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법제도가 만들어가는 탄소중립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5기 | 박명신

 
환경에 대한 관심의 상승
 

 날이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이제는 우기라고 불러야 할 수준의 장마, 짧아지는 겨울은 모두 심각한 기후변화의 결과물이다. 오늘의 지구는 지난 몇백 년간 볼 수 없었던 기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응이 결합되어야 한다. 기후변화를 처음 예측한 과학자는 스반테 아레니우스 (Svante August Arrhenius)로 1896년에 스톡홀름 물리학회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상승한다면 지구 온도는 5~6 상승하게 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해당 논문은 당시엔 인정받지 못했지만,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며 늘어난 관측자료의 분석을 통해 사실임이 밝혀졌다. 이후로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의 분석,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 등이 출간되기 시작하면서 대중에게도 기후변화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졌으며, 지금도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뒤따르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이전부터 많은 노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각 정상들이 진행한 협약 등에서도 강제성은 찾기 힘들었으며 각 국가들의 제도에 대한 의무화는 더더욱 찾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2015년에 체결된 파리협정은 각 국가들에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시를 의무화했으며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5년 단위의 기후변화 대응 기본 계획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92년의 기후변화협약, 1997년의 교토의정서를 이은 2015년의 파리협정은 1.5°C[1] 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탄소중립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하였다. 현재는 탄소중립을 위한 많은 법제도들이 도입되고 있으며, 법제도의 도입을 통해 우리는 실질적으로 탄소중립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

[1] 산업 혁명 이전과 비교하여 지구 평균 온도를 1.5°C 이상 상승케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함

 
탄소중립이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노력을 살펴보기 전에, 우리는 탄소중립이 무엇인지 그리고 탄소중립의 동치어로 많이 쓰이는 'Net-Zero'라는 개념과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파악하고 넘어가야 한다.

 탄소중립이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인간활동에 의한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흡수량을 증대하여 온실가스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만을 의미하여 6대 온실가스의 순 배출량을 모두 0으로 만드는 넷제로(Net-Zero)보다 작은 개념이었지만 우리나라는 탄소중립기본법에서 탄소중립을 6대 온실가스[2]를 모두 상쇄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탄소중립과 넷제로를 같은 개념으로 보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각각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한데, 우리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법제도인 ESG 기본법과 갯벌법에 주목할 예정이다.

[2]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이산화탄소, 메탄

 
ESG 기본법- 파편화된 ESG 정책을 이어주다
 

 ESG 기본법에 앞서, 뉴스 등을 통해 'ESG 경영'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라 예상한다. ESG란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첫들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의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의미한다. 즉 ESG 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11번에 해당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의 실현을 위해 기업에서 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을 도모하는 제도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 ESG 경영을 포함한 ESG 정책들은 파편화되어 있는데, 이를 모두 이어주는 것이 2023년 발의된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촉진 법안 (ESG기본법)'이다.

 ESG 기본법은 ESG 경영 투자 촉진을 위한 국가, 지자체, 기업, 금융기관의 책무 규정 및 5개년 단위의 정부 ESG 기본계획 수립 추진 등을 조항으로 하여, 여러 부문에 산재된 ESG 관련 법과 제도를 모드는 동시에 생태계의 작동 관점에서 단절되거나 느슨한 법과 제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ESG 기본법이 채택된다면 기업에 대한 규제를 더욱 명확히 할 수 있으며 ESG에 대한 강제력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나아가 'ESG 선순환 시장 생태계' 구축의 밑바탕이 될 것이며 앞서 소개한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목표인 2050 탄소중립의 실천에 더 가까워지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갯벌법- 다양한 기능과 생태서비스의 가치
 

 '갯벌 및 그 주변지역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복원에 관한 법률', 약칭 갯벌법은 2020년 1월[3] 시행된 법률로, 제1조에서 밝히고 있듯 갯벌 및 그 주변지역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하여 갯벌을 보전 및 관리하고 복원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생산적이고 건강하게 갯벌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다른 법률과 충돌하지 않는 한 갯벌의 권리 보전 측면에서 최상위의 권한을 가지는 갯벌법은 최근 갯벌의 가치가 부각되기 시작하며 제정되었다.

 과거 갯벌은 쓸모없는 용지로 생각되어 간척되거나 매립되었는데, 최근 갯벌이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지역으로서 다양한 생태적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타 지역에 비해 수십배에 달하는 생산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더하여 비식생 갯벌이 그 자체로 '블루카본'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가 2021년에 발표되어 갯벌은 온실가스 저감원으로서 기대를 받고 있다. 블루카본이란 연안 또는 연안 습지에 분포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하는 생태계가 격리 및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의미하는데, UN에서 인정한 블루카본은 현재까지 맹그로브숲, 염습지, 잘피림으로 우리나라 서남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식생갯벌은 블루카본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4] 비식생갯벌이 블루카본 흡수원으로 인정받는다면 우리나라의 탄소 감축원이 늘어나며 인정받는 것이므로 해양수산부 등의 연구 기관은 비식생 갯벌의 블루카본 인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그 맥락에서 나온 것이 바로 '갯벌법'이다. 갯벌법의 정책 방향 및 수단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갯벌의 다양한 기능과 생태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갯벌을 개발 이전의 상태로 복원하여 그 가치를 회복하는 '갯벌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해양수산부는 갯벌법에 따라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갯벌관리역 제도'를 도입하여 갯벌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3] "갯벌 생물 다양성 보전과 관련된 홍보 등"을 추가하여 2024.5. 개정됨
[4] 2013년 IPCC 지침 개정 당시 비식생갯벌에 대한 과학적 증명과 연구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탄소중립을 위한 법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ESG 정책을 하나로 이어주는 ESG 기본법, 갯벌의 서비스 가치 복원을 위한 갯벌법 등 환경과 관련된 법들은 정부 및 지자체의 노력을 의무화한다는 공통점이 모두 존재했고, 따라서 우리는 해당 법의 제정을 통해 과학계에서의 탄소 중립뿐만이 아닌 그 범위를 확대하여 정치사회계에서의 실천을 통한 탄소 중립에 한발짝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관련된 법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과학기술을 둘러싼 제반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 기반에 뒤쳐지지 않도록,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을 반영하며 탄소 중립을 위한 법을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출처

기상청, '기후변화는 언제 처음 등장했을까?' (https://blog.naver.com/kma_131/222550921666)
SK E&S 미디어룸, '[에너지백과] 넷제로' (https://media.skens.com/5414)
탄소중립 정책포털, '탄소중립' (https://www.gihoo.or.kr/menu.es?mid=a30101020000)
Click ESG, 'ESG란 무엇인가' (https://www.clickesg.co.kr/ui/overview/descriptionEsg.html)
Kosif, ''ESG 기본법' 제정하는 'ESG 국회'를 바란다' (https://kosif.org/esg-2/?vid=154)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 현대해양, '갯벌법 시행과 앞으로의 과제' (http://www.hdh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682)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현대해양, '9. 바다의 가치와 역할 재조명' (http://www.hdh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986)
KIOST, '갯벌이 탄소를 흡수 및 저장한다, 신규 블루카본의 등장' (https://www.kiost.ac.kr/cop/bbs/BBSMSTR_000000000098/selectBoardArticle.do?nttId=23203)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박명신 기자 valerie233@snu.ac.kr
카드뉴스는 자:몽 인스타그램 @grapefruit_snucn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