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신임교수 인터뷰] 화학부 김상민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7기 김지엽
- 소속 : 화학부
- 연구 분야 : 무기 화학, 유기 화학, 고분자/재료화학
- 연락처 : 02-880-6640
올해 9월에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신임교수님으로 부임하신 분자결합설계 연구실 김상민 교수님을 인터뷰하였다. 교수님께서는 multiple center를 포함하는 새로운 화학결합을 개발하기 위해 분자 무기 화학의 개념을 이용하여 목표화합물을 합성하고, 응용 분야까지 확대하는 연구를 수행하신다.

화학부 신임교수 김상민 교수님(사진=김지엽 기자)
1. 올해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2025년 9월부터 화학부에 부임하게 된 김상민이라고 합니다. 연구 분야는 무기 화학이고, 그중에서도 좀 더 기초적인 학문 분야인 분자 무기 화학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분자 무기 화학이라고 하면 그 대상은 기본적으로 분자성 화합물이 되는데, 무기화학의 관심사가 되는 분자성 화합물을 만들어서 그에 대한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저는 여러 가지 성질 중에서 화학 결합에 좀 더 초점을 맞춰서 기존에 알려져 있는 화학 결합의 개념을 풍성하게 만들어 응용 분야까지 확대하는 연구를 하려고 하고 있어요.
2. multiple center를 포함하는 새로운 종류의 화학 결합에 초점을 맞추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multiple center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화학 결합의 경우 고등학교 때 배운 것과 대학교에서 배우는 개념이 다릅니다.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설명하는 화학 결합은 루이스 구조식으로 설명하는 고전적인 개념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거든요.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화학 결합은 두 원자 사이의 직접적인 결합인데 사실 화학 결합은 두 원자 사이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고 3개 이상의 원자들 사이에서 동시에 하나의 결합이 형성될 수도 있거든요. multiple center라고 함은 3개 이상의 원자가 동시에 참여하고 있는 화학 결합이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Borane의 화학 구조. 두 개의 붕소와 하나의 수소가 화학 결합에 참여하여 3 center, 2 electron bond 구조를 가진다.(사진=Britannica)
3.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20대의 10년, 청춘의 모든 시절을 서울대학교에서 보냈어요. 저에게는 제 청춘의 시절을 오롯이 보낸 추억의 장소인데 교수로서 돌아오게 되어서 감회가 굉장히 새롭습니다. 또 서울대학교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관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서울대학교에서 교수를 한다는 것은 서울대학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학계를 대표하는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가져야 되는 자리라고 보거든요. 그런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 또한 같이 느끼끼고 있습니다. 현재 막중한 책임감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켜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4. 교수님께서 현재 연구하고 계신 분야를 공부하시게 된 계기를 여쭙고 싶습니다.
제가 화학부로 진학을 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원래 기초 과학을 하고 싶어서 자연대에 진학하는 게 가장 1차적인 목표였습니다. 또한 제가 어려서부터 어떤 기초 학문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기초학문 전반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보니 화학뿐만 아니라 다른 기초 학문에도 관심이 있었고, 자연대 내에서는 천문학, 자연대 외적으로는 인문대학 철학과 전공 수업을 꽤 많이 들었습니다. 화학, 천문학, 철학 중 한 분야의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학문적인 방황을 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던 중 유기화학 전공 수업을 듣는데 유기 금속 화학이라고 하는 분야에 대해 잠깐 소개되는 수업이 있었거든요. 그때 이 분야를 처음 접하는 순간 되게 강한 학문적인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강의하시던 교수님께 학부생 인턴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렇게 화학 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됐어요.
5. 그렇다면 학부 때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천문학이나 철학은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을 하셨나요?
학부생 때는 원래 삼전공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제가 랩 인턴을 하기로 결정을 하게 됐을 때 화학에 집중을 해야 할 필요가 생겼고, 삼전공을 하게 되면 화학부 수업을 너무 적게 듣게 된다고 생각하여 이후에는 화학부 전공 수업 위주로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6. 학부 당시 동아리 활동을 하셨었나요?
