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인터뷰

[2023년 9월 신임교수 인터뷰] 물리천문학부 박홍규 교수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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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5기 | 김경원

*소속: 물리천문학부
*전공: 나노 물리와 나노 광자학, 생물 물리, 응집 물질 물리
*E-mail: hgpark@snu.ac.kr
*Tel: 02-880-4218 (연구실)
 

 이번 학기에 물리천문학부 물리학전공 교수님으로 새로 부임하신 박홍규 교수님을 인터뷰했다.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할 때 특이한 성질을 나타내고, 나노 단위로 작아진 레이저는 그 효율이 극대화되기도 한다. 박홍규 교수님은 이런 나노 단위의 물질을 연구하며 광학, 생물, 양자 등 다양한 분야에 나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박홍규 교수님 (왼쪽). (사진 = 박홍규 교수님 제공)
 

1. 새로 부임하신 만큼, 아직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23년 9월부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 새로 임용된 박홍규입니다. 고려대학교 물리학과에서 16년 동안 교수로 재직했고, 이번에 서울대학교로 오게 되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2. 서울대학교의 신임 교수님이 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전에 해보지 않은 연구를 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교수님들이 많이 계신 서울대학교로 이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도전적인 연구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3. 교수님의 연구 분야와 앞으로 이곳에서 펼쳐 나가실 연구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기본적으로는 광학입니다. 즉, 빛의 특성에 관해 연구하고 있고, 요즘에는 특히 나노 단위에서의 빛의 행동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나노 물질과 빛이 상호작용할 때, 일반적인 물질에서와는 조금 다른 일들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이 나노 물질과 나노 구조체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현상들을 연구합니다.물리학 자체가 굉장히 기초적인 학문이고, 연구자의 흥미에 의해 연구가 진행되지만, 광학은 물리학 중에서 실생활에 응용될 수 있는 여지가 많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광학으로 인류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싶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가장 밀어주고 육성하려고 하는 분야가 양자 쪽이잖아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이슈이기도 하고요. 그중 양자컴퓨터가 매우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사실 이 양자컴퓨터에 사용되는 초전도체의 동작 온도가 너무 낮다 보니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빛도 양자잖아요. 그래서 빛을 활용하여 양자컴퓨터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울대학교에서 빛을 이용한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등의 조금 더 도전적인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4. 연구실 홈페이지에 세 가지 연구 분야 (Multifunctional Nanowire devices, Ultrasmall nanolasers, Nano-bio Electronics&Photonics)가 소개된 것을 보았습니다. 언뜻 봐서는 “나노”라는 단어 외에는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데, 서로 어떤 관련성을 가지고 있나요? 
 

 관련성이 “나노”밖에 없는 게 맞아요. 그게 사실 나노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숙명이에요. 예를 들어 배터리 연구는 화학공학이나 신소재, 재료공학부에서 하지만, 이것을 작게 만드는 건 또 나노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연구하거든요.
 
 나노 단위에서 빛과의 상호작용이 달라지는 이유는 표면적 때문이에요. 쪼개지지 않은 물질 하나와 수많은 나노 물질을 모은 덩어리의 부피는 같을 수 있지만, 나노 쪽은 표면적이 커서 빛과 더 잘 상호작용하거든요. 이것을 연구하다 보면, 빛과의 강한 상호작용을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쥐의 뇌에 빛을 쪼여주어 쥐를 움직이게 해보기도 했고, 양자화된 각운동량을 갖는 레이저를 만드는 것도 연구했어요.
 이렇게 나노 과학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가 매우 크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과 공동 연구를 많이 하고 싶었어요. 실험실 규모도 컸으면 좋겠고요. 그래서 서울대학교로 오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5. 연구하시는 분야 중 반도체의 “Nanowire”가 무엇인가요?
  

 전자나 빛을 추적하고 싶은데, 이것이 3차원 공간에서 움직인다면 계산이 너무 복잡해지게 되죠.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낮은 차원에서 문제를 푸는 것을 좋아해요. 대표적인 예시로 아주 얇아 전자가 2차원으로만 이동하는 그래핀이 있죠. 하지만 그래핀은 내부에서 빛이 다니지 않기 때문에, 광학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요. 이후 개발된 다른 물질은 전기와 빛이 모두 잘 통해서 그것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중 Nanowire는 1차원 선형 구조로, 빛이 직선으로만 이동해요. 이 구조를 아주 길게 키우면, 대략 1차원 전체를 구현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빛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6. Ultrasmall nanolaser를 개발하는 것은 왜 중요한가요?
   

