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신임교수 인터뷰] 화학부 이은성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민다연
*소속 : 화학부
*연구분야: 무기화학, 첨단 주족 화학
*E-mail : eunsung@snu.ac.kr
*Tel : 02-880-6682 (OFFICE)
화학부 교수님으로 올해 3월에 부임하신 이은성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교수님과의 인터뷰 동안 과학자가 지녀야 할 바른 자세를 알 수 있었다. 무기화학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의 연구 목표는 사람들의 윤택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부터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정한 과학자의 삶을 느껴보자.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은성 교수님. (사진 = 이은성 교수님 제공)
Q.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서울대학교 화학부에 부임한 이은성 교수입니다. 원래 포스텍에서 11년 동안 교수 생활을 하여 교수가 처음은 아니지만, 학교를 옮기는 과정에서 부담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포스텍에서 11년 동안 연구를 하였기 때문에 포스텍에서의 연구에 부응하는, 또는 그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포스텍에서 저를 따라와 준 많은 학생들이 있기에 서울대학교에서의 첫 시작이 좋습니다.
Q.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저의 연구실이 서울대학교 503동 6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공간이 관악산 뷰가 매우 좋습니다. 연구실에서 운치 있는 관악산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지금은 햇빛 때문에 블라인드를 내렸는데 블라인드를 올리면 관악산 정상이 잘 보입니다.

이은성 교수님과 관악산이 보이는 연구실. (사진 = 민다연 기자)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 나가실 연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화학부에서 무기화학을 가르치며 무기화학의 여러 분야 중 주족 화학과 유기금속화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주족 화학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간단하게 설명을 해드리자면, 원소 주기율표상 원소를 전이금속과 전이금속이 아닌 원소로 나눌 수 있는데 전이금속이 아닌 원소를 다루는 분야를 주족 화학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와 관련하여 유기체로만 이루어진 라디칼을 합성하고 그것의 응용성을 찾고 있습니다.
*라디칼(radical): 비공유 홀전자를 가진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원자 또는 분자이다.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반응성이 큰 특성을 가진다.
유기금속화학은 촉매를 합성하고 다루는 분야입니다. 촉매는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촉매가 없다면 진행되지 않을 반응이 진행되도록 해줍니다. 많은 화학자들이 촉매에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를 펼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촉매를 이용하여 만들지 못한 물질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새로운 물질들을 만들기 위하여 새로운 촉매를 디자인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훗날 새로운 촉매 개발에 성공한다면 자신의 이름을 붙인 촉매가 생길 수도 있겠죠(웃음). 이 두 분야 모두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그 물질들이 사람들의 생활을 더 윤택하게 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Q. 촉매에 대해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연대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촉매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이 있을까요?
새롭게 개발한 촉매가 사용된 반응의 생성물이 매우 중요하게 사용된다면 촉매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도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촉매에 대하여 특허를 내서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아무도 만들지 못했던 것을 만들었을 때 느낄 수 있는 보람입니다. 이러한 보람은 제가 연구를 계속 하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의 꿈은 저의 이름 혹은 같이 연구한 학생의 이름을 붙인 촉매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Q. 교수님께서 현재 전공 분야를 공부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현재 전공 분야가 원래 하고자 했던 분야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석사를 마치고 유학을 간 곳의 지도 교수님께서 하시는 연구를 배우면서 현재 전공 분야로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지도 교수님께서 수업을 굉장히 잘 가르치시고 대단하신 분이셔서 전공 분야를 정하는 데에는 지도 교수님의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아니었지만 유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에 현재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원래 관심을 가졌던 분야를 여쭈어봐도 될까요?
원래 하려고 했던 분야는 현재 전공 분야와 무기화학이라는 큰 틀은 같은 생무기화학이었습니다.
*생무기화학: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과 그와 관련된 분자들에 대하여 연구하는 무기화학의 한 분야이다. 특히 생물 시스템에 존재하는 금속이온이나 금속화합물의 생물학적 작용을 연구한다.