제가 학부 08학번인데 2008년도에 베이징 올림픽이 있었거든요. 그때 펜싱 경기를 우연히 봤는데 그게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찾아보니까 서울대에 펜싱부가 있는 거예요. 그때부터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고, 석사 진학하기 전까지 계속 꾸준히 했습니다.
7. 유기 금속 화학이 어떤 분야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유기 금속 화학이란 유기화학과 무기화학의 경계에 있는 분야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주요 관심 대상은 유기금속 화합물이 됩니다. 유기금속 화합물의 기본적인 정의는 전이금속과 탄소 간 결합이 있는 모든 물질을 말하는데, 요즘에는 전이금속 또는 주족 원소 중심의 화합물이면서 동시에 유기화학하고의 연관이 생길 수가 있는 모든 분야를 통틀어 유기 금속 화학이라고 합니다.
8. 어떻게 교수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일단 대학원 생활, 연구 생활이 재미있었어요. 다만 이제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연구생을 시작할 때 교수라는 직업을 목표로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았어요.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다가 박사 4년 차 즈음에에 슬슬 졸업이 다가오니까 졸업 이후 진로를 정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미국 산업체와 학계 사이에서 고민을 했습니다. 미국 산업체 같은 경우에도 꽤 선도적인 연구를 할 수 있어서 연구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 자체체에 대해서는 선택지에 큰 차이가 없거든요.
다만 중점을 뒀던 부분은 어떤 곳에 가서 연구를 해야 내가 좀 더 즐겁게 연구를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저는 이제 남들이 정해준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제가 직접 문제를 설정하는 게 좋았고 거기에서 큰 재미를 느꼈거든요. 그러한 자율성을 가지려면 학계로 가는 게 맞고, 그중에서도 교수의 길로 가는 게 가장 재미있게 연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9. 학부 당시 랩 인턴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또한 학부 인턴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2학년 끝나는 겨울방학 때 유기화학 강의하신 교수님 연구실에서부터 인턴을 시작했고요. 그 뒤로 한 학기를 제외하고는 계속 인턴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부생들이 인턴을 맛보기 식으로, 혹은 졸업에 필요하거나 취업에 유리해서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반면 제가 미국에서 박사생활을 하며 느낀 점은 미국 학생들이 굉장히 활발하고 진지하게 인턴에 임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인턴 생활은 빨리 시작할수록 좋고, 실험실 보조 연구원으으로서 일하는 게 아니고 내가 직접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턴은 빨리 시작할 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실제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내가 필요한 지식이 무엇이고 내게 부족한 지식이 뭔지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학부생 인턴을 해보며 전공 수업이 되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인턴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학교 전공공수업을 현대 연구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고전적인 지식이겠거니 하는 나이브한 생각을 가지고 들었었어요. 그런데 연구를 진행해보니 전공 수업 중 중요하지 않은 게 없더라고요.
일찍 인턴을 시작하면 아무래도 전공지식이 부족한 만큼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모르는 내용이 전공 3,4학년 수업에 나온다는 걸 알게 되어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 연구실을 경험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하나의 세부 분야에도 여러 연구실이 있을 수 있고, 각 연구실이 관심을 두는 주제 또한 다르잖아요? 다양한 분야를 미리 경험해 보면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무엇인지 잘 파악할 수 있고, 대학원 진학에 있어서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해요.
10. 교수님께서 유학을 가셔서 박사과정을 밟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을 가신 이유와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실까요?
이전에 부임했던 대학에서부터 많은 학부생들이 유학 관련해서 상담을 많이 왔거든요. 제가 이 학생들에게 일관적으로 얘기하는 부분이, 한국의 대학 연구 수준이 전 세계적으로 비교할 때도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서울대 학부생들의 경우에는 유학을 간다고 하면 서울대보다 좋은 학교로 가야 될 텐데 사실 전 세계적으로 서울대만큼 좋은 학교, 연구 기관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학을 간다고 하면은 저는 두 가지 조건을 반드시 고려하라고 얘기를 해요.
