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이벤트

2024학년도 여름과학봉사캠프를 다녀오며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6기 | 하현호송승헌
7기 | 김민혁, 송승헌

쨍쨍 퍼지는 매미의 울음과 눅눅함을 퍼뜨리는 익살맞은 장맛비가 무더위를 속삭이는 여름, 자연과학대학은 7월 30일부터 8월 1일, 2박 3일간 개최된 “2024학년도 여름과학봉사캠프”(이하 과봉)를 준비하고 진행하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2007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온 과봉은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학생들이 자연과학을 친근하게 여기게끔 도와주는 행사이다. 올해 과봉을 통해 강원도 인제군, 강원도 태백시, 전라북도 고창군, 경상북도 영덕군, 경상남도 거제시의 고등학생 멘티 210명과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재학생 멘토 130명이 서로의 만남을 기대하게 되었다. 과봉은 박준섭 단장, 정태양 기획부단장, 이도예 행정부단장의 총괄 아래 준비되었다. 과학봉사단은 행정부와 기획부로 나뉘며, 행정부는 다시 재무처, 지역강연팀, 지역대표단으로 기획부는 디자인팀, 레크리에이션팀, 실험팀, 멘토링팀, 프로젝트팀으로 나뉘었다. 행정부의 노고를 통해 과봉이 전하고자 했던 멘토와 멘티의 연결, 과학봉사의 유익함, 과학의 재미를 잘 표출할 수 있었다. 과봉 기획부는 5월 2일, 과봉 멘토는 6월 7일까지 자연과학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하였다. 과봉은 <2024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미래인재학교)>의 일환으로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될 수 있었다.

과봉 책자의 표지와 그 안에 수록된 시간표. 멘티들은 책자를 받고서 프로그램의 설명을 읽을 수 있었다.

7월 30일, 과학으로 이어진 멘토와 멘티

 멘토와 멘티 모두가 기다려온 7월 30일의 태양이 여름과학봉사의 시작을 알리었다. 이번 과봉에서 디자인팀의 역할은 단체복과 책자 제작이었다. 멘토들은 깔끔한 디자인의 단체복을 입으며 과봉에서의 의지를 다질 수 있었고, 멘티들은 개성있게 정리된 책자를 받고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멘토와 멘티가 만났다. 오랜 시간 키워온 들뜸이 무색하게, 만남은 어색함의 시간을 맞이했다. 먼저 인사를 해야 할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고민하며 끊기는 대화 속에서 개회식이 열렸다. 레크리에이션팀이 준비한 프로그램으로 본격적인 과봉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레크리에이션 진행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아이스브레이킹 프로그램이 열정적으로 시작되었다. 어색함도 잠시 진행자가 끌어올린 분위기 속에서 멘토와 멘티는 더 편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인사를 건넸다. 곧이어 자연스레 서로의 이름을 외울 수 있는 출석부 게임이 진행되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사이 우리의 조원이 누구인지 인식하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아이스브레이킹으로 밸런스 게임과 빙고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서로에게 물어보고 대화를 통해 알아가며 멘토와 멘티 사이의 거리는 가까워졌다. 물어봤던 질문을 바탕으로 빙고 게임도 진행하여 재미있는 과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불이야!”
 아이스브레이킹이 끝나는 즈음에 갑자기 지역 총괄 멘토가 발연기 섞인 외침을 내질렀다. ‘화학 실험실’에서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본격적인 레크리에이션이 시작된 것이다. ‘화학 실험실’ 방화 사건의 용의자로 자연대 6개 학과/부 소속의 사람들(성수학, 안통계, 강지구, 박물리, 송화학, 유생명)이 지목되었다. 이제 인솔 멘토는 형사, 멘티들은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이 되어서 사건의 단서를 추적해 나간다.

