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제17회 자연과학 체험캠프 리포트] 01. 수학·통계, 물리천문, 화학 분야

빈문서 빈문서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5기 | 김경원, 김채원, 주정원
6기 | 김형준                        

 2023년 여름, 제17회 자연과학 체험캠프가 7월 25일(화)부터 28일(금)까지 열렸다. 자연과학 체험캠프는 특목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실험 진행이 어려운 일반고, 자공고 학생들에게 자연계 대학 진학과 진로 결정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개최되는 행사이다. 이러한 목적하에 캠프는 2010년 1월을 시작으로 2023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캠프 참가자는 수학·통계분야 36명, 물리천문분야 40명, 화학분야 40명, 생명과학분야 38명, 지구과학분야 36명으로 총 190명이었다. 참가 학생들은 캠프에서 3박 4일간 자연과학의 여러 전공에 대한 탐색을 진행하고 대학 진학 후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분야별로 강의를 듣고, 강의의 내용과 관련한 실험을 진행한 후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4일 차에는 보고서의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자연과학 체험캠프 기사 1부에서는 수학통계, 물리천문, 화학 분야에서 진행된 강의 및 실험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2부에서는 생명과학, 지구과학 분야와 기타 프로그램에 대해 정리했다.

[수학·통계분야]

 캠프의 첫날에는 통계학과 박건웅 교수가 ‘통계적 사고와 문제해결’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하였다. 강의에서는 통계학이란 어떤 성격의 학문이며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 또한, 표본 추출은 무엇이며 표본 추출 과정이 어떻게 편향될 수 있는가, 기댓값이란 무엇이며 스포츠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가, 상관관계는 무엇이며 상관관계는 있으나 인과관계는 없는 예시는 무엇인가 등을 살펴보았다. 강의 중에는 학생들이 직접 주사위를 던져 구한 확률과 기댓값이 이론과 일치하는지, 시행 횟수를 늘릴수록 더욱 이론값에 가까워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같은 날 실습 시간에는 동전의 앞면이 세 번 연속으로 나올 때까지 동전을 던진다면 총 던진 횟수의 기댓값은 얼마인지, 도박사의 오류(서로 독립인 사건을 여러 번 시행하는 상황에서, 확률이 낮은 일이 먼저 발생한다면 다음에는 그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오류를 말하며 예시로는 동전을 던져 세 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온다면 다음에는 뒷면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 것이 있음)는 정말 오류인지,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을 어떻게 검정할 수 있을지를 주사위를 활용하여 알아보았다.
 
 

박건웅 교수의 강의. (사진 = 주정원 기자)
 
 

 둘째 날에는 수리과학부 이훈희 교수가 ‘The hat game: 전략선택의 수학’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하였다. ‘The hat game’은 한 팀을 이루는 세 명의 참여자와 진행자가 대결하는 게임으로, 진행자는 두 가지 색 중 한 색을 띤 모자를 세 참여자에게 무작위로 씌워 준다. 모든 참여자는 자기 모자 색을 알지 못하며 타인의 모자 색만 알게 된다. 참여자는 자기 모자 색을 추측하거나 ‘패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때 세 명이 동시에 답하여 한 사람이라도 자기 모자 색을 틀리거나 모두가 ‘패스’라고 말하면 팀이 패배하고 나머지 경우에는 팀이 승리하게 된다.

 학생들은 강의 시간에 ‘The hat game’을 체험해 보고 조별로 실습 장소로 이동하여 승률이 가장 높은 전략이 무엇일지를 탐구했다. 그리고 강의실에 모여 각 조의 논의를 공유하고 문제를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다시 실습실로 이동하여 참가자의 수를 4명으로 늘린 게임의 최적 전략에 대해서도 탐구해 보았다. 조별 토의가 완료된 후 다시 강의실에 모여 ‘The hat game’의 정형화된 풀이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보고서를 작성할 때에 선택할 수 있는 탐구 주제로 참가자의 수가 다른 경우, ‘패스’를 말할 수 없으며 승리가 결정되는 방법이 다른 경우, 각 참가자가 취하는 전략이 결정론적이지 않고 확률적인 경우를 소개받았다.
 