Q. 교수님과 같은 연구 분야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우선은 욕심을 부리며 뭔가 대단한 것을 하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열심히 하다 보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촉매와 반응을 만들 수 있고, 그러한 것들에 회사가 관심을 가진다면 금전적 혜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금전적 혜택을 목표로 연구를 하기 보다는, 이 분야가 가진 큰 매력은 아무도 만들지 못했던 것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사명감만 있다면 우리가 하는 분야를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즐겁게 연구하는 이은성 교수님. (사진 = 이은성 교수님 제공)
Q. 학부생, 대학원생 시절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학부와 석사를 포스텍에서, 박사를 미국에서 보냈습니다. 학부생 시절에는 엄청나게 놀았어요(웃음). 3학년 1학기 때까지 열심히 놀고 학점 관리도 전혀 안 했죠. 학생회 활동,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처음에 포스텍에 입학할 때 엄청난 꿈을 안고 들어간 데 반해,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1학년 때 친구들이 놀러가자고 하면 잘 놀러다녔습니다. 그러다 3학년 여름부터 연구실에서 연구 참여를 하며 고등학생 시절에 품었던 꿈이 탁 튀어나왔습니다. 정말로 과학자가 되어야겠다는 그러한 꿈이었죠. 그리고 제가 연구를 생각보다 잘 하더라고요(웃음). 연구가 적성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때부터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원 석사 때도 열심히 해서 운 좋게 논문도 많이 쓸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유학도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사 과정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박사 때 지도 교수님이 요구하시는 기준이 너무 높아서 그것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도 교수님의 매우 높은 스탠다드에 도달하기 위하여 열심히 하였고 박사 후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부 때 놀아서 대학원 때 조금 더 고생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웃음).
Q. 연구를 진행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생길 경우,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그럴 때 저는 등산을 합니다. 사실 등산을 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고 5년 전부터입니다. 그 전에는 연구도 나름 잘 되다가 이 시점부터 연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논문을 써서 투고해도 계속 반려가 되기도 했고요. 논문을 투고할 때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도 생각대로 안 되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1년 정도 지속되니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등산을 갔다 오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등산을 오랫동안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학부생 또는 대학원생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대학원생 시절, 연구와 관련되어 일타이피를 이뤄낸 경험이 있습니다. 석사 때 지도 교수님께서 훌륭하신 분이었는데 그 교수님께서는 제가 박사 과정도 같은 연구실에서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실험 한 번으로 대단한 결과 2개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 실험의 결과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지도 교수님께서 유학을 가도 되겠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죠. 그때가 저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유학에 대하여 고민이 있었는데 지도 교수님께서 유학을 가도 되겠다 말씀해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Q. 교수님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가져오게 한 실험에 대하여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다공성 물질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같은 실험에서 두 가지의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가지는 새로운 종류의 다공성 물질이 나왔어요. 고분자 중에서 차원이 높은 새로운 3차원 구조를 얻을 수 있었죠. 또 다른 하나는 아주 안정한 형태의 다공성 물질이 나왔어요. 하나의 실험으로 두 가지의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습니다.
*다공성 물질: 내부에 많은 수의 작은 기공이 있는 물질이다. 이러한 구조는 표면적이 넓어 반응성이 좋고 가볍다. 또한 어떠한 물질을 흡착하고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데에 유리하다.
Q.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교수님의 인생 책 또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소설가 조정래를 아시나요? 저는 조정래 소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그분의 책을 추천합니다. 노래의 경우, 넥스트를 아시나요? 고인이 되셨지만 신해철 가수가 결성한 넥스트라는 그룹이 있었고 그 중에 ‘해에게서 소년에게’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합니다.

한국도레이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이은성 교수님. (사진 = 이은성 교수님 제공)
Q.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인생은 한 번뿐이잖아요. 그래서 본인이 정말로 하고 싶고, 정말로 되고 싶은 것이 있다면 3가지 정도를 목표로 삼으세요. 가장 되고 싶다고, 가장 하고 싶다고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안 됐을 경우에 두 번째 목표를 위해 노력하면 되죠. 두 번째도 되지 않는다면 세 번째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하고 그렇게 열심히 한다면 결국에는 노력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젊었을 때 첫 번째 목표가 미국의 탑 유니버시티에서 교수가 되는 것이었고 두 번째 목표가 한국의 탑 유니버시티에서 교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에는 또 다른 목표가 있기는 하지만 여러분들도 목표를 딱 3가지 세우시고 매진하면 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학문이라는 것은, 지금도 인기 있는 학과들이 많이 생겨났잖아요. 그러나 학과, 학문이라는 것도 유행처럼 돌고 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본인이 소속되어 있는 학과라든지 연구 분야가 유행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본인이 소속되어 있는 학과가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 혹은 반대로 지금 본인이 유행에 앞서 나가는 학과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나중에 유행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너무 자만하지 말고 닥칠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이 선택한 것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실로 맺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민다연 기자 minda0612@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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