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6년 3월 신임교수 인터뷰] 지구환경과학부 임교선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학생기자단 자:몽 7기 | 이시아
 

*소속: 지구환경과학부
*연구분야: 구름/강수 모델링, 대기물리 현상 이해
*E-mail: kyosunlim@snu.ac.kr
*Tel: 02-880-8861
 

   올해 3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 부임하신 임교선 교수님은 대기물리 모델링, 구름-강수-에어로졸 상호작용, 위험 기상 분석을 연구하는 대기과학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인 대기과학에 매료되어 연구를 이어온 교수님의 여정과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1. 서울대학교에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26년 1학기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 부임하게 된 임교선입니다. 저는 연세대학교에서 학부를 마친 후 석박 통합과정으로 2011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 후 미국 에너지부 산하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에서 4년 동안 박사 후 연구원과 Scientist로 근무하였고, 귀국 후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였습니다. 이후 경북대학교에서 7년 반 동안 교수로 재직하다 이번에 서울대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2.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현재 1학년 ‘대기과학’ 수업을 맡고 있는데, 학생들이 굉장히 똑똑하더라구요. 질문도 많이 하고, 제 질문에 대한 대답도 잘해서 앞으로 만날 학생들도 더욱 기대가 됩니다. 또 같이 온 대학원생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더욱 열심히 연구하고 있어 함께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3.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 나가실 연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먼저, 구름 강수 모델 개발이 있습니다. 개발한 모델을 기상청에서 예보하는 데 쓰도록 현업화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에어로졸-구름-강수 상호작용, 위험 기상 분석도 하고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분야를 연구하고 있고, 원자력 연구원과 계속 협업하면서 고해상도 모델을 활용해 오염 물질 확산을 예측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기상/기후 수치 모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물리 과정을 개선/개발하고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3-1. 최근에 하고 계신 연구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경북대에 있을 때는 보다 작은 기상 시공간 스케일의 구름 강수 모델을 개발했었는데, 서울대에 온 후 ‘한국형 차세대 기후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더 큰 규모의 기후모델에 사용되는 구름 강수 모델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여러 물리 매개변수를 상황에 따라 동적으로 최적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기상 모델과 기후 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델 격자 안에서 운량(Cloud Fraction)의 고려 여부입니다. 기존에 제가 개발해온 중규모 기상 모델은 수평 해상도가 약 1km 수준으로 특정 격자 안에 구름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격자 전체가 구름으로 채워져 있다고 가정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반면 기후 모델은 수평 해상도가 약 50~200km 정도로 구름이 격자 전체를 덮기보다는 일부 영역에만 분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한 격자 안에서 구름이 차지하는 비율, 운량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3-2. 대기과학 연구 분야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AI가 대기과학에 가져다 줄 변화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최근 기상과학원에서는 ‘알파웨더’라는 AI를 개발해 한반도의 단기 기상을 예측하는데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가 차원에서 AI를 대기과학에 활용하기 위해 관련 과제를 선정하기도 했는데요. 이렇듯 대기과학 분야에서 AI기술은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상 모델을 구성하는 여러 물리 과정 중 AI 활용이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복사 과정'입니다. 복사 과정은 대기 중 기체의 파장별 산란/흡수 특성, 에어로졸 등 오염물질의 광학적 특성, 구름과의 상호작용 등 모수화해야할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수치 모델 내 물리 과정 중 계산 비용이 가장 큰 부분으로 꼽힙니다. 이 복사 과정을 AI로 에뮬레이션(Emulation)하여 모델의 적분 효율성을 향상시킨 연구가 국립기상과학원을 통해 과거 진행된 바 있습니다. 복사 계산에 필요한 입력 변수를 AI 모델에 주면, 지표에서의 상향/하향 단파(태양) 복사량과 장파(지구) 복사량, 대기 최상층(TOA)에서의 반사 단파 복사량 및 방출 장파 복사량 등을 직접 산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훈련 방법으로는 수치 모델을 반복 수행해 얻은 고품질 결과만 선별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거나, 재분석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됩니다.
 
