아이스 브레이킹은 레크리에이션팀이 준비한 ‘00에 가면’과 ‘진진진진가’의 두 게임으로 이루어졌다. 어색함도 잠시, 멘토와 멘티들은 게임을 진행하며 서로의 이름과 TMI를 알아가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아이스 브레이킹을 진행하고 있는 멘티와 멘토의 모습 (사진=과학봉사기획단 제공)
“지구가 멸망하였다. 지구의 마지막 희망인 우리가 인류의 핵심 기술 6개를 다시 찾아내어 황페화된 지구를 정화하자!"
아이스브레이킹이 종료되고, 달아올려진 분위기와 함께 레크리에이션이 시작되었다. 이번 레크리에이션의 주제는 인류의 핵심 기술을 다시 찾아내 멸망한 지구를 되살리는 것이었다. 한글, 시계, 종이, 스마트폰, 전구, 숫자와 관련된 총 6개의 게임이 진행되었고, 게임이 끝날 때마다 결과에 따라 받는 상(무지개색), 중(금색), 하(은색)로 나누어진 스티커를 책자에 붙여 스티커 판을 완성해야 했다. 이번 레크리에이션은 두 팀이 대결하는 경쟁형 게임과 목표 달성형 게임으로 구성되었다. 멘티들은 시계를 되찾기 위해 탁구공 던져 넣기, 몸에 붙은 포스트잇 떼기 등을 모두 7분 안에 끝내는 릴레이 게임을 진행하고, 잃어버린 빛을 찾아 스마트폰을 되찾기 위해 클레이를 조합해 주어진 색을 만들어 내는 게임, 한글을 되찾기 위해 주어진 문장들을 힘을 합쳐 외운 후 문제를 풀어 나가는 게임, 기록을 되찾아 종이를 얻기 위해 주어진 그림들을 6명이서 나누어 그려 한 명이 어떤 그림인지 맞히는 게임, 전구를 되찾기 위해 어둠 속에서 촉각, 청각, 미각과 관련해 진행된 게임, 숫자를 되찾기 위해 주어진 수를 계산할 수 있는 수식을 만들어내는 게임까지 총 6개를 모두 수행하며 핵심 기술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열띤 참여 속에서 레크리에이션은 종료되었다. 모두가 열심히 참여해 준 덕분에 각 조의 멘티들 사이의 어색함은 날아갔으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완성한 반짝반짝한 스티커판의 모습과 함께 레크리에이션은 많은 멘티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았다.

모의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멘토와 멘티의 모습.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오후에는 청과캠 기간 중 멘티와 멘토 모두가 가장 긴장하는 시간, 모의면접이 진행되었다. 멘토링팀은 대학교 입시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면접을 멘티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문제지를 제작하였다.
멘티들은 문제지를 받아들고 주어진 시간 동안 문제 풀이를 진행한 후, 면접실로 이동하여 두 명의 면접관 멘토와 함께 모의면접을 진행했다. 처음 문제 풀이를 하러 가던 멘티들에게는 긴장감과 약간의 떨림이 보였지만, 면접실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은 차분하고 자신있는 모습이었다. 면접관을 맡은 멘토들 또한 멘티들의 답변을 경청하며 잘한 부분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보완할 부분은 피드백해주기도 했다. 면접 이후에는 피드백 부스로 이동해 멘티 본인의 답변에 대한 세세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모의면접을 통해 멘티들은 실제와 비슷한 환경의 면접을 체험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1일차의 마지막 활동은 실험이었다. 멘티들은 실험팀이 준비한 4가지 분과 중 1개의 분과를 1일차, 나머지 3개의 분과를 2일차에 경험하였다.
실험은 물리·지구, 화학, 생명과학, 수리·통계의 총 4분야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멘토가 실험 속 개념과 방법을 설명한 후, 멘티들이 지도에 따라 실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물리·지구 실험은 가상 세계에 갇힌 멘티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진짜 태양’의 신호를 찾아 탈출하기 위해 겉보기에 똑같아 보이는 빛을 분석할 수 있는 ‘분광기’를 만들면서 빛과 파동에 대한 지식을 키울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화학 실험은 1999년 12월 31일, 2000년이 되면 세계가 멸망한다는 예언에 맞춰 감춰져 있던 푸른 흔적을 찾아 해커 집단이 숨겨둔 암호를 해독해 보기 위해 청사진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실험은 학생들이 평소에 진행해 보기 힘든 실험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상되었으며, 산화·환원에 대한 지식도 함께 넓혀 나갈 수 있도록 행해졌다.
생명과학 실험은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과 현대 미생물학의 핵심 배양 기술을 결합한 과학-예술 융합 실험을 토대로 진행되었다. 다양한 색깔과 형태를 지닌 미생물을 붓으로 삼아 배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멘티들은 콜로니를 형성하는 과정을 자연스레 학습하고, 실제 연구실의 미생물학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실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시각을 확장시켰다.
수리·통계 실험에서는 보드게임 ‘도블’과 관련된 수학적 원리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해당 실험에서는 딱딱한 방법이나 증명보다는, 몇 개의 예시를 통해 해당 보드게임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이러한 실험들을 통해 학생들은 수학 및 과학 분야의 지식을 얻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었다. 또 평소에는 쉽게 할 수 없었던 실험을 수행함으로써 작은 경험을 쌓아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7월 29일 (2일차);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하는 과학
오전의 학장단 강연 이후 레크리에이션팀이 준비한 ‘도전 골든벨!!’이 진행되었다. 이 골든벨은 기존의 방식처럼 정답만 맞히면 되는 것이 아닌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컨셉이 적용되어 찬스권, 위기 상황 등이 문제 곳곳에 추가되어 재미와 긴장감을 더욱 살려 진행되었다. 문제는 과학, 상식, 찬스권, 위기상황으로 구성되었으며 이 중 찬스권은 넌센스와 같이 멘티들의 센스를 기대하는 문제로 구성되었다. 총 세 개의 라운드 45문제로 진행되었으며, 각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중간 합산을 진행하여 어떤 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지 발표함으로써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모두가 참여함으로써 상식을 넓혀 가고 각 조원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만큼 어떠한 팀도 탈락되지 않도록 점수제로 진행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골든벨을 진행하며 각 조의 멘티와 멘토들은 서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눠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토론을 진행하여 서로의 생각을 알아나갈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입시멘토링 부스에 참여하고 있는 멘토와 멘티의 모습.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골든벨이 마무리 된 이후, 입시멘토링이 진행되었다. 멘토링팀은 ‘생활기록부 부스’, ‘공부법 부스’, ‘입시전략 부스’, ‘중학생 부스’의 4가지 부스를 준비하여 멘티들이 각자의 선호와 필요에 맞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등학생을 위해 준비된 부스는 총 3가지였다. 생활기록부 부스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여러 내용들에 대해 설명하며 좋은 생활기록부를 만드는 방법 조언을, 공부법 부스에서는 수능과 내신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공부법 추천을, 입시전략 부스에서는 다양한 입시전형과 멘티의 상황에 맞는 입시 전형 추천을 진행하였다. 한편 중학생 부스에서는 고등학교를 가기 전 준비해야 할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멘티들은 이 중 2가지의 부스를 선택해 활동하였고, 멘토들에게 입시와 학교생활에 관련된 조언을 들으면서 스스로의 다짐을 할 수 있었다. 입시멘토링이 종료된 후에는 1일차에 진행하지 못했던 3가지 분과의 실험을 진행하였다.
7월 30일 (3일차); 직접 체험하는 과학
캠프 마지막 날에는 프로젝트팀이 준비한 학생 강연과 프로젝트를 통해 멘티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 진행되었다.