첫 번째로 내가 정말로 연구하고 싶은 구체적인 분야가 있는데 그 분야를 연구하시는 교수님이 한국에 안 계시는 상황이 있겠죠. 제가 유학을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어요.
두 번째로 내가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을 때입니다. 한국에서 졸업하고 학위를 따면 해외에 정착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근데 해외에서 학위를 따면 그 국가에 정착할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높아져요. 사실 그 외에는 개인적으로는 유학을 별로 추천하지는 않아요. 내가 혼자서도 잘 지내는지, 낯선 외국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같은 유학을 나가야만 알 수 있는 개인적인 성향은 경험하기 전에는 알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유학을 나간다고 한다면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하셔야 돼요. 제가 프린스턴에서 박사과정을 했었는데 한국에서 굉장히 잘하던 학생들도 중도 포기를 한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만큼 굉장히 어려운 길이고 결심을 분명하게 하고 가셔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언어는 미리미리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11. 교수님께서 연구를 진행하시다가 어려움을 겪으신다면 어떻게 극복을 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라고 한다면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첫 번째로 과학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냐에 대한 어려움이 있을 거고 두 번째는 정신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네요. 두 번째 질문은 사실 저도 답을 모르기 때문에 첫 번째 질문에만 의견을 드려볼게요.
연구라는게 상대적으로 쉬운 주제를 가지고 진행할 수도 있고, 누구도 쉽게 해결책을 떠올릴 수 없는 어려운 문제로 진행할 수도 있거든요. 사실 저는 연구 주제가 굉장히 어렵고, 도전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어야만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연구가 잘 안 풀리고 어려울 때 갖는 정신적인 어려움은 별로 없었어요. 오히려 잘 안 풀리는 문제를 머리 싸매고 풀어나가는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이럴 때 과학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지에 대한 어려움은 연구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을 해보며 해결했습니다. 결국 시간을 들여 오래 고민을 하다 보면 답이 나오게 되더라고요.
12. 교수님과 같은 분야를 연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화학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긴 하지만, 어떤 특정한 분야를 연구를 한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입니다. 저도 학생들 상담을 많이 해봤는데, 많은 학생들이 연구 분야를 결정할 때 사실 흥미보다는 그 외적인 거에 초점을 맞추고 정할 때가 많아요. 과연 이게 취업이 잘 되는 분야인지, 혹은 교수가 잘될 수 있는 분야인지를 많이 고려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러지 말고 그냥 흥미를 따라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흥미를 가지고 연구를 하지 않고 외적인 이유로 어떤 분야를 연구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이 있거든요. 대학원 생활이란게 사실 고통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사실 어떤 분야를 가든지 먹고 살 길은 다 있고 흥미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일해야만 좋은 성과도 얻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너무 미래의 일을 생각하기보단 현재 본인의 흥미에 따라가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자연과학 대학 전체 학생들한테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철학 수업을 좀 많이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과학의 뿌리는 철학이거든요. 자연철학의 한 뿌리에서 발전을 하여 과학이라는 독자적인 학문이 자리를 잡은 건데, 철학이나 과학이나 결국 학문의 목적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이 우주에 대한 이해가 목적인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학부생 때 과학 철학뿐만 아니라 서양철학, 동양 철학 등 많은 철학 전공 수업들을 많이 들었었는데 그것들이 제 생각의 폭을 넓히고 유연성을 키우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과학 철학은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하고 있는 학문 자체가 가지는 기본적인 성질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13.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연과학을 하는 학생들은 제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 자기가 선택한 전공에 대한 불확실함, 그리고 그에 따른 무력감을 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근데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세상에 대한 이해를 하고 탐구를 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 자연과학도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후회 없는 훌륭한 학교생활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Britannica, Borane, https://www.britannica.com/science/borane, 2025.9.23. 방문.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김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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