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3년 3월 신임교수 인터뷰] 생명과학부 신혜영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5기 | 신민영



* 소속: 생명과학부
* 전공: 신경생물학
* E-mail: hyeyoung_shin@snu.ac.kr
* Tel: 02-880-4416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신혜영 교수님. (사진 = 신민영 기자) 2023.05.02.


우리가 감각을 인지하고,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모든 과정은 신경세포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신경과학은 이러한 뇌와 신경계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분석하여 인간의 정신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지각 작용을 중심으로 신경과학 연구를 하고 계신 신혜영 교수님의 연구를 향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Q. 얼마 전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번 3월에 생명과학부에 새로 부임하게 된 신혜영입니다. 2013년에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졸업하였고 2019년에 브라운대학교에서 뇌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올해 2월까지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지냈습니다.


Q.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연구자로서 본인의 아이디어를 좇아 가장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직책이 대학 교수입니다. 그래서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갈망하는 직업이 교수인데요. 서울대학교처럼 연구 환경이 좋고 교수 개개인이 본인의 최대 역량을 발휘할 발판을 만들어 주는 대학에 자리를 잡을 수 있어서 벅차도록 좋습니다.


Q. 지각의 신경 기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신경과학 연구를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나가실 연구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흔히 시각 작용을 생각할 때 카메라에 비유해서 생각하기가 쉬운데, 우리 뇌에서 이뤄지는 시각 작용은 카메라처럼 시각 정보를 정확히 표현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시각 정보를 해석하고 그 시각 정보의 원인이 되는 사물을 유추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유추가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 뇌에 이 세상에 대한 모델이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 뇌에 내재해 있는 모델을 연구하기에 아주 적합한 도구가 착시현상입니다. 시각 정보가 충분히 있는 명확한 시각 자극과는 달리 착시 현상은 이미지에는 없는 정보를 우리 뇌가 만들어 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카니자 삼각형(Kanizsa triangle)이라는 착시 현상을 사용해서 지각 작용 중의 유추 과정이 대뇌의 시각 부위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이 연구를 토대로 우리가 지각정보가 부족 할 때 지각 유추를 어떻게 해 내는지, 감각 세계에 대한 모델이 대뇌에 어떻게 새겨져 있고 지각 작용 중 어떻게 이 모델이 활용되는지를 시스템 신경과학(systems neuroscience)과 계산 신경과학(computational neuroscience)의 방법론을 빌려 연구하고자 합니다.


Q. 계산 신경과학(computational neuroscience)의 방법론으로 연구를 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컴퓨터를 이용하여 사람의 지각을 어떻게 연구하는지 궁금합니다.

  계산 신경과학(computational neuroscience)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컴퓨터가 주가 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지각이나 인지 작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신경세포가 어떻게 연결되었을 때 특정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인지 추론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신경생물학 연구를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배움의 즐거움에 혹하여 학자가 되고 싶다는 장래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학부 시절에는 어떤 학문에 제가 가장 관심과 열정이 있는지, 제가 제일 하고 싶은 연구가 무엇인지 찾고자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어요. 그래서 생명과학은 물론이고 다른 과 수업까지 굉장히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신경과학(neuroscience)과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교과를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뇌의 인지 작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여 우리의 생각을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산 신경과학(computational neuroscience) 분야의 접근 방식에 큰 매혹을 느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신경생물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뇌과학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의 생각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옛날에는 우리의 ‘영혼’과 몸이 별개의 것이라는 mind-body dualism이 일반적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신비롭게만 여겨지던 ‘생각’이 실은 뇌 활동에 기반되어 있고 심지어 뇌 활동만 보고도 생각을 해독해 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흥미진진합니다.


Q. 학부생, 대학원생 시절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궁금한 게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평소에 공부하다가도 배운 사실을 응용한 새로운 질문을 생각해 보고, 그 질문을 다룬 논문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러한 논문이 있다면 그 논문에 나아가 어떤 연구를 더 해 볼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구상해 보는 게 가장 재미있고 보람 있었습니다.


Q. 학부생 때 읽으면 좋을 책 한 권 추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많은데 그중에서 제가 최근에 읽은 책 한 권이 생각납니다. Weike Wang의 ‘Chemistry’라는 소설책인데요, 화학을 전공으로 하는 대학원생이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점들을 수필처럼 적어 두어서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제가 대학원 가기 전에 읽었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대학원에 가고 싶은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교환학생, 대학원 및 박사후연구 기간을 모두 미국에서 보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미국 학계의 방대한 규모와 다양성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미국은 학문 교류의 장입니다. 대학원생, 박사 후 연구원, 교수들 모두가 전 세계 여기저기서 모인 만큼 사고방식도 다양하고 문제 접근 방식도 다양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한 워낙 규모가 크고 학자 수도 많은 만큼, 같은 질문을 풀어내기 위한 서로 다른 방법론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용이합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원 때는 전문 분야의 확립을 위해 실험 장치 조립부터 시작해서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하다가, 박사 후 연구원 때는 주로 협동 연구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이렇게 혼자서 하는 연구와 함께하는 연구를 모두 해 볼 수 있었던 미국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제가 학자로서 발전하는 데는 아주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Q. 교수님께서 교수의 길을 걷게 되신 계기와 언제부터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계속해서 배울 수 있는 학자로서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학부에 들어가면서 생각했던 교수라는 직업과 대학원에 진학한 후 알게 된 교수라는 직업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연구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즐거웠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가장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는 곳이 대학 학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교수라는 꿈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아직 제가 박사과정 학생을 입학부터 졸업까지 지도 해 본 경험은 없지만, 제가 멘토링 해서 키운 학자들이 학문에 기여하게 되는 것만큼 큰 보람도 없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교수님과 같은 연구 분야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저는 열정과 근성,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장 흥미를 느끼고 열정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는 분야, 연구 주제를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박사 학위를 하는 동안 아이디어는 시작에 불과하고 성실함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 연구 분야의 특성상 한 주제로 연구를 적어도 3년 이상은 하게 되는데요. 따라서 본인의 연구 주제에 대해 단순한 관심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하겠다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지만 실험은 첫 10번은 실패하기 마련이니 근성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Q. 실험은 첫 10번은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연구를 하면서 실패를 겪었던 경험과 그걸 극복해 낸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원에 들어가서 처음에 실험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제가 손놀림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정밀한 작업을 하는 데에 부족함이 있었고 특히 까다로운 기술을 다룰 때에는 실패도 여러 번 겪곤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학원에 들어와서 계속 이런 기술 익히기만 하고 있다는 점에 지치기도 했었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확립하려면 적어도 한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해 보는 경험이 소중한 것 같아요. 그래서 돌이켜 보면 굉장히 좋은 교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애플 기업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졸업 연설을 우연히 접하고 굉장히 감명 깊게 들었는데요. 그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는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학생으로서 진로 고민이 많으실 텐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열정입니다. 하루 종일 해도 질리지 않고 재미있는, 열정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은 일을 찾아서 진로를 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본인의 열정을 찾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니 도전 정신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보셨으면 합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신민영 기자 snu_clar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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