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신임교수 인터뷰] 생명과학부 장원열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김형준
*소속: 생명과학부
*전공: 세포생물학
*E-mail: woonyuljang@snu.ac.kr
*Tel: 02-880-7528 (office)
2024년 2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로 부임하신 장원열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수님의 주 연구 분야인 세포 생물학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한 사람으로서의 교수님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기사를 통해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원열 교수님. (사진 = 장원열 교수님)
1.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24년 2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 부임한 장원열이라고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이곳의 뛰어난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쁩니다.
2. 이곳 서울대학교에서 새롭게 연구를 펼쳐나가시게 될 텐데,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진핵 세포의 소기관을 연구합니다. 세포 안에는 미토콘드리아, 소포체 등 다양한 소기관이 있습니다. 이 소기관들이 세포 안에서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 신호를 주고받으며 조절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내장 기관을 보는 외과 의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3. 교수님이 쓰신 논문 중 “Endosomal lipid signaling reshapes the endoplasmic reticulum to control mitochondrial function”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 논문은 박사 후 과정에서 작성한 논문인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영양소가 부족한 세포 내에서 소포체가 어떻게 적응하는지에 대해 다룬 논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박사 후 과정 때, 영양소가 부족한 세포 내의 소포체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변화가 어떻게 세포의 영양 부족 상태에 대응하는지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소포체의 변화를 발견했을 때 굉장히 설렜던 기억이 나네요.
*(영양소가 부족한 세포에선, 소포체가 tubule에서 sheet 모양으로 변하고, 이로 인해 mitochondria network이 형성되어 지방산 산화로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려 한다고 한다)
ER이 영양분의 공급 유무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사진 = 장원열 교수님)
ER과 관련된 유전자를 변형시켰을 때 미토콘드리아의 변화를 관찰한 사진 (사진 = 장원열 교수님)
4. 교수님의 학부 시절이 궁금합니다. 학부 시절의 교수님은 어떠한 분이셨나요?
학부생 때의 저는 사색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습니다. ‘나왜 살아가는 걸까?’에 대한 의문들이 마음속에 있었고, 자연스럽게 등산하는 것과 절을 탐방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풀무야학’이라는 곳에서 활동도 했었는데, 쌍문동에서 야간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등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학부 시절 mbti 검사 결과가 INTJ였다고 하셨다.)
5. 교수님은 어떻게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는지, 학부 시절 이후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자연을 대상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어요. 학사를 졸업하고 PD 준비를 1년 정도 하다 자연 다큐멘터를 찍는 방송 외주업체에서 잠깐 일해보기도 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지만, 생각보다 제 적성이 방송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속에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는 다른 생명체들을 보면서 '저들은 무엇으로 살아가는 걸까'와 같은 질문들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답을 세포의 기원에서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모든 생명체는 결국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그렇게 지금은 제 은사님인 이건수 교수님 밑에서 처음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고, 연구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6. 교수님이 연구하시는 분야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과서에 나와 있는 세포 내부의 모습을 보면 소기관이 굉장히 경직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실제로 소기관들은 세포 내에서 굉장히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자신의 크기와 모양을 상황에 맞게 바꿉니다. 앞서 언급되었던 논문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양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소포체는 자신의 모양을 바꾸고, 이에 따라 미토콘드리아 간의 결합이 생기는 등 다양한 변화가 세포 내부에서 일어납니다. 이런 역동적인 소기관들의 모습이 세포 생물학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포 내부를 바라보면 마치 작은 동물원과 같아요. 또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소기관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이런 경험이 많은 영감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도 제가 연구하는 세포 생물학이 매력적이라고 느낍니다.
소포체 (gSTED 초고해상도 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 (사진 = 장원열 교수님)
7. 연구를 진행하면서 힘든 순간이 왔을 때, 교수님만의 대처 방법이 있을까요?
연구를 하다 보면 두 가지의 힘듦이 찾아와요. 한 가지는 연구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을 때인데, 이 경우는 일주일 정도 푹 쉬는 시간을 가져요. 연구에서 잠깐 멀어져 산책도 하고, 소설책도 읽는 시간을 가지기도 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연구에 대한 의욕은 있지만 계획한 가설대로 풀리지 않을 때인데, 이 경우에 저는 글을 쓰는 편입니다. 정해진 형식의 글이 아니라, 노트에 제 생각을 두서없이 마구 적다 보면 자연스레 정리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박사 후 과정 당시 베를린의 출근길 전경 (사진 = 장원열 교수님)
8. 교수님의 랩 홈페이지에도 다양한 글이 있는 것 같은데, 랩 홈페이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특별한 랩 홈페이지는 아니고요,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했었는데, 그때 블로그에 작성했던 몇몇 내용들을 랩 홈페이지에 옮겨 놓았습니다. 특히, 홈페이지에 ‘스핀들’이라는 제목의 폴더가 있는데, 여기엔 제 개인적인 사색들을 적어 놓았습니다. 그 외에도 떠오르는 연구 아이디어들을 랩 홈페이지에 적어 놓기도 합니다.
그중 학부생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칼럼이 있는데, 도정일 작가님의 “대학 교육에서 ‘교양’이란 무엇인가”입니다. 사실 ‘교양 수업’을 처음 도입한 미국에서는 ‘liberal educ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여기서 ‘liberal education’은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로운 탐구와 교육’을 의미합니다. 교양을 단순히 지식의 습득 목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낯설게 심문하는 사고력, 스스로 새로운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목적으로 대하는 것이 ‘교양 수업’의 취지에 적합하다는 것이죠. 따라서 학부생 여러분이 수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배우기보다, 낯설게 보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태도를 항상 견지하려고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9.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추천해 주실 책이나 글귀가 있으실까요?
우선 진지한 쪽으로 이야기하자면 ‘법구경’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들 때 마음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쪽으로는 만화책 ‘식객’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 항상 ‘식객’을 찾았습니다. 예전에 카이스트에 갔을 때, 도서관에 식객이 없어 굉장히 분노해서 학교에 건의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학교 측에서 실제로 사주더군요(웃음).
그 외에는 윤대녕 작가, 류시화 작가의 글도 추천합니다. 한편 연구를 하면서 조바심이 생길 때, 어느 작가의 ‘네가 가서 이르는 데까지가 길이더라’는 글귀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10.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 삶이 정답은 아니기에 제 조언을 참조만 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우선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다양한 것들을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는 학사를 마치고 대학원 진학이 아닌 다큐멘터리 PD를 도전했는데, 비록 다시 대학원으로 돌아왔지만 PD를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많은 미련이 남았을 것 같아요. 또한 다큐멘터리 PD를 준비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능력이 대학원 시절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사를 졸업하고 연구와 다른 길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새로운 도전을 하더라도 언제든 자신이 원래 연구하고자 했던 길로 돌아올 수 있고, 그 기간이 지나고 보면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급해할 필요 없이 도전을 마다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김형준 기자 babycrane23@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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