레크레이션팀이 준비한 게임의 진행 모습. 용의자 안통계가 수행한 화학실험을 릴레이 게임을 통해 따라가고 있다. (사진 = 송승헌 기자)

레크리에이션팀은 용의자 각각의 진술에 맞추어 6개의 게임을 준비하였다. 멘티들이 재미와 승부욕을 담아 게임을 즐기고 나면 진행자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 카페 이용 기록 등의 수사 자료를 나누어준다. 6개의 게임을 모두 수행한 후 모인 자료를 바탕으로 멘티들은 누가 방화사건의 범인일지 머리를 맞대었다. 화학 실험을 싫어한 안통계, 화학부 조교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박물리, 그냥 느낌이 싸한 강지구 혹은 그 이외의 용의자 중에서 누가 범인일지, 증언의 모순을 간파하고 곳곳의 힌트를 찾아내며 진실으로의 길로 추리를 이어나갔다.

토크퀴즈쇼의 진행 모습. 네 명의 멘토가 나와 각자의 이야기를 멘티들에게 전하고 있다. (사진 = 송승헌 기자)

 열중했던 레크리에이션이 끝났다. 활동적인 게임을 통해 멘토와 멘티는 어색함을 날리었다. 더불어 멘토와 멘티가 더 가까워지기 위해 과봉은 멘토와 멘티가 소통을 나눌 수 있는 기회, 토크퀴즈쇼를 준비하였다. 각 지역마다 3명에서 5명의 멘토를 지원 받아서 각 멘토는 멘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의 이야기를 하나씩  준비했다. 멘토들의 이야기 보따리는 펼쳐졌고, 멘티들의 집중은 앞으로 모였다. 특별한 경험에서 새로움을, 일상적인 경험에서 공감을, 재미있는 경험에서 웃음을 함께 나누며 멘토와 멘티들은 더 깊은 관계를 맺었다. 현실적인 이야기도 나누었다. 몇 년 전까지의 멘토는 지금의 멘티와 같은 처지였다. 고등학생으로서 갖는 방황과 고민, 더불어 그것들이 어떻게 가치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멘토들이 가장 잘 안다.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눈 토크퀴즈쇼 다음으로, 진솔한 길잡이를 전해준 입시 멘토링이 진행됐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멘토는 고등학교 생활의 일상과 일대기를 준비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었다. 자연과학대학으로의 진로는 어떻게 정하게 되었는지, 서울대학교에 오기 위해 매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본인만의 공부 방식은 무엇이었는지를 드러내는 멘토의 면모가 방금까지 함께 웃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함께 게임하고 이야기하며 이제야 서로 친해진 것 같은데, 입시 멘토링을 끝으로 과봉 1일차 프로그램이 끝났다. 앞으로의 프로그램을 더욱 기대하며 서로의 이름을 특별하게 이어준 아이스브레이킹, 레크리에이션, 토크퀴즈쇼와 입시 멘토링을 기억해본다.

7월 31일, 유익함으로 가득 채운 과학봉사

 첫째 날을 통해 멘토와 멘티가 이어질 수 있었다면 둘째 날에는 멘티들이 많은 것들을 얻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하루가 실험팀과 멘토링팀이 각각 기획한 실험과 모의면접으로 가득찼다. 멘토와 멘티 모두 진지하게 임했던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기 전, 멘토들이 실험을 준비하는 동안 멘티들은 학장단 강연을 들었다. 과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 자연 속 과학을 알려주시는 등 재미있게 과학을 알린 강연이었다. 실험의 시간이 찾아왔다. 실험팀은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4개의 실험을 기획하였다. 각 멘티들은 해당하는 실험실에 들어가서 멘토의 지도 아래 실험을 수행하고 관련 개념을 배웠다.

