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이어진 2025 여름과학봉사캠프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7기 | 홍림수
8기 | 김병재
그 여느 때보다 쨍쨍한 태양과 선명한 밤하늘의 별들이 여름임을 알려줄 때, 자연과학대학은 “2025학년도 여름과학봉사캠프”(이하 과봉)로 새로운 인연들과의 만남을 갖게 되었다.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총 4박 5일간 진행된 이번 과봉에서는 학생들이 4개의 지역에 찾아가 멘토링, 과학 실험, 프로젝트 진행 등 다양한 과학 봉사 활동을 수행하였다. 과봉은 2007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학습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 ‘자연과학’과 ‘교육’이라는 주제로 지역 멘티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학년도에는 경상남도 거제시, 전라북도 고창군, 경상북도 영덕군, 강원도 태백시 네 지역에 137명의 멘토가 파견되었고, 211명의 멘티가 참여하였다. 과봉은 기획단장 김가연(물리천문학부 22)과 기획부단장 최유섭(통계학과 23)을 필두로 레크레이션팀, 디자인팀, 실험팀, 프로젝트팀, 멘토링팀으로 나뉘어 모든 활동의 기획과 준비가 이루어졌다. 각 팀의 멘토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멘티들이 가장 즐겁고 유익하게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특히 디자인팀은 멘토들이 입을 3일 간의 단체복과 활동 안내 책자를 디자인하여 과봉에 참여하는 자연대 학생들의 결속력을 높여주었다.

2025 여름과학봉사캠프의 단체복 디자인 및 책자 표지.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7월 29일; 첫 만남과 멘토-멘티 간 유대 형성
2025년 7월 29일 이른 아침부터 각 지역의 멘토가 지역 학교로 이동하여 멘티를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여름 날씨만큼 뜨거운 열정 속에서 멘토와 멘티의 고대하던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어색함 속 간단히 자기소개를 나눈 후 모두의 이목은 올해 과봉에서 처음 기획된 활동인 ‘보이는 라디오’로 향했다. ‘보이는 라디오’는 1부 ‘무엇이든 알려줄게’와 2부 ‘무엇이든 물어봐’로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단과대 종류, 자연과학대학 서열결정전 등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고, 2부에서는 학생들에게 사전에 받은 다양한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어진 레크레이션 게임에서는 공통점 빙고 활동을 진행하면서 서로를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며, 팀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처음 만나는 멘티, 멘토 간 남아있던 어색함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시스템 Go!', '요즘에는 별별별' 게임을 즐기는 멘티들의 모습.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바쁜 일상 속, 밤하늘 한 번 올려다 보지 않는 사이 북두칠성이 사라져버렸다!” 과봉 레크레이션의 목표는 사라진 북두칠성을 제자리에 되돌려 놓는 것이었다. 7개의 레크레이션 활동을 진행하면서 잃어버린 7개의 별을 찾아 각 조만의 북두칠성을 완성해야 했다. 별을 찾는 과정에서 외계 언어를 해독하거나 k-드라마를 설명하며 외계인과 소통하는 미션, 몸 동작으로 우주선 기계장치를 조작하는 게임 등 여러 협동형 레크레이션이 진행됐다. 이어 제한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점수를 쌓아야 이기는 경쟁형 레크레이션이 펼쳐졌다. 이러한 활동들은 멘토와 멘티 간의 유대감을 하루만에 끌어올리기에 충분하였다. 무엇보다도 레크레이션 활동이 끝난 뒤, 각 팀의 활약으로 빚어진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자리를 마주했을 때의 뿌듯함은 멘티와 멘토 모두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레크레이션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 물리학, 화학, 생명, 수학 분야의 실험이 진행되었다. 멘토가 실험의 주요 개념을 설명한 후 멘티가 멘토의 지도에 따라 실험을 진행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물리학 실험은 조난당한 우주선의 항법 장치를 구성하는 자이로스코프를 고치기 위해 직접 자이로스코프를 만들어보는 활동과 다양한 포즈를 만드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멘티들은 실험 전에 자이로스코프가 넘어지지 않고 회전을 유지하는 원리를 뉴턴의 운동 법칙을 통해 이해했다. 이후 멘티들은 멘토의 지도 속에서 저마다의 자이로스코프를 완성하였고, 다양한 자세로 자이로스코프를 배치해보며 자이로스코프의 원리를 몸으로 체득하였다. 