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4년 9월 신임교수 인터뷰] 수리과학부 김기현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유경민

* 소속: 수리과학부
* 연구분야: 편미분방정식
* 이메일: kihyun.kim@snu.ac.kr
* 연락처: 02-880-6535

수리과학부 신임교수 김기현 교수님. (사진 = 유경민 기자)
 
 

Q.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2024년 8월부로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조교수로 부임하게 된 김기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KAIST 수리과학과에서 2016년에 학사 학위를, 2021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프랑스에 위치한 고등과학연구소(IHÉS)에서 3년간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올해 8월에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에 부임하였습니다.
 

Q. 교수님의 연구 분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제 연구 분야는 편미분방정식입니다. 열전도 방정식, 파동 방정식, 슈뢰딩거 방정식과 같은 방정식을 본 적이 있으실 텐데, 이러한 방정식은 모두 여러 개의 변수에 관한 미분방정식입니다. 이처럼 여러 개의 변수에 대한 미분 사이의 관계로 이루어진 방정식을 편미분방정식이라고 합니다. 말씀드린 방정식들은 모두 시간을 변수로 포함하는데, 이렇게 시간을 포함하는 편미분방정식들이 제 주요 관심사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특수한 꼴의 편미분방정식을 푸는 것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편미분방정식이 가지는 보편적인 성질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함수의 기울기를 나타내는 gradient라는 개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편미분방정식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풀고자 하는 편미분방정식의 해가 있을 때, 그 해를 받아서 어떤 스칼라 값을 내놓는 functional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범함수를 잘 잡아서, 그 범함수에 gradient를 취했을 때 우리가 풀고자 했던 편미분방정식의 해를 내놓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념들은 몇몇 특수한 편미분방정식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제가 관심 있는 여러 편미분방정식에 공통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풀고자 하는 편미분방정식에 따라 구체적인 증명 과정이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까 말씀드렸던 방정식들은 모두 시간을 포함하는 편미분방정식이기는 하지만, 파동 방정식의 경우 시간에 대한 이계미분 항이 포함되어 있고, 나머지 두 방정식의 경우 일계미분 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제가 관심 있는 편미분방정식이 저마다 세부적인 구조가 조금씩 다르기에, 자세한 증명 과정과 계산 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교수님의 학부생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A. 먼저 학업과 관련해서는, 다소 교과서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복습을 충실히 했습니다. 학부생 때 배우는 여러 교과목에 대하여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을 열심히 복습했고, 대신 예습은 따로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 2학년 때에는 학부 커리큘럼을 충실히 따라가다가, 3학년 때부터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대학원 과목을 수강하면서 더욱 심화된 내용을 배우고자 했습니다. 또한 수리과학과 과목뿐만 아니라 물리학과에서 개설되었던 양자역학 과목을 수강하기도 했는데요, 이 수업은 수리과학과 개설 과목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 중 하나입니다. 양자역학 수업을 들으면서 엄밀하게 증명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들을 끈기 있게 파고들며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은 제가 현재 연구하는 편미분방정식과도 관련이 있으니, 양자역학 수업을 들은 것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웃음)
 학업 외적인 부분과 관련해서는, 밴드에 가입해서 활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학부생 때까지는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해서, 악기를 취미로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학업 외적인 활동들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Q. 교수님의 대학원생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A. 처음 대학원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대학원에서 연구를 처음 진행할 때 교수님께서 저에게 제시해 주신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약 8-9개월 동안 그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였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문제를 푸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제가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들인 노력이 헛되이 버려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생각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었고, 생각을 하면서 얻었던 아이디어들은 현재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처음 교수님께 받은 문제를 푸는 것은 포기했지만, 그 이후에도 연구를 진행하면서 끊임없이 생각을 이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두지 않고, 그것을 계속 생각하여 발전시키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디어가 레이더에 잡히듯 떠오르게 됩니다. 비록 처음에는 문제를 푸는 데 실패했지만, 그 이후에는 끊임없이 생각하는 습관을 바탕으로 문제를 잘 풀고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교수로 임용되신 이후의 생활은 어떤가요?
 

A. 우선 계약직 신분이었던 박사후 연구원에서 정규직인 교수가 되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부모님께서 무척 좋아하시기도 하셨고, 직업의 안정성도 확보된 셈이지요. 하지만 박사후 연구원 때와 비교했을 때 업무량이 늘어나 연구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박사후 연구원 때에는 없거나 적었던 행정 및 수업 관련 업무들이 교수가 되고 나니 그 양이 꽤 많아져서 연구 시간을 확보하는 데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주일 단위로 저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해야 할 일을 분배합니다. 평일에는 행정 업무나 기타 잡무, 그리고 연구에 집중하고 주말에는 수업을 준비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때문에 평일에도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서 업무를 보고 가는 경우가 많고, 주말에도 자주 출근합니다. 대신 수면 시간은 충분히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서, 하루에 8-9시간은 자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잘 자야 업무 능률이 올라가더라고요.(웃음)
 

Q. 진로 고민을 하는 학부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아무래도 제가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다 보니, 저와 같이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수리과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대학원생 때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말씀을 이미 드린 바 있습니다. 연구자의 길은 솔직히 말하면 길고 험난합니다. 그렇지만 문제를 만났을 때마다 매 순간 계속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쉽게 포기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는 자세와 끈기 또한 필요합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존감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주변에 뛰어난 학생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 친구들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저는 이러한 자세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뿐더러, 자기 고유의 진로를 개척하는 데에도 방해가 됩니다. 때문에 타인의 성공이나 성취에 대한 이야기를 듣더라도 그것을 자신과 비교하기보다는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린 뒤, 자신만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모두 탄탄한 실력을 갖춘 뛰어난 학생들이기 때문에, 어떤 분야로 진출하든 관계없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유경민 기자 yukm0227@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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