   대기과학 분야에서 AI 사용의 장점은 계산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단점은 AI가 GPU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전력소모가 크다는 점입니다. 또한 입력 변수에 따른 아웃풋만 보여주기 때문에 그 중간 과정에서 어떠한 물리현상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구름 강수 모델을 예로 들면, AI 모델은 각 격자점의 운량이나 강수량 같은 최종 산출값만을 출력합니다. 이 결과만으로는 실제로 어떤 물리 과정이 작동했는지, 즉 빙정 생성 및 성장, 강수 입자의 융해, 물방울의 충돌/병합, 수증기의 응결 등 개별 미세물리 과정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AI는 계산 효율에서 강점을 갖지만, AI 만으로 대기 물리 과정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4. 교수님의 주요 논문에 ‘WDM6 (WRF Double-Moment 6-Class)’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WDM6의 모수화 방안은 제가 박사과정 때 개발했던 구름 강수 모델입니다. 구름 강수 모수화 방안의 최종 역할은 지표에 강수를 얼마나 내리는지 예보하는 것인데요. 구름 물방울이 비가 되어 내리는 과정, 빗방울의 크기와 충돌-병합 과정에 따른 성장 과정, 온도 변화에 따른 눈 형성 여부, 난류 등의 개입으로 인한 물방울의 움직임을 전부 코딩하여 넣은 모델입니다. 실제로 기상청에서 예보를 할 때 쓰이고 있습니다.
 
   ‘WRF Double-Moment 6-Class’에서 ‘Double-Moment’는 대기수상의 질량과 수농도를 같이 예단하는 것입니다. 구름 강수 모델에서 질량은 지표 강수 예보를 위해 항상 예단되야 하는 물리량이고, 거기에 수농도를 함께 예단한 것을 Double-Moment라고 합니다. WRF는 미국 기상과학원(NCAR)에서 만든 중규모 모델의 이름입니다. WDM6가 WRF 모델에 포함되어 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여러 기상청과, 학교, 연구기관에서 예보와 연구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Single-Moment 6-Class를 사용했는데, 이건 혼합비만 예단한 것입니다. 제가 박사 때 이를 발전시켜 WDM6가 된 것이죠. 최근에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저희 대학원생이 싸라기의 밀도 예단을 포함한 KDM6(KNU Double-Moment 6-class)라는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이 모델은 작년부터 기상청 단기 및 초단기 현업 예보를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어로졸-구름 상호작용, 매개 변수 최적화 등의 연구도 이러한 구름 강수 모델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5. PNNL에서 어떤 연구를 수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후에도 연구자들과 교류하거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PNNL에 가게 된 이유는, 졸업 후 더 넓은 연구 환경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함께 연구하며 학문적 경험을 쌓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상 선진국인 미국을 가고 싶었어요. 또한 PNNL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 중 하나인데, 시애틀에서 차로 3-4시간 거리에 있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조성된 마을에 위치해 있습니다.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라 안정적이기도 했고, 연구 그룹의 규모가 큰 곳에서 여러 과학자들과 교류하며 근무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지원한 곳이 여러 군데 있었는데, 결국 PNNL에 붙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PNNL에서의 연구 생활은 제 기존 연구 분야를 확장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기상 모델을 연구했었는데 당시 PNNL에서는 기후 모델을 초점으로 연구하는 사람을 뽑았기 때문에 저도 관련 연구를 수행했었습니다.
 
   박사후연구원(Post Doctoral Researcher) 이후 사이언티스트(Scientist)가 되면서부터는 부서를 옮겨 관측 자료를 분석하는 일도 했습니다. 모델을 연구하는 분들 말고도 관측하는 분들과도 함께 연구하게 된 것인데, 특히 관측 자료를 처리해서 2차 생성물을 만드는 분들과도 연구했었습니다. 이분들과 현재도 같이 공동 연구 논문을 작성 중이고, 박사 과정생 한 명은 작년 겨울 두 달간 PNNL에 방문해 같이 연구하고 새로운 기술도 배워오는 등 PNNL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5-1. 관측 연구와 모델 연구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기상/기후 모델을 개발하거나, 모델을 통해 산출된 자료를 통해 위험 기상을 분석하거나, 어떤 모델이 제일 나은지를 비교 평가하는 등의 연구를 모델 연구라고 합니다. 반면 관측 연구는 AWS(Automated Weather station)나 ASOS(Automated Surface Observing Systems)의 지점 관측 자료, 레이더/라이더/존데와 항공기 등의 관측 기기를 통해 얻은 자료를 활용해 여러 기상 현상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는 연구입니다.
 
