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4년 3월 신임교수 인터뷰] 지구환경과학부 국종성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7기 | 송주형

 * 소속: 지구환경과학부
 * 연구분야: 기후변화 메커니즘, 해양-대기 상호작용 및 엘니뇨 역학, 지구 생지화학 과정
 * E-mail: jskug@snu.ac.kr
 * Tel: 02-880-6725
 

 올해 3월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로 새로 부임하신 국종성 교수님을 인터뷰했다. 기후과학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교수님의 인간으로서의 면모도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였다. 기사를 통해 교수님께서 들려주신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구환경과학부 신임교수 국종성 교수님. (사진 = 국종성 교수님 제공)
 
 

 1. 올해 새로 부임하신 만큼 교수님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국종성이고, 서울대 대기과학과 94학번으로 들어왔었습니다. 서울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모두 해서 2003년 8월에 졸업을 했고, (해외에 잠시 있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해양과학기술원에서 5년, 포스텍 환경공학부에서 10년 정도 있다가 올해 3월에 서울대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2.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포스텍에서 10년 동안 교수를 해왔고, 교수가 처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소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포스텍에서 했던 것처럼 연구를 꾸준하게 계속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저와 같이 포스텍에 있다가 온 학생들이나 박사 후 연구원들이 서울대에서도 잘 적응해서 본인이 원하는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아무래도 자리를 옮겼으니까 좀 더 새로운 연구를 해봐야겠다는 마음도 드는 것 같습니다.

  
 3.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 나가실 연구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는 기후변화 연구인데, 기후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기후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기, 해양, 지면, 그리고 해빙의 상호작용을 연구하였는데, 요새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다른 시스템까지 고려합니다. 식물성 플랑크톤 등을 다루는 해양 생지화학, 육지의 식생, 탄소 순환, 대기화학 등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과 더불어 외부에서 변화가 주어졌을 때 그것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통해 예측까지 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환경과학부 신임교수 국종성 교수님. (사진 = 국종성 교수님 제공)
 
 

  
 4. 교수님께서 현재 전공 분야를 공부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98년도에 대학원에 들어왔는데, 기후를 연구하는 실험실을 선택해서 들어왔어요. 그때가 1997-98 엘니뇨*가 발생했던 때였습니다. 1997-98 엘니뇨는 지금까지도 가장 강력한 엘니뇨 중 하나예요. 그 당시에 저희 실험실에서 엘니뇨를 연구하시던 분이 한 분 계셨는데 그 분이 갑자기 군대를 갔어요. 1997-98 엘니뇨는 터졌는데, 연구할 사람이 없어서 지도교수님께서 연구실에 들어온 지 한 학기도 채 되지 않았던 저에게 '네가 앞으로 엘니뇨 연구를 해야되겠다'라고 하셔서 엘니뇨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으로 석사 논문과 더불어 박사 논문도 쓰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엘니뇨 연구를 제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인 엘니뇨를 연구하다보니, 다른 방면의 상호작용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극지 연구도 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기후변화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또, 기후변화를 연구하다 보니 아까 설명한 것처럼 대기와 해양만 연구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육상 생지화학, 해양 생지화학, 탄소 순환 등을 연구하게 되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기후를 연구하다보니 여러 분야에 걸친 넓은 이해가 필요하여 굉장히 많은 영역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 1997-98 엘니뇨: 1997년부터 1998년 사이에 발생한 엘니뇨이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과 중앙 태평양 지역이 평년에 비해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말하는데, 1997-98 엘니뇨는 특히 수온이 아주 많이 올라갔던 엘니뇨이다.
 

 1997-98 엘니뇨 당시 적도 태평양 지역의 수온 상승을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빨간색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높다는 뜻이다. (출처 = Yeh et al., 2018)
 
 

  
 5. 연구를 진행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생길 경우,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저는 뜻대로 안되는 경우를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원래 연구라는 건 기존에 어떤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 아이디어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맞는지 안 맞는지 증명을 하는 과정을 거치고, 만약 맞으면 논문을 써서 발표를 하고, 거기서 확장을 해나가는 과정인데, '뜻대로 안된다'는 게 뭔가 좀 애매한 질문이에요. 가설을 세웠는데 가설이 잘 안 맞으면 그게 '뜻대로 안된'것이고, 그럴 땐 그 가설을 버리면 됩니다. 그리고 또 새로운 주제를 정하면 됩니다. 앞으로 연구해야 될 건 엄청나게 많거든요.
 