수학 실험의 진행 모습. 멘토가 앞에서 Nim 게임의 규칙을 설명해주고, 멘티들은 동전을 잡으며 게임을 즐겼다. (사진 = 태백 지역 행정부 제공)

 수학 실험은 동전으로 진행하는 Nim 게임이었다. Nim 게임의 규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  멘티들은 2줄 Nim 게임을 즐겨본 후 멘토들은 2줄 Nim 게임의 필승전략을 찾으라고 한다. 멘토의 조언을 따라가며 멘티들은 어느새 역추적을 통해서 필승전략을 찾아내었다. 다시 2줄 Nim 게임을 해보며 깨달음을 눈으로 확인하던 중 이제는 멘토가 3줄 Nim 게임의 필승전략을 찾아보라고 한다. 다른 규칙의 필요성을 느낀 멘티들은 이진법과 XOR 연산에 대한 설명을 듣고 n줄 Nim 게임의 필승전략을 수학적으로 일반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다시 찾아낸 방식으로 Nim 게임을 여러 번 진행해 보며 추상적인 사고와 복잡한 컴퓨터 속에만 있던 수학은 동전이 되어서, 멘티들의 손안으로 들어왔다.
 “빛이 다른 빛 또는 장애물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물리 실험실에 들어가서는 빛의 파동성을 알 수 있었다. 실험 전 멘토에게 파동의 간섭과 회절, 하위헌스의 원리와 푸아송 스팟에 대해 들으며 ppt 화면 속 신기한 사진과 그림을 실제로 볼 수 있는지 의구심과 기대감을 키우게 된다. 단일 슬릿과 이중 슬릿을 만들며 몇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빛의 회절과 간섭을 확인해본다. 시간이 남는다면 오목렌즈를 붙인 레이저와 시침핀의 거리를 조절해보며 푸아송 스팟도 눈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화학 실험실에서는 두 가지의 실험을 진행하였다. 전기분해 글씨쓰기와 화학정원 만들기를 할 수 있었다. 전기분해 글씨쓰기는 익숙한 개념인 물의 전기 분해 실험과 지시약을 통한 산-염기 판별을 결합한 실험이었다. 전해질과 지시약, 물을 담은 페트리 접시에 전기를 흘려보내면 전기 분해된 수산화 이온과 지시약이 반응하여 글씨가 써졌다. 화학정원 만들기는 반투막과 삼투 현상을 이용해 유리병 안에서 금속 규산염을 길러 정원을 만드는 것이다. 유리병에 물유리를 담은 후 조심스레 여러 색의 금속염을 넣는다. 아무 반응이 없는 것 같다가 어느샌가 흩뿌린 금속염이 산호초처럼 피어나 담은 물유리의 꼭대기까지 솟아올랐다.
 생명 실험실에서는 멘티들이 브로콜리와 시금치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식물의 세포벽, 세포막, 핵막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끝에 브로콜리의 DNA 추출과 시금치 광합성 색소 분리 실험을 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한약을 만드는 듯이 브로콜리와 시금치를 막자사발로 갈아본다. 멘토의 설명을 따라 에탄올을 붓거나 전개액을 담으니, 그 끝에서 교과서 안에서만 보던 DNA와 광합성 색소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실험 중에 호기심과 함께 뛰던 심장이 실험이 끝나자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자라고 웃음이 피어나던 과봉에도 긴장감이 휘몰아쳤다. 멘토링팀이 준비한 모의면접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멘토링팀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면접을 멘티들이 접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면접 문제를 제작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때 면접의 경험은 지금이 처음일텐데, 즐기러 과봉에 온 멘티들은 갑작스런 시련을 마주하게 되었다. 전날 프로그램이 끝나고 모의문제를 받았지만 처음 보는 문제 유형에 머리가 텅 비고, 이 문제에 대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입술과 맥박이 마구 떨린다. 멘티들은 내일 면접을 본다는 사실에, 멘토들은 혹여나 멘티가 겁 먹고 도망갈까봐 걱정스런 밤을 보냈는데, 그 모의면접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모의면접을 진행하는 모습. 한 명의 멘티에게 두 명의 멘토가 면접관이 되어 모의면접을 치르었다. (사진 = 태백 지역 행정부 제공)

