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2년 신임교수 인터뷰] 물리천문학부 천문학전공 황호성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3기 | 이해찬



* 소속 : 천문학과
* 전공 : 외부은하, 관측우주론
* E-mail : galaxy79@snu.ac.kr
* Tel : 02-880-8150


인터뷰 중인 황호성 교수.(사진=허은제 기자)



자:몽에서 2021년에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신임교수로 임용되셨지만, COVID-19로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했던 황호성 교수님을 찾아뵈었다. 19동 209B호에서 황호성 교수님한테서 들을 수 있었던 그의 철학을 기사 전문을 통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자연대에 새로 오시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학생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물리천문학부 천문학전공 황호성입니다. 은하와 우주를 연구하고 있고, 동료 및 학생들과 함께 행복하게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천문학자입니다.


2.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제가 공부했던 대학원에서 학생들과 다시 같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3. 이제 서울대학교에서 새로운 연구실을 꾸려 나가시게 되실 텐데,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나가실 연구 계획의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로 은하와 우주를 연구하고 있는 천문학자인데요.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하는 관측 천문학자로서 제 연구를 시작했고, 요새는 관측 자료와 우주에 대한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측 천문학자와 이론 천문학자의 중간 단계에서 두 측면을 모두 잘 이해해보고자 하는 게 저의 연구목표가 되겠네요.
구체적으로는 은하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시간에 따라 진화하고, 어떻게 우주 내에서 분포하는지, 또 그 은하들의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암흑 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정체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제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4. 관측 결과를 컴퓨터 수치 모의실험 기반의 예측과 비교해 우주를 연구하신다고 들었는데, 관측 결과가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와 일치할 때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예측과 관측 결과가 잘 일치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모의실험 과정에서 필요한 물리 법칙을 우리가 알맞게 대입해서 잘 작동했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심심한 것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문제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에요. 그러다 보니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문제를 찾는 것이에요. 학부에서 공부하는 지금은 문제를 푸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지만, 연구를 하다 보면 문제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일이 돼요. 좋은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연구의 가장 큰 줄기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5. 교수님께서 천문학은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천문학에 대한 관심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옛날에는 몰랐는데 제가 과학책, 그중에서도 천문학책을 즐겨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은연중에 물리와 천문학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다들 한 번씩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별의 일주 운동이라는 사진을 보신적 있으실 거예요. 별이 선을 그리며 이동하는 사진인데, 저는 그것이 굉장히 신기했어요. 당시에는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진은 어떻게 찍는지 궁금했어요. 나중에 B 셔터를 이용해 별의 일주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굉장히 재밌었던 것 같아요. 또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선배들이 작은 망원경으로 목성, 토성 등의 행성을 관찰하시더라고요. 교과서에서만 보던 행성들을 직접 작은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도 굉장히 놀라웠어요. 이런저런 일화들을 겪다 보니 자연스레 천문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결국에는 천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네요. 즉 아마추어 천문학에서 시작해서 천문학 교수가 된 것이죠.


6. 교수님께서 연구를 계속하시면서 느끼신 천문학만의 즐거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제가 존경하는 한 교수님께서 천문학의 가장 큰 단점이 너무 재밌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천문학은 정말 재밌는 학문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대전 한국천문연구원 정문에 가면 “우리는 우주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요. 해당 글귀가 천문학자들이 하는 일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 같아요. 철학적인 질문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며 우주를 사유하는 것이죠. 엄청나게 광활한 우주에 비해 우주 먼지와 같이 작은 존재인 우리가 우주를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러한 매력 때문에 천문학을 계속 공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7. 지금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교수님으로서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시지만, 한때는 교수님께서도 학부생, 대학원생이셨을 것입니다. 당시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교수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여러분들과 비슷하게 대학에 입학할 당시에는 아인슈타인과 같은 대단한 과학자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가졌던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캠퍼스의 낭만을 이루기 위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별 보는 동아리, 총학생회, 신문 동아리, 노래패 최대한 다양한 동아리를 해봤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된 것 같아요. (웃음) 자랑은 아니지만, 성적 중에 F 학점도 있고 학사경고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도 저는 아직도 대학생 때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본 것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참고로 오해 방지를 위해 말하자면 대학생은 열심히 놀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천문학을 계속 공부하겠다는 꿈은 잃지 않도록 노력했던 것 같긴 합니다.
대학원생 때에는 고민도 많이 하고, 방황도 되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공부하기 힘들 때마다 계속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내가 이 일을 그만두면 무엇을 해야 할지, 박사 학위는 언제 취득하지, 박사를 졸업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등의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면서 부모님도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항상 잠식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에 충실하기보다는 미래에 대해 짐작하고 걱정하는 태도를 가졌던 것이죠. 이러한 태도의 단점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열심히 하게 된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이 불편하긴 해도 확실히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미리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좋다는 것입니다.
저는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학생들에게 희로애락을 가능한 만큼 많이 겪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희로애락을 겪다 보면 좋은 건 좋은 대로 나쁜 건 나쁜 대로 나중에는 인생의 피가 되고 살이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 때에는 고민도 많이 하고 방황도 많이 해보고, 그와 동시에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또 한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꿈을 좇기 위해 필요한 것에 집중하면 좋겠어요. 가령 학자가 되고 싶다면 본질은 단순하죠. 공부를 하는 것이에요.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연구하면 되는 거예요. 본질은 접어둔 채로 성적을 빠르게 올리기 위한 방법과 같이 부수적인 것에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을 보면 부수적인 것들에 대한 추구가 본질에 대한 것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 테지만 본질에 충실하다 보면 기회가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연과학대학에는 자연과학을 공부해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온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제가 당부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들이 친구들과 또 교수님들과 재미있고 행복하게 공부하면 좋겠다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기에 앞서 다양하게 공부해보고 또 다양하게 놀고 쉬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받을 일이 매우 많을 거예요. 그런데 학생들을 보면 공부는 잘하는데 어떻게 쉴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대학생 때 가능하면 다양하게 놀아보면서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익혀두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나중에 연구자가 된 후 어려움이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쉬다 올 수 있거든요. 연구하다 보면 아무리 문제가 안 풀리는 것 같더라도 잠시 쉬다 오면 해결책이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다들 많을 텐데,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미리 익히고 그를 바탕으로 여러분들이 재미있는 공부를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이해찬 기자 andy7438@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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