 일반적으로 모든 소자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효율이 높아져요. 예전에는 학교에서 레이저를 공부할 때 팔뚝만 한 헬륨네온 레이저를 보여줬는데, 이제는 그걸 안 쓰고 그냥 레이저 포인터로 설명하죠. 제가 알기로는 큰 레이저는 효율이 1%도 안 되는데, 레이저 포인터는 아주 작은 건전지로도 작동하죠. 레이저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효율이 증가하는 폭이 아주 커요. 그래서 효율 좋은 초소형 레이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7. 교수님께서 현재 전공 분야를 공부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이전부터 커다란 장비를 가지고 뚝딱뚝딱 만드는 것이 굉장히 멋있어 보였어요. 제가 카이스트를 나왔는데, 그때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떤 연구실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지 잘 몰랐어요. 그래서 인턴을 알아보다가 어떤 연구실에 가게 되었는데 그곳이 마침 반도체 웨이퍼 같은 걸 다루는 연구실이었던 거죠. 거기서 관련 연구를 하다 보니 나노 과학 쪽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8. 교수님과 같은 연구 분야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나노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아주 많은 분야를 공부한다고 아까 말씀드렸죠. 그러니 당연히 여러 분야를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9. 학부생, 대학원생 시절의 교수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고등학교 때보다 대학교 때 공부를 훨씬 많이 했어요. 제가 과학고를 2년 다니고 카이스트에 갔는데(1994년 입학), 대전이 1993년에 대전 엑스포를 한 뒤에서야 발전하기 시작했어요. 아무것도 없이 학교에 갇혀서 산 거죠. 제가 한성과학고 1기여서 선배들도 없고, 많은 동기들이 카이스트 대신 서울대에 가서 되게 심심했어요. 그래서 물리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10. 어떻게 교수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혹시 MBTI가 뭐예요? (기자: ISTP입니다.) 저도 ISTP거든요. 이렇게 인터뷰도 잘 못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ISTP 특징을 보면 모험을 좋아하고, 똑같은 것을 반복한다는 것을 싫어한다고 되어 있어요. 제가 딱 그랬던 것 같아요. 대학원 가면 무엇을 하고, 박사 몇 년 차 때에는 논문 몇 개를 쓸 건지를 막 계획하고 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박사 말년에 갑자기 실험이 잘 되고, 논문도 잘 나오고 해서 “내가 연구에 좀 재능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며, 좀 더 큰물에서 활동하고 싶어 갑자기 미국으로 가서 연구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교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11. 연구를 진행하다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 생길 경우,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요즘에는 좀 여러 가지 주제의 연구를 하며, 한쪽에서 안 되면 다른 쪽에서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제일 힘들 때는 한 4개 정도 다른 연구 주제를 동시에 했는데 4개가 다 안 되고, 그렇다고 다섯 번째 주제를 만들기에는 감당이 안 될 때지요. 그런데 다른 걸 좀 하다가 다시 첫 번째 주제로 돌아오면 진척이 있을 때도 있어요.
 
 교수는 대학원생들과 상호작용을 많이 하잖아요. 교수의 학부 강의는 교수의 역할 중 일부이고, 많은 시간을 대학원생을 교육하는 데 씁니다. 여기서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독립적인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거예요. 그렇다고 교수가 연구에 대한 답을 아는 것도 아니지요. 교수가 답을 안다면 그것은 연구하는 훈련이 아니에요. 교수는 학원강사가 아니라 대학원생과 함께 동료처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연구가 잘되지 않아도, 학생들과 함께 공부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기도 해요.
 

12. 학생들에게 추천해 주실 만한 책이 있을까요?
 

 제가 부끄럽게도 요즘 책을 많이 못 읽어요. 제 방에도 교과서밖에 없어요. 그런데 책은 다 읽을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20대 초반에 읽어야 하고, 20대 초반에 읽었을 때 어떤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들이 있을 거예요. 그때의 감성이 있고, 그때만 읽을 수 있는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13.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학부생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혼자서 진로 관련 책을 보고 고민하는 건 하지 마세요. 대신, 혹시 인턴을 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하세요. 저는 특히 서울대의 가장 큰 장점이 세계적인 교수님들이 모여 있다는 점 같아요. 
 
 사실 진로는 대학 동기나 1~2년 선배 등이 뭘 했는지 보면 돼요. 그런데 고민한다는 것은 그게 안 되는 상황일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학생들을 몇 년 동안 봐왔던 사람들이 바로 그 학과 교수님들이에요. 인턴을 하며 교수님들과 교류하면 진로 고민이 생겼을 때 교수님들이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선배를 소개해 주는 등 굉장히 도와줄 수 있는 게 많아요. 최소한 교내에서는 교수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거죠. 교수님들께 인턴을 하겠다고 하면 생각보다 더 좋아하세요. 심지어 지구환경과학부 학생이 뜬금없이 화학과에 가서 인턴을 하겠다고 해도 좋아하실 거예요. 진로 관련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세계적인 대가들이 많이 모여 있는 학교는 흔치 않으니,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14.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교 때가 제일 고민 없이 행복한 시절이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잘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취업 준비를 1, 2학년 때부터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니, 최소한 서울대 학생은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요즘 학생들은 자격증도 따고, 토익 공부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러지 말고 그냥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대학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술만 먹으라는 소리는 아니고,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경험을 해보고, 놀면서 공부도 하세요. 왜냐하면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 이런 일들을 잘 못하게 되거든요. 그러니 여유가 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는 학생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김경원 기자 kw_kim@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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