 순서를 기다리는 멘티는 대기실에서 모의문제와 멘토링팀이 준비한 면접 가이드를 읽어본다. 그러던 중 인솔멘토가 자신의 조 이름을 부르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문제 풀이실로 이동한다. 제한시간이 흐르면서 문제를 푼다. 시간이 끝나면 다시 인솔 멘토를 따라서 면접실로 이동한다. 교실 문 밖 복도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풀이를 읽어보며 시간이 다가왔다는 알림을 듣는다. 면접실 문을 연다. 교실 안에는 두 명의 멘토가 면접관이 되어서 앉아있다. 정신없이 준비한 답을 말하는데, 중간에 면접관이 예상 외의 질문을 던진다. 최대한 침착하게 아는 대로 대답하였더니 면접 시간이 끝나있었다. 면접관을 맡은 멘토들이 칭찬과 웃음, 피드백과 조언을 나누어주면서 긴장 넘치던 분위기가 점차 누그러졌다. 면접이 끝난 멘티는 대기실로 돌아가 십자말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한, 녹음된 면접 내용을 통해 조마다 멘토들에게 추가로 피드백을 받으며 뿌듯한 마음과 성취감을 멘티들은 숨길 수 없었다. 긴 하루를 짧게 보냈다. 학장단 강연과 더불어 실험팀과 멘토링팀의 노력으로 멘티들은 과봉의 둘째 날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었다. 실험과 모의면접에서 느낀 호기심과 긴장감의 여운을 조금씩 어루만지며 과봉의 마지막 날을 기대하게 되었다.

8월 1일, 과학은 재밌다

 둘째 날에 멘토는 멘티에게 실험과 면접 등 과학에 대해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진리는 아직 말하지 않았다. 과학은 재밌다는 사실이다. 과봉 마지막 날의 프로그램은 멘토와 멘티가 함께 과학의 재미를 마구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멘토링팀이 준비한 것은 침 마르는 모의면접만이 아니었다. 셋째 날의 오전 프로그램은 멘토링팀의 과학골든벨로 소란스러웠다. 과학 골든벨은 개인전이 아니라 한 조가 하나의 칠판을 받은 후 팀전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약 5명의 조원이 상의를 통해 하나의 정답을 결정해야 했다. 탈락은 존재하지 않았고 각 문제마다 점수가 부여되어 답을 맞추면 점수를 획득, 최종 점수를 통해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멘토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멘티가 맞혔을 때 외치는 함성뿐이었다. 골든벨 문제는 오로지 멘티의 역량으로 풀어야 했다.

과학 골든벨의 진행 모습. 진행자의 주도 아래 멘티들은 화면에 띄어진 문제의 답을 적었다. (사진 = 송승헌 기자)