 연구 진행이 야구의 타율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10번 타석에 나와서 3번 안타가 나오면 3할 타자라고 하잖아요? 저는 타율이 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연구 아이디어가 10개 있으면 한 절반은 실패하거든요. 절반을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는 게 아니고 그게 당연한 거예요. 제가 아인슈타인도 아니고 제 생각대로 다 될 수는 없죠. (웃음) 어차피 또 새로운 주제를 하면 되니까요. 방향을 조금 바꿔서 실패를 한다면 이게 왜 실패인지 생각해보고 다른 주제를 연구하고.. 어떤 주제를 하다가 안되면 과감히 버려요. (정확히는) 버리기보다는 홀딩(Holding)하는 거죠.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다른 주제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연구를 하는 거죠.

  
 6. 교수님께서 다른 교수님들과 같이 CO2 removal scenario (CO2 Ramp-up / Ramp-down) 실험*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신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해서 진행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대기과학 분야에서 한동안 그룹(group) 연구를 안해서 5~6년 전에 그룹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룹 연구의 주제를 저와 연세대 안순일 교수님과 한양대 예상욱 교수님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했어요. 어떤 주제로 우리가 앞으로 한 7년 동안 열심히 연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말이죠. 그때가 탄소중립이 한창일 때는 아니었지만 어쨋든 그 이슈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태껏 기후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의해 쭉 변하는 것만 연구를 해왔는데 이제 이산화탄소를 줄이게 되면, 즉 탄소 중립을 하게 되면 기후가 예전의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이러한 기후의 가역성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비가역적 기후변화 연구센터(IRCC, Irreversible Climate Change Research Center)'라는 것을 저희가 제안하였습니다. 연구과제 선정에서 한 번 떨어졌다가 재도전을 해서 결국 됐어요. 비가역성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해야 해서 연세대에서 Ramp-up/Ramp-down 실험*을 수행했고 이것에 대해서 저를 포함한 8명의 교수님이 다 달려들어서 연구를 하게 된 거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들이 많이 발견되었고, 당시 세계적으로 이 연구를 시도한 사례가 별로 없었는데, 우리가 시도한 이후 비슷한 연구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이 연구를 선구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CO2 removal scenario (CO2 Ramp-up/Ramp-down) 실험: 대기 중 CO2(이산화탄소) 농도를 강제로 증가시켰다가 그대로 다시 현재 상태로 줄이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실험이다. CO2를 줄이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CO2 removal scenario'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탄소중립이 실현되었을 때 기후변화가 어떻게 될 지 보여주는 실험이기도 하다. 이 실험을 통해 기후변화의 비가역성과 관련된 많은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CO2 removal scenario (CO2 Ramp-up/Ramp-down) 그래프
(출처 = Song et al., 2022)
 
 

  
 7. 교수님의 MBTI는 무엇인가요?

 저는 INTP입니다. 저는 P라서 완전 무계획적입니다. 10년 전에도 해봤는데, 그때도 INTP였어요. 그때는 INTP에 해당하는 요소들이 완전히 끝에 치우쳐져 있었습니다. 작년에 학생들이 해보라고 해서 또 해보니 결과는 여전히 INTP이지만 I, N, P는 거의 중앙으로 내려왔고 T만 여전히 끝에 있습니다. (웃음) 그래서 제가 학생들에게 선언했어요. 난 이제 F를 하겠다. F인 척하는 T가 되겠다. F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학생들은 아니라고 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8.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에게 정말 얘기해주고 싶은 건, 제가 학부 때 제일 후회되는 게 다양한 활동을 못해봤다는 거에요. 또 자연대에 많은 교수님들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과도 소통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어떤 교수님이든 학부생이 다가가서 조언을 구한다고 했을 때 좋아할 거예요. 그런 기회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제일 많이 후회하는 건 학부생 때 연애를 못했어요. 대학원 와서 처음 연애를 해봤거든요. 연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학부 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학부생 때는 그게 허용되는 시기니까요.

  
 참고문헌 및 사진 출처

 1. Yeh, S.-W., Cai, W., Min, S.-K., McPhaden, M. J., Dommenget, D., Dewitte, B., … Kug, J.-S. (2018). ENSO atmospheric teleconnections and their response to greenhouse gas forcing. Reviews of Geophysics, 56. https://doi.org/10.1002/2017RG000568
 2. Song, S.-Y., Yeh, S.-W., An, S.-I., Kug, J.-S., Min, S.-K., Son, S.-W., Shin, J., (2022). Asymmetrical response of summer rainfall in East Asia to CO2 forcing. Sci. Bull. 67 (2), 213–222. https://doi.org/10.1016/j.scib.2021.08.013.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송주형 기자 rachmaninoff@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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