학생 강연을 진행하는 멘토의 모습.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3일차의 시작에는 학생 강연이 진행되었다. 각 강연은 30분간 진행되었으며, ‘예쁜꼬마선충으로 보는 생물학 - 작은 모델 생물이 보여주는 생명의 보편원리’, ‘양자역학의 역사 - 양자역학의 탄생부터 솔베이 전쟁까지’, ‘공리계란 무엇일까 - 쌓여가는 수학 논리들은 다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와 같이 과학의 각 분야에서 흥미로운 주제들을 멘티들에게 전달하였다. 과학자들이 어떤 질문에서 출발해,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새로운 발견에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후 멘티들은 물리, 화학·생명(이하 화생), 수리의 세 분과로 나뉘어 본인이 선택한 분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프로젝트는 멘티가 스스로 주도하여 탐구를 진행하고, 포스터를 제작해 발표해보는 과정을 통해 멘티만의 탐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물리 분과에서는 이중슬릿 실험 탐구가 진행되었다. 사용한 레이저의 파장을 구하는 방법, 이중슬릿 무늬의 간격이 달라지는 것, 이중슬릿 실험이 빛이 파동임을 보여주는 근거를 기본적인 질문으로 삼아 탐구를 진행하였다. 기본적인 질문들을 다 해결한 멘티들은 ‘이중슬릿을 단일슬릿으로 바꾸거나, 슬릿의 모양을 정사각형, 원형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머리카락의 굵기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와 같은 추가 주제로 깊이있는 탐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화생 분과에서는 목적에 맞는 분자 구조를 설계하고 모형으로 만드는 탐구를 진행했다. 멘티들은 먼저 pH의존성 약물전달캡슐 물질의 구조를 설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pH가 낮은 위에서는 녹지 않지만, pH가 상대적으로 높은 장에서는 녹아 약물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멘티들은 분자의 전하와 극성을 고려한 분자 구조를 스스로 설계했다. 다양한 분자 구조를 생각해내고 만드는 과정에서 멘티들의 과학적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수리 분과에서는 해적의 금화 분배와 게임 이론을 중심으로 탐구가 진행되었다. 게임의 상황 자체는 간단하지만, 해적들 간에 금화를 몇 개씩 배분해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멘티들은 직접 게임을 진행해 본 후에, 그 결과를 통해 스스로 균형점을 찾아내었다. 또한 여러 변형 규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며 확장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


교실에서 분과별로 탐구를 진행하고, 이후 강당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 박건훈 기자)
탐구가 마무리된 이후, 멘티들은 본인의 탐구 결과를 포스터로 만들어 전시하였다. 서로가 서로의 발표를 들으며 투표로 최우수 프로젝트를 뽑기도 하였다.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면서 과학자로서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청과캠 3일차이자 마지막 날은,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호기심과 탐구력을 기를 수 있는 하루였다.
짧지만 강렬했던 지난 청소년 여름과학캠프는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처음 만날 때는 어색했지만, 우리 모두는 과학을 통해 이어질 수 있었다. 멘티들은 여러 활동을 통해 과학을 체험하며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 멘토들은 멘티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과학을 전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나눔의 보람을 느꼈다. 이번 여름 우리가 모두 함께했던 이 기억이, 우리 마음 한편에 오래도록 자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과학대학 학생기자단 자:몽 박건훈 기자 gunhoon5@snu.ac.kr
이채연 기자 yyeoz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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