 

학생들이 문제를 주제로 스스로 토론하는 모습. (사진 = 이헌 대학원생 조교)
 
 

학생들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 = 이헌 대학원생 조교)
 
 

 셋째 날에는 조별로 하루 종일 탐구를 계속 진행하고 발표 자료를 준비하였다.  두 조는 미술관을 관람하러 다녀오기도 했다. 학생들은 마지막 날 그동안의 탐구를 모든 학생과 조교, 교수 앞에서 발표하면서 일정을 끝마쳤다.

[물리천문 분야]

 물리천문 분야는 양자 컴퓨터, 허블 상수, 블랙홀 3가지 주제 중 학생이 하나를 선택하여 강의를 듣고, 조별로 탐구 보고서 작성 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날인 25일에는 물리천문학부 김도헌 교수의 양자 컴퓨터에 대한 강의가 진행되었다. 양자 컴퓨터의 핵심 원리인 양자 중첩을 공부하고,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려는 여러 노력과 적용될 수 있는 분야 등 미래의 연구 방향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양자 중첩이란 양자역학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로, 어떠한 양자 상태 둘 이상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강의에선 전자 총 실험으로 예시를 들어 설명하였다. 이중 슬릿을 향해 전자를 하나씩 총으로 쏘게 되면 결국 간섭무늬가 나오게 되는데, 이를 통해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를 관측하게 되면 하나의 상태로 붕괴하는데,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해서 양자 컴퓨터의 회로를 만들 수 있다. 강의 중간중간 교수는 학생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우리가 달을 보고 있지 않으면 달은 무슨 상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학생들은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중 한 학생은 질량과 파장이 반비례한다는 드브로이의 물질파를 이용해 파동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대답하기도 하였다.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황호성 교수의 강의 모습. (사진 = 박준섭 학부생 조교)
 
 

 둘째 날 이른 아침 천문학 건물인 19동에서 황호성 교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강의는 흥미로운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고갱의 작품 제목인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고, 바로 이 질문이 천문학을 하는 이유를 통찰한다고 교수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우주에는 무엇이 있고 우주는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 설명하며 허블 상수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허블 법칙은 도플러 효과를 통해 발견한 것으로, 은하의 팽창 속도가 지구와 은하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법칙이다. 학생들은 이를 직접 증명해보기 위해 코딩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직접 허블 상수를 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에게 각 은하의 절대 등급과 겉보기 등급을 제공하여 거리를 구하게 하고, 은하의 방출 스펙트럼과 원소의 방출 스펙트럼을 비교해 적색 편이량을 구하게 했다. 학생들이 처음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실수가 많았지만, 끝까지 열심히 시도한 결과 허블 상수를 이론값에 근접하게 구해낼 수 있었다.
 
 

 셋째 날은 상대성 이론과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대한 정성훈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상대성 이론의 근본적인 가정인 광속 불변의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간과 공간을 통합한 결과를 민코프스키 시공간과 펜로즈 다이어그램을 통해 설명하였다. 다음으로는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다루었고, 이를 확장해 우주의 사건의 지평선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우주의 탄생과 우주의 발달 과정을 들여다보았다.
 강의를 들은 후 주제별 탐구 시간에는 조별로 모여 배웠던 내용을 정리하고, 추가로 탐구하고 싶은 내용을 조사해 발표 자료를 제작하였다. 양자 컴퓨터를 주제로 선택한 학생들은 양자 컴퓨터의 논리 게이트와 양자 중첩을 구현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였다. 특히 양자역학의 기본적인 원리인 불확정성의 원리를 조사하기도 하였다. 허블 상수를 주제로 선택한 학생들은 허블 상수를 정확히 구하기 위한 최소 제곱법에 대해 조사 하였다. 더 나아가 허블 상수가 변화하는 것을 통해 우주의 팽창 속도가 변화하는 추이를 관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을 주제로 선택한 학생들은 실제 물리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위계를 고려하여 관련 물리 공식을 완성한 뒤, 태양이 블랙홀이 된다면 반지름과 수명이 어떻게 될지 미리 구한 공식을 통해 계산해냈다. 풀이과정 속에 미분방정식과 같은 어려운 내용이 있었지만,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답을 구해낼 수 있었다.
 