학생들은 자이로스코프가 넘어지지 않는 이유와 더 오래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면서 물리학 본연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화학 실험은 우주 방사선이 만든 활성 산소를 비타민 C의 항산화능으로 제거하기 위해 비타민 C의 항산화 능력을 확인해보는 것이었다. 멘티들은 산화 환원의 개념을 배운 후 아이오딘과 녹말이 반응하면 보랏빛이 난다는 것을 이용하여 비타민 C 적정 실험을 진행하였다. 각 조별로 3번의 실험을 진행하여 비타민 C의 검정곡선을 얻어내었고, 이를 바탕으로 비타민 음료 속 비타민 C의 양을 알아내었다. 온도가 높아지면 비타민 C가 빠르게 분해된다는 것을 추가로 배우며 멘티들은 일상생활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생명 실험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소변검사로 어떤 물질을 검출하고 어떤 질병을 알아낼 수 있는지 직접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멘티들은 소변검사지가 단백질, 포도당, 아질산염, pH, 백혈구 등을 검출하는 원리를 배운 후 임의의 모의 소변 용액에서 환자가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를 진단해 보았다. 추가로 분류학과 계통수에 대해 배운 후 주어진 외계 생물을 종으로 나눠 분류하는 활동, 염기 서열을 바탕으로 외계 미생물을 분류하는 활동을 진행하며 멘티들은 생물학에 대한 견해를 넓힐 수 있었다.
수학 실험에서는 고장난 우주선을수리하기 위한 3가지 재료를 세 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나누는는 방법을 탐구했다. 멘티들은 먼저 3가지 재료가 세 부족에게 모두 같은 가치를 가진다고 가정했을 때 최적의 분배를 위한 절차를 공부했고, 이어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다고 가정했을 때 최적의 분배가 가능한 방법을 배웠다. 멘티들은 이 활동을 통해 수학적으로 최적의 배분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고, 경제학 같은 분야에서 최적의 분배가 활용되는 양상을 배우며 학문의 활용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과봉의 첫째날은 새로운 형식의 소통 프로그램부터 협동과 몰입을 이끌어낸 레크레이션, 그리고 상상력과 학문적 깊이를 모두 잡은 과학 실험들로 다채롭게 채워졌다. 처음에 다소 어색했던 멘토와 멘티는 하루가 끝날 무렵 서로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고 함께 웃으며 추억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과학을 매개로 한 과봉 첫째날은 멘토와 멘티 모두에게 단순한 활동을 넘어서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7월 30일; 골든벨부터 모의면접까지, 지식과 경험을 더하다
둘째 날은 첫날보다 훨씬 긴장감이 넘치는 하루였다. 오전부터 레크리에이션팀이 진행한 골든벨은 기존의 단순 정답 방식이 아니라, 10개의 칩을 다양한 선지에 나누어 투자하는 베팅 골든벨 방식으로 한층 더 흥미롭게 진행되었다. 문제에서 다루는 범위도 수학과 과학, 안전, 상식, 지역 관련 지식, 재치 있는 넌센스까지 다양했다. 총 세 개의 라운드로 구성되었고, 각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남은 자석 수로 점수가 계산되어 세 라운드의 점수 합산으로 우승 조가 정해졌다.

골든벨 정답에 대해 조별로 토의하는 멘티들의 모습.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골든벨의 테마는 '자연이'라는 캐릭터의 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인생 여정이었다. 유아기에는 쉬운 문제가 출제되어 대부분의 팀이 속전속결로 진행했지만, 청소년기와 중년기를 거쳐 노년기에 이르자 난도가 크게 높아지며 열띤 논쟁과 논의를 주고받았다. 정답을 향해 탈락 없이 계속 도전하는 과정에서 각 팀의 협동심이 자연스레 강화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입시멘토링 부스와 모의면접을 진행중인 멘토들과 멘티들의 모습.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점심 후에는 멘토링 시간이 이어졌다. 멘토링팀은 '고교학점제 부스', '수시 교과 부스', '수시 학종 부스', '학업 조언 부스' 등 네 가지 부스를 마련해 학생들이 각자의 진로와 입시 상황에 맞춰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어진 모의 면접 시간에는 입시에 꼭 필요한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가 주어졌다. 멘티들은 15분간 문제 풀이 시간을 가진 뒤, 곧바로 면접실에서 15분간 답변을 이어갔다. 실전과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멘티들은 준비한 내용을 자신있게 발표했고 즉석에서 받은 추가 질문에도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답변했다. 면접관을 맡은 멘토들은 진지하게 경청하며 칭찬, 격려, 구체적인 피드백을 전했다. 면접이 끝난 후에는 녹음 파일을 멘티들에게 공유해 각자 자신의 발표 태도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였다.
