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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 픽추에 숨겨진 지질학적 비밀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황세웅

그림 1 마추픽추의 지리적 위치. (사진 = 구글 맵)

  

   마추 픽추(machu picchu)는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페루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75 km 떨어진 안데스 산맥의 고대 요새 도시이다. 15세기 남아메리카를 지배했던 잉카 제국의 파차쿠티 황제에 의해 1450년 즈음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약 1세기 이후 스페인 침략으로 버려진 뒤 1911년 미국 예일대 교수 하이럼 빙엄에 의해 재발견되었다. 마추 픽추는 해발 2,430 m에 위치해 있으며, 400 m 아래에는 우루밤바 강이 흐르고 있다.

 

그림 2 마추 픽추의 전경. (사진 = 마추 픽추 관광 사이트)

  

   흥미로운 점은 고대 도시인 마추 픽추가 높은 해발 고도에서 접착제나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은 채 돌과 석재를 쌓아 올려 건설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마추 픽추에 살았던 잉카인들은 높은 곳에 살면서도 문명을 번성시킬 수 있었을까? 그들은 생활용수를 강까지 내려가 구하고, 무거운 석자재를 높은 곳까지 끌어올려 도시를 건설한 것일까? 해답은 마추 픽추에 숨겨진 지질학적 비밀에서 찾을 수 있다.
 

1) 잉카인들은 높은 고도에서 어떻게 적응했을까?
 

그림 3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 (사진 = 구글 맵)

  

   먼저 마추 픽추의 고도에 대해 살펴보자. 마추 픽추는 평균 해발 고도가 높은 안데스 산맥에 위치해 있다. 남미의 많은 화산이 분포하는 안데스 산맥은 남아메리카판 밑으로 나즈카판(고대 태평양판의 남은 조각판)이 섭입하는 조산 운동에 의해 발달하였다. 따라서 페루, 칠레 등 남아메리카의 서쪽에 발달한 국가의 도시들은 평균 해발 고도가 높다. 예를 들어 잉카인들의 문명이 남아있는 쿠스코의 해발 고도는 3,399 m로 마추 픽추에 비해 1 km가량 고도가 높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마추 픽추에서 살아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마추 픽추에 태양신을 모시는 신전이나 건축물을 건설하였을까?

 

2) 잉카인들은 왜 마추 픽추에 도시를 건설했을까?
 

   마추 픽추를 구성하는 기반암은 약 2억 5천만 년의 연대를 갖는 오래된 화강암이다. 마추 픽추를 관광할 때 건물이나 지반을 유심히 관찰하면, 도시 곳곳의 암반에 균열이나 작은 단층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4 마추 픽추 주변의 큰 단층들. (사진 = Exploring the Earth)

  

   그림 4의 지도에서 마추 픽추는 인장력에 의해 벌어진 두 단층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인장력에 의해 벌어져 내려간 부분을 graben(지구대), 상대적으로 올라간 부분을 hostal(지루) 구조라고 하는데 마추 픽추는 graben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마추 픽추는 지진과 산사태에 매우 취약한 지역인 것이다. 

   혹자는 마추 픽추 지역에서 인장력이 작용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을 지도 모른다. 섭입대에서는 횡압력이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지대 전반에는 횡압력이 작용하고 있으나 마추 픽추 지역의 기반암은 매우 단단한 화강암이다. 따라서 횡압력을 받으면 위로 볼록하게 휘어져 상대적으로 지표와 가까운 부분에는 인장력과 함께 정단층이 생기게 된다.

   왜 잉카인들은 지진으로 취약한 마추 픽추에 도시를 건설하였을까? 마추 픽추의 기원에 대한 의문은 한동안 풀리지 않아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등재되기도 하였고, 사람들은 이 도시를 ‘잃어버린 도시’로 부르곤 하였다. 그러나 2019년 브라질 리오그란데 대학의 루알도 메네갓트 교수가 이러한 단층들로 인해 잉카인들이 마추 픽추를 세울 수 있었다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였다. 총 네 차례에 걸친 야외지질조사와 인공위성 탐사를 통해 기존에 알려진 큰 단층들이 그림 5와 같이 다양한 방향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림 5 마추 픽추 일대의 단층 구조. (사진 = Daily mail)

  

   20도 방향에는 Mandor 단층계가, 290도 방향에는 Apurima-Vilcanota 단층계가, 305도 방향에는 Titicaca 단층계가 그리고 330도 방향에는 Machu picchu 단층계가 위치해 있다. 흥미롭게도 마추 픽추 도시의 하부에서는 20도 단층계와 330도 단층계가 X자 형태로 서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이러한 단층선들의 교차는 단단한 화강암에 절리를 형성해 삼각형, 육각형 등 각진 형태로 잘라 냈다. 같은 암석에서 잘린 암석들은 서로 맞물리기가 쉬웠을 것이고, 잉카인들은 접착제 없이도 튼튼한 요새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을 것이다. X자 단층의 교차 지점에 마추 픽추 도시의 채석장이 위치한다는 점은 이 가설의 또 다른 증거가 된다. 
 

그림 6 마추 픽추의 수로. (사진 = 마추 픽추 관광 사이트)

  

   또한 암석 사이의 균열이나 단층은 빗물을 모으는 경향이 있다. 특히 330도 단층계에서 해발 2,458 m에 spring(샘)이 발견되었고, 이 샘부터 마추 픽추까지 연결된 운하의 흔적이 발견된다. 수로의 적절한 높이와 경사는 안정적인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연결망 구축 방법을 잉카인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단층대 덕분에 남위 14도에 위치해 집중 호우가 많이 내리는 환경이었음에도 산사태와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고대 문명의 인류는 이처럼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전에 지질학을 삶의 터전 구축에 이용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반도에서도 지질학과 인류 문명이 만난 흔적이 관찰된다. 경기도 연천군에 위치한 현무암 용암대지 위에는 구석기 시대 유적이 퇴적물과 함께 쌓여 있다. 한탄강 용암이 흐른 이후와 한탄강물이 흐르기 전 사이에 구석기인이 등장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로써 인류 문명과 고고학을 연구함에 있어 지질학은 별개의 학문이 아닌 문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된다.
 

참고문헌

 네이버. (n.d.). 잉카 문명과 지질학적 기반.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1602&cid=59047&categoryId=59047

 Menegat, R. (2019). How Incas used geological faults to build their settlements. https://www.thetimes.com/uk/politics/...

 Wright, K. R. (2021). The masterful water engineers of Machu Picchu. https://en.wikipedia.org/wiki/Machu_Picchu

 Exploring the Earth. (2015, June 30). Machu Picchu geology. https://exploringtheearth.com/2015/06/30/machu-picchu-geology/

 Zarate, E. (n.d.). [Photograph of Machu Picchu]. Flickr. https://www.flickr.com/photos/eduardozarate/3484138772

 Daily Mail. (2019). Machu Picchu was built on tectonic fault lines that provided rocks ideal for construction.https://www.dailymail.co.uk/sciencetech/article-7503371/Machu-Picchu-built-tectonic-fault-lines-provided-rocks-ideal-construction.html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황세웅 기자 snuearth04@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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