 

정성훈 교수의 강의 모습. (사진 = 박준섭 학부생 조교)
 
 

[화학 분야]

 화학 분야의 첫 번째 강의 및 실험 주제는 “비타민 C의 아이오딘 적정 분석”이었다. 실험에 앞서, 설지웅 교수가 화학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인 루이스 구조식, 골격 구조식, 에스터화 반응 등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였다. 아이오딘 적정에서 사용한 핵심 원리는 산화-환원 적정으로, 산화제/환원제로 만든 표준용액으로 시료를 산화/환원시키며 반응이 종료되는 종말점을 찾아 시료의 농도를 구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실험에서는 아스코브산(비타민 C의 한 종류) 용액을 아이오딘 용액으로 적정했다. 아이오딘 용액은 KI와 KIO3를 플라스크에서 섞어 만든 수용액이다. 종말점 도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지시약으로는 I2와 반응해 푸른색의 아이오딘-녹말 착물을 만드는 녹말 지시약을 사용했다. 아이오딘 용액을 아스코브산 용액에 넣으면 이온화된 IO3-가 아이오딘화 이온 I-를 산화시켜  I2가 생성되고,  I2는 아스코브산을 산화시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모든 아스코브산이 환원되어  I2가 사라지지 않으면 녹말과  I2가 반응해 푸른색의 착물을 만든다. 이 원리를 이용해 아스코브산 용액의 푸른색이 용기를 흔들어도 유지되면 종말점으로 간주하고, 넣은 아이오딘 용액의 양을 파악해 초기 아스코브산 용액의 농도를 구했다. 실제 비타민 C 드링크에 아이오딘 용액을 떨어뜨리며 적정하기도 했다. 아스코브산의 열파괴 속도에 관한 실험도 진행되었다. 열교반기의 바이알 내에 아스코브산 용액을 넣고 각각 다른 시간 동안 열을 가해준 뒤, 바이알 내의 용액에 대해 아이오딘 적정을 시행해 남은 아스코브산의 농도를 구하는 실험이었다.
 
 

학생들이 실험에 앞서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 = 자연과학 체험캠프 촬영팀)
 
 

 두 번째 강의 및 실험 주제는 아스피린 합성이었다. 아스피린의 합성은 아세트산과 살리실산의 에스터화 반응으로 생성되는데, 실험에서는 이 에스터화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살리실산과 아세트산을 넣은 플라스크를 촉매인 인산과 함께 물중탕했다. 생성되는 침전물은 불순물을 포함하므로, 다이에틸 에터와 석유 에터를 넣어 재결정시켜 순도가 높은 아스피린을 추출했다. 학생들은 추출한 아스피린의 질량을 통해 수득률을 계산하고, 아스피린 결정의 녹는점도 측정했다.
 그 외에도 “신약과 백신 속의 화학”, “화학과 친환경 탄소의 자원화”에 관한 강의가 진행되었다. 몇몇 학생들은 뷰렛, 열교반기 등의 생소한 실험 기구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실험조교들의 지도로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화학 분야 기사 작성에 협력해 주신 화학부 23학번 이재원씨에게 감사드립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김경원 기자 kw_kim@snu.ac.kr
                                               김채원 기자 olleh9668@snu.ac.kr
                                               주정원 기자 garden417@snu.ac.kr
                                               김형준 기자 babycrane23@snu.ac.kr
카드뉴스는 자:몽 인스타그램 @grapefruit_snucn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 자연과학 체험캠프 리포트] 01. 수학·통계, 물리천문, 화학 분야
[2023 자연과학 체험캠프 리포트] 02. 생명과학, 지구과학 분야 및 기타 프로그램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