   관측의 경우 특정 지역에서 '집중 관측'이 이루어지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된 국제공동연구(ICE-POP 2018, International Collaborative Experiments for PyeongChang 2018 Olympic and Paralympic winter games)의 일환으로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대규모 국제 집중 관측을 수행했습니다. 국내외 첨단 기상 장비들과 기상청 운용 레이더망을 활용하는 한편, 강원도 평창 일대에 연구용 레이더 및 라이다, 그리고 구름미세물리 관측기기들을 조밀하게 추가 배치했습니다. 특히 일반 강수 레이더보다 파장이 짧은 Ka 밴드 구름 레이더도 동원해 강수 입자뿐만 아니라 그보다 훨씬 작은 구름 입자의 미세물리적 특성까지 관측했습니다.
 
   이를 통해 강원도 겨울철 기상현상이 어떤 미세물리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하는지 알아내고자 했는데요. 지표에 내린 눈 시료 분석은 물론, 상층 레이더 관측 자료와 지표면 결정 이미지 자료를 종합해 강수 입자가 싸락눈(Graupel, 과냉각 물방울이 빙정 표면에 달라붙어 형성되는 불투명한 얼음 알갱이)에 가까운지, 아니면 응집(Aggregation, 여러 눈 결정이 서로 달라붙어 만들어지는 함박눈 형태)에 가까운지를 판별하고, 어떤 대기 환경 조건에서 각각의 강수 유형이 만들어지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기상청 현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KDM6 모델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모델연구와 관측연구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관측 자료를 통해 검증하거나, 관측자료를 활용하여 모델을 개발/개선하기도 합니다. 모델의 민감도 실험을 통해 특정 지점에 관측 설비를 보강하는 등 서로 상호작용하며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5-2. 기후 연구에서는 모델링과 관측이 어떻게 활용되나요?

   기후 연구에서도 모델링뿐만 아니라 관측 자료 분석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AWS, ASOS 등의 장기 관측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강수량 변화 추이를 분석하는 식입니다. 국외에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ARM(Atmospheric Radiation Measurement) 관측망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연구자들은 이 장기 관측 자료를 활용해 기후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고, 모델의 물리 과정을 보완하는 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기상과 기후 연구는 관측과 모델링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방법론은 유사하지만, 관심을 두는 현상의 시공간 규모가 다릅니다. 기상 연구가 좁은 지역에서 수 시간 ~ 수 일 단위의 현상에 주목한다면, 기후 연구는 엘니뇨/라니냐, 북극 진동(AO) 같이 수개월에서 수십 년에 걸쳐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대규모 현상을 다룹니다.
 

6. 현재 전공 분야를 선택하게 되신 계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분야에서 특히 흥미를 느끼시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가 고3 때 처음 생긴 1학기 수시제도를 통해 대학에 입학했었습니다. 학과를 정할 때, 연세대 이과대학의 과들을 쭉 펼쳐놓고 흥미가 없는 것부터 하나씩 소거해 봤는데요. 남은 과들 중 대기과학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우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어요. 또 수학, 생물학, 화학, 통계학 등을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인 학문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결국 대기과학과로 지원해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연구 생활을 하며 특히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내가 개발한 모델이 실제 예보에 쓰인다는 점입니다. 기상청 예보에 저희가 만든 모델이 활용되고 있고, 내가 만든 모델을 통해 얻은 예보를 지켜보는 게 요즘 가장 흥미롭습니다.
 

7. 교수님의 연구실에서는 어떤 분위기로 연구가 이루어지나요? 학생들을 지도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개인의 성향과 능력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지도하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어야 효과가 나는 학생들에게는 제가 조금 더 압박을 주기도 하고, 이런 압박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는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저희 연구실의 특징은 학생들이 교수인 저를 불편함 없이 대한다는 점인데요. 학생들이 함께 런닝을 하러 가자고 제안을 하기도 하고, 다같이 회식을 한 후 2차 회식을 저희 집에서 하거나 막차가 끊기면 학생들이 저희 집에서 자고 가기도 했습니다(웃음). 최근에는 유행하는 ‘버터런’을 하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제가 달리기를 좋아해서 저희 학생들에게 피곤할 때 연구실 안에만 앉아 있지 말고 같이 달리기를 하러 가자고 종종 얘기하는데, 이렇게 연구 외적인 것들도 학생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다고 연구 이외의 것들을 학생들과 너무 많이 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너무 많이 하면 학생들도 질릴 수 있으니까요(웃음).
 