“도전~ 과학 골든벨!” 골든벨 진행자의 신명나는 오프닝과 함께 과학 골든벨이 시작됐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1부 골든벨에서 멘티들은 답을 아는 문제 앞에서 승승장구로 칠판을 번쩍 올렸다. 그러나 점차 난이도가 올라가며 고민의 시간이 늘어났다. 아무 갈피도 못 잡은 채 어쩔 수 없이 칠판을 올리는 조, 서로 자신의 답이 맞다고 주장하는 조, 가위바위보로 문제의 정답을 찍는 조 등 어려워진 문제 앞 커진 목소리는 다양하게 표출됐다.
1부 골든벨이 끝나고 약간의 쉬는 시간을 보낸 다음, 문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고와 함께 2부 골든벨이 진행되었다. 2부 골든벨에서 다른 점은 ‘멘토 찬스’가 있다는 것이었다. 2부 골든벨이 진행되는 동안 각 조는 문제의 답을 멘토 한 명에게 물어볼 수 있는 멘토 찬스를 두 번 받았다. 제한된 사용권에 몇몇 조는 멘토 찬스를 사용하기 망설였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문제 앞에서 하나둘씩 사용을 선언하는 조가 늘어났다. 멘토 찬스를 사용하려는 멘티들 앞에서 멘토들은 자신의 조를 구원하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다가도, ‘나도 이거 모르겠는데” 하는 눈치를 넌지시 보내기도 하였다. 마찬가지로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골든벨 2부를 마무리하며 각 조는 자신들이 맞힌 문제의 점수와 순위를 확인하였다. 과학 골든벨을 통해 멘티들은 평소 맞혀야 한다는 압박 아래서 풀었던 과학문제를 시끌벅적하게 맞이하며 재미있게, 웃으며 자신들의 과학 상식을 늘릴 수 있었다.
 어느덧 과봉에는 마지막 프로그램만이 남았다. 과봉의 화룡점정, 프로젝트팀이 기획한 과학 프로젝트가 멘토와 멘티를 기다렸다. 멘토의 주도를 멘티가 따라갔던 그동안의 프로그램과 달리, 프로젝트는 멘티들이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게끔 설계되었다. 프로젝트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시간이 나뉘었고, 전반부 프로젝트는 다시 탐구형 과제와 제작형 과제로 나뉘었다.
 탐구형 과제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으로 작도, Combinatory Logic quiz, 하노이 탑이 준비되었다. 탐구형 프로젝트는 멘토가 보기에도 어려울 정도로 문제 난이도가 상당하였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를 기어코 해결한다는 자연대의 정신을 나누기 위해서 전날 새벽까지 풀이와 인수인계서를 공들여 제작한 프로젝트팀의 수리과학부 팀원, 전날 공부하여 어떻게 멘티들을 도와줄지 고민한 멘토, 처음 보는 문제이지만 기필코 풀어내겠다는 멘티가 하나의 의지로 모여 조금씩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전반부 프로젝트 진행 모습. 조별로 제작을 담당하는 멘티와 문제를 푸는 멘티가 역할 분담을 통해 나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 송승헌 기자)