하루가 마무리될 무렵, 참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골든벨, 멘토링부스, 모의면접 등 다양한 활동에서 느낀 성취감을 나누었다. 과학을 반드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대신,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즐기며 과학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던 하루였다.
7월 31일; 탐구 과정 속에서 찾은 과학의 즐거움
마지막 날에는 캠프의 하이라이트, 프로젝트팀의 과학 프로젝트가 펼쳐졌다. 멘토들이 주도하는 활동이 아닌 멘티 스스로 탐구하고 포스터까지 제작하는 본격적인 탐구 체험의 장이었다. 프로젝트는 탐구 과제와 제작 과제, 그리고 조별 발표까지 촘촘하게 이어졌다.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멘토, 멘티들의 모습. (사진 = 과학봉사기획단 제공)
물리 분야에서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토론이 진행 되었다. '물에 떠 있는 얼음이 녹으면 수위가 변할까?', '탁구공과 쇠공이 들어있는 두 비커 중 어느 쪽 비커가 더 무거울까?', '실과 용수철을 연결한 구조에서, 가운데 실을 자르면 떨어진 추가 어떻게 움직일까?' 등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한 물리 배경 지식을 배우고, 이를 활용하여 해당 문제들을 깊이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화학 분야는 ‘헤론의 분수’가 주제였다. 멘티들은 헤론의 분수에 활용되는 보일의 법칙과 화학 반응을 배운 후, 이들을 응용해 물줄기 높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수 장치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보며 최적의 구조를 찾았다. 각 조가 현장 실험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구조를 점점 개선해나가며 가장 최선의 모형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창의성이 발휘됐다.
생물/지구과학 분야는 환경 변화에 따른 생물 특성의 변화를 예측해보는 시간이었다. 멘티들은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환경 변화가 생물의 형태 및 생존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미래의 기후 시나리오 중 일부를 선택하여 그에 수반될 것으로 예측되는 생물 특성의 변화를 정리하였다.
수학 분야는 Hat 게임의 필승법 소개로 포문을 열었다. 간단한듯 복잡한 추론이 요구되는 이 논리 게임의 필승 전략을 찾기 위해 멘티들은 치열하게 토론했다. 멘티들끼리 게임을 실제로 진행해본 후, 이론적인 배경에 대해서도 배웠다. 멘토들은 적절한 조언만 건네었고, 그것을 소화해내는 것은 오롯이 멘티의 몫이었다.
긴 탐구 시간이 마무리된 후, 각 조는 활동 결과를 포스터로 정리하여 강당에 전시하였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발표를 맡았고, 나머지 조원들은 다른 팀의 발표를 들으며 스티커 투표로 ‘최고의 탐구’를 선정하였다.
올해 과학봉사 프로젝트팀의 마지막 하루는, 그 자체로 모든 참가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실패하며, 토론하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과학의 본질, 즉 지적 자유와 용기, 그리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마음 깊이 새긴 하루였다.
2025년의 과봉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멘티들이 진정한 탐구의 주체가 되는 경험으로 채워졌다. 멘티들은 배운 지식을 넘어서 진짜 과학이 무엇인지 몸으로 이해했다. 정답을 외우는 대신 질문을 던지고, 실수를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배움을 찾는 법을 익혔다. 3일간의 여정은 끝났지만, 이 안에서 피어난 생각과 우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서로의 손에 쥐어진 작은 실험 도구들과 커다란 호기심, 그리고 함께 웃고 고민한 순간들이 멘토와 멘티 모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기를 바란다. 2025년 과학 봉사는 그렇게, 여름과 함께 우리의 기억 속에 별처럼 반짝이며 마무리되었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홍림수 기자 lucy6652@snu.ac.kr
김병재 기자 bj73957@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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