8. 평상 시 체력이나 수면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잠이 많은 편이라 매일 꼭 8-9시간은 자려고 합니다. 고3 수험생 시절에도 잠이 보약이라고 생각해서 늘 잠을 충분히 자는 대신 깨어 있는 시간에 해야 할 것들을 효율적으로 끝내려고 했어요.
 
   주로 달리기를 통해 체력 관리를 하는데요. 방학 때는 거의 매일 5km씩 뛰고, 학기 중에는 그만큼 시간이 많지 않아 대신 최대한 많이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요즘에는 퇴근 후 요가 유튜브를 보면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어요. 또 잠을 잘 자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커피 한 잔씩 마시던 습관을 버리고 아예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있습니다.
 

9. 연구를 진행하시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생길 때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연구를 하다가 잘 안 풀릴 때, 저는 주로 몸을 움직입니다. 몸을 혹사시킨다는 느낌으로 주로 많이 뛰면서 생각을 비우고, 이후에 다시 연구실에 돌아와 앉아 있는 거죠.
 
   학생 시절 끝이 없어 보이는 연구를 계속하면서, 원하는 가설대로 결과가 안 나오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칠 때가 있었는데요. 그럴 때는 작은 종이에 그림을 한 장 그렸습니다. 연구는 결과가 바로 안 나와서 답답했는데, 작은 그림으로나마 한 장의 결과를 완성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거죠. 그러면 복잡했던 생각이 조금 비워졌어요. 이렇게 머릿속을 환기시킨 후에 다시 조금씩 연구를 하다보면 새로운 방향성이 떠오르면서 다시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10. 학창 시절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좀 부끄럽지만, 학부 1, 2학년 때는 굉장히 열심히 놀았어요(웃음). 1학기 수시에 합격하면 고3 여름 방학 때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때 친해진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과 대학 내내 같이 여행도 다니고, 서로 집에 놀러 가서 카드게임도 하고 많이 붙어 다녔어요.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 이 친구들끼리 학점 내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4명이 내기를 해서 1등이 10만원을 내고, 2등이 5만원, 3등은 3만원, 4등은 0원... 이런 식으로 돈을 모아 같이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는 거였죠. 그 때 항상 1,2등을 하던 친구가 있었고, 저는 주로 3,4등을 했습니다. 이때 1,2등 하던 친구들이 졸업할 때 대표로 상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 했어요.
 
   그러다 3학년이 됐을 때, 본격적으로 전공에 진입하고 대기과학과 선후배들과 어울리면서 학업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1, 2학년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일단 이것저것 다양하게 경험해보면서 본인이 원하는 게 뭔지 찾아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대학원 진학에 관심있다면 인턴을 해보고, 취업을 할 거라면 기업 인턴을 해볼 수도 있고, 창업을 하고 싶다면 작은 스타트업에서 미리 경험을 쌓아보고,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본인이 정말 원하고 잘하는 게 뭔지 찾는 거죠.
 
   돌이켜보면 저는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쌓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이 다 대학원에 진학하니까 저도 자연스럽게 대학원에 가게 됐는데, 다행인 건 대학원 생활이 저에게 잘 맞았다는 거예요. 대기과학을 공부하면서 코딩이나 모델링을 하는 게 저에게 잘 맞아서 계속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시 학생시절로 돌아간다면 다른 과 수업도 들어보고, 복수전공도 해 보고, 동아리 활동도 더 다양하게 해볼 것 같아요.
 

11. 교수님의 MBTI는 무엇인가요?

   저는 2개가 번갈아 나옵니다. ISTJ와 ESTJ인데요. 교수가 되고 나서는 항상 ESTJ가 나오는 것 같아요. 대학원생 때랑 미국에 있을 때는 주로 ISTJ가 나왔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때는 I가 나오고, 다른 사람들고 함께 회의를 하거나 앞에서 강연할 일이 많을 때는 계속 E가 나오는 것 같아요.
 

12.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본인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행복해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으니까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애쓰기 보다는, 진심으로 자기가 행복한 길을 택하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무엇인지 계속 찾아보고, 본인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요.

 
 
자연과학대학 학생기자단 자:몽 이시아 기자 siasia7788@snu.ac.kr
카드뉴스는 자:몽 인스타그램 @grapefruit_snucn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