 제작형 프로젝트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의 주제를 각각 담은 3개의 과제가 준비되었다. 중앙 매대가 마련되었고 그곳에서 멘티는 수행하고자 하는 과제의 준비물을 받아갈 수 있었다. 제작이 완료된 후에 다시 중앙 매대로 돌아와 과제 담당 멘토에게 프로젝트 수행을 검사받고 약간의 문제를 풀어서 점수를 받았다.
 물리학 프로젝트의 주제는 시간 측정 장치 만들기였다. 진자를 제작하며 시간 측정 장치를 설계해야 했다. 멘티는 진자의 주기를 구하는 식을 바탕으로 매달아야 할 실의 길이를 계산하고 진자가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들어야 했다. 멘티는 각자의 방법을 떠올리며 시간을 측정한다는 목표를 어떻게 수행할지 고민했다. 제작을 마친 조는 중앙 매대로 가서 담당 멘토의 주도 아래 자신들의 시간 측정 장치를 가지고 12초, 21초, 30초를 측정하여 실제 걸린 시간과의 오차율을 바탕으로 점수를 받는다.
 화학 프로젝트의 주제는 비중계 제작하기였다. 물리가 시간 측정 장치 만들기였다면 화학은 밀도 측정 장치 만들기인 셈이다. 재료를 받은 멘티들은 작은 빨대와 고무찰흙을 통해 비중계를 만들어 눈금을 표시한다. 비중계 제작과 함께 정보 처리 기능사 과제가 주어졌다. 통계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멘티들에게 엑셀 사용법을 알려주려는 의도가 있었다. 멘티들은 밀도와 눈금의 상관관계를 찾고 엑셀을 통해 그래프로 표현하였다. 제작한 비중계와 엑셀을 가지고 중앙 매대로 돌아가면 담당 멘토가 제작한 미지의 용액 3개가 준비되어 있다. 멘티들은 자신들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미지의 용액의 밀도를 추측하고, 실제 밀도와의 오차율을 바탕으로 점수를 받는다.
 생명과학 프로젝트는 DNA 모형 제작이다. 멘티들은 특정 펩타이드 호르몬의 아미노산 서열과 코돈표를 받는다. 이를 해석하여 해당 호르몬을 생성하는 DNA 모형을 개시 코돈과 함께 수수깡을 통한 이중 나선 구조로 표현했다. 숨겨진 과제로 A-T, C-G가 갖는 수소 결합을 각자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표현하는 문제가 남아있었다. 멘티들은 각각 수소 결합을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며 생명과학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였다.
 오만가지의 과제 앞에서 멘토와 멘티 모두 머리를 싸매다보니 어느덧 전반부 프로젝트의 마감이 다가왔다. 약간의 정리 시간을 가진 후 후반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후반부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팀 기획부 멘토들이 직접 제작한 기후변화를 주제로 하는 간단한 보드게임이었다. 멘티들은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의 현실을 보드게임으로 마주하며 현재 지구가 처한 상황과 선택할 수 있는 대응을 살필 수 있었다. 매 차례 기온이 올라간다는 규칙 아래에서 게임이 종료되었을 때 기온 상승을 최대한 막은 조가 승리하는 경쟁형 프로젝트였다. 게임에 사용되는 카드는 현상 카드, 대응 카드, 피드백 카드로 나뉘어서 각각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현상,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 기후 시스템의 양의 피드백/음의 피드백과 관련된 내용 및 효과가 담겨있었다. 티핑 포인트의 개념도 규칙에 반영되어서 게임 속 기온 상승이 2℃를 넘으면 다음 차례부터 기온 변화가 두 배로 뛰어올랐다.
 게임 초반에는 기온 상승이 크지 않아서 멘티들은 여유롭게 상황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러나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부터는 기온 변화가 급격해지면서 대응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과정에서 멘티들은 티핑 포인트를 넘지 않도록 대응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가졌다. 대응 카드 중에는 원자력 발전이나 지구공학과 같이 부작용의 여지가 있는 대응도 포함되어 있었다. 주사위를 굴려 자금을 빼앗기기도 하고, 상대의 대응 카드를 삭제도 하는 변수도 존재했다. 서로의 지구를 공격하고 자신의 지구는 지키며 멘토와 멘티들 모두 하나 되어 웃음꽃이 핀 현장이었다. 게임을 진행하며 멘티들은 지구 온난화 및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듯 했다.

 폐회식이 종료된 후 단체 촬영을 가진 모습. 수료증과 제작된 프로젝트 결과물을 들고 환히 웃은 멘토와 멘티들을 볼 수 있다. (사진 = 태백 지역 행정부 제공)

후반부 프로젝트까지 마치고 난 후, 모든 멘토와 멘티가 한 자리에 모였다. 폐회식이 시작되었다. 이전 프로그램의 순위 발표와 상품 수여식을 가진 다음, 지역 총괄 멘토의 진행 아래 2024년 과봉의 폐회식은 진행되었다. 사흘 동안 과학을 진심으로 즐겨준 멘티들에게 수료증이 배부되었고, 단체사진 촬영식도 있었다. 짧았던 시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멘토와 멘티가 서로 SNS를 공유하거나 카톡방을 개설하는 등 후에도 만남을 기약하며 행복한 이별을 맞이하였다.
과학으로 점철된 2024년의 여름은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멘토와 멘티를 나누는 구분 없이, 다른 사람으로 말미암아 한 사람이 배우고 놀라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과봉에서의 경험이 멘토와 멘티 모두 앞으로의 발걸음에 힘을 보탤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하현호 eskimha2@snu.ac.kr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김민혁 kim909088@snu.ac.kr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송승헌 song818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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