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이벤트

[자연과학대학 연사 초청 행사] 이은정 연사, 미디어 속 과학을 말하다

자연대 홍보기자단 자:몽 8기 | 조민정
 

자연과학대학 28동에서 진행된 자연과학대학 연사 초청 행사의 포스터.
(사진=제42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이음] 인스타그램 게시물)
 
 

2025년 9월 4일, 자연과학대학 28동 301호에서 한국과학기자협회장 이은정 연사의 강연이 있었다. 이은정 연사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미생물학과 학사, 석사를 졸업하고 경향신문 사회부 경찰기자를 시작으로 경력을 쌓았다. KBS 과학전문기자를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직에 있으며, 생명과학부 객원교수로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행사에서 이은정 연사는 ‘과학과 사회의 만남: 미디어에서 본 과학기술’을 주제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방법을 논했다.

개회: 유재준 학장의 환영사
 

유재준 학장의 환영사
(사진=조민정 기자. 2025.09.04)
 
 

행사는 [이음] 교육국장 유주상의 소개로 시작되었다. 유주상 교육국장은 이은정 연사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번 강연의 목적이 자연대 학생들의 진로 탐색 기회 제공임을 밝혔다. 짧은 소개 이후 유재준 학장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유재준 학장은 “자연대 학생들 중 대학원 진학 외에도 다양한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고, 단과대학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번 강연 또한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임을 밝혔다. 이어서 강연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한 사회적인 시야를 기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이를 공유하길 바란다는 말로 환영사를 마무리했다.

서론: 과학의 대중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
  

이은정 연사가 강연의 주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민정 기자. 2025.09.04)
 
 

이은정 연사는 연사 초청을 받아들인 계기를 설명하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계기는 김가연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장이 보낸 연사 초청 메일이었다. “과학의 중요성이 대중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대중들에게 과학이 재치있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라는 두 가지 질문에 ‘이러한 질문은 최근 연구 예산 삭감이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기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4가지 제시했다.
 

1. 스타 과학자 만들기
2. 과학적 내용 잘 설명하기 
3. 과학의 특별한 경험을 전달
4. 과학적 사실이 사회적 논란이 되었을 때…. 
 

강연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4가지 방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이공계 출신 기자라는 이은정 연사만의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1. 스타 과학자 만들기
   

(좌) 2022년 서울대학교 졸업식에서 축사 중인 허준이 교수,(우)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재경 교수
(사진=연사 초청 행사 강연 자료)
 

 

첫 번째 방법, 스타 과학자 만들기에서는 허준이 교수와 김재경 교수를 예로 들며 대중적 말하기와 대중적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2022년 서울대학교 졸업식에서 허준이 교수가 한 축사의 일부이다.

안녕하세요, 07년도 여름에 졸업한 수학자 허준이입니다. 우리가 팔십 년을 건강하게 산다고 가정하면 약 삼만 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엔 제법 큰 수 입니다. 저는 대략 그 절반을 지나 보냈고, 여러분 대부분은 약 삼분의 일을 지나 보냈습니다. 혹시 그 중 며칠을 기억하고 있는지 세어 본 적 있으신가요? 쉼 없이 들이쉬고 내쉬는 우리가 오랫동안 잡고 있을 날들은 삼만의 아주 일부입니다. (중략)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합니다.
수학자들 주요 업무가 그 중 무엇을 쓸지 선택하는 것인데, 언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능한 여러 가지 약속 중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구조를 끌어내는지가 그 가치의 잣대가 됩니다. 오늘같이 특별한 날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하니 들뜬 마음에 모든 시도가 소중해 보입니다. 타인을 내가 아직 기억하지 못하는 먼 미래의 자신으로, 자신을 잠시지만 지금 여기서 온전히 함께하고 있는 타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이은정 연사는 “허준이 교수는 과학자로서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허준이 교수 본인의 서사 이외에도, 그의 여러 발언과 축사가 회자되는 이유가 그가 과학자로서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 있다는 것이다. “약 삼만 일을 사는 셈인데, 우리 직관이 다루기엔 제법 큰 수입니다.”와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합니다.”라는 두 가지 발언은 과학적 표현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유려하게 녹여낸 문장이다. 이러한 문장들이 오래도록 회자되는 훌륭한 연설을 만들어내고, 과학과 대중의 거리를 좁힌다.

두 번째로 든 예시는 수면과학의 통계적 연구를 진행하는 김재경 교수의 책이다. 그는 ⟪수학이 생명의 언어라면⟫이라는 대중 과학서를 집필했다. 이은정 연사는 김재경 교수의 논문과 대중 과학서를 비교하면서, 대중서를 작성할 때는 과학자의 언어를 그대로 담지 않고, 더 이해하기 쉽도록 바꿨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처럼 스타 과학자,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과학자는 대중적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 소통한다. 그리고 이러한 스타 과학자를 양성하여 대중과 호흡하는 것은 과학이 대중과 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2. 과학적 내용 잘 설명하기
   

두 번째 방법은 과학적 내용을 잘 설명하는 것이다. 해당 단락에서는 뉴스 보도자료에서 SNS 컨텐츠, 인터뷰 등 다양한 예시를 통해 과학적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첫 번째 예시는 연사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보도자료였다.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의 보도자료 중 일부
(사진=연사 초청 행사 강연 자료)
 
 
 

기자들은 보도자료, 논문, SNS, 인적 네트워크, 학회, 해외출장 등을 통해서 취재감을 얻는다. 특히 과학자들이 작성한 보도자료를 기사화하는데, 이 때 보도자료가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은정 연사는 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의 보도자료를 예시로 들며, 대중 친화적인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를 하고 있으므로 국민들에게 우리가 하는 연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라는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연구단장의 말을 인용하며 보도자료의 존재 의의가 여기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IBS 양자나노과학단은 보도자료 이외에도 유튜브 숏폼 영상을 활용하여 연구 내용을 알리기도 했다. 이처럼 연구내용을 쉽게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접근하는 태도 또한 필요하다. 연사는 이어서 연구자와 인터뷰 연습을 한 경험을 예로 들며 “과학자가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하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라는 말을 덧붙였다.

3. 과학자만의 특별한 경험 전달하기
    

이은정 연사가 남극에서 보도 중인 모습.
(사진=연사 초청 행사 강연 자료)
 

  

세 번째 방법은 과학자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은정 연사는 과학전문기자로서 남극 취재를 여러번 갔는데, 이러한 경험은 평소에 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와 같은 과학자들의 특별한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한다면 대중들도 과학의 즐거움, 재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적 내용을 설명할 때 해당 내용을 연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단어나 시각화된 모형을 도입하는 것 등을 통해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남극세종과학기지 36차 월동대장 진동민의 SNS
(사진=연사 초청 행사 강연 자료)


이후 그는 남극세종과학기지 진동민 월동대장의 SNS에서 한겨울의 남극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사화한 경험을 언급했다. 이는 과학 분야의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기자만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의 적극적 소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4. 과학적 사실이 사회적 논란이 될 때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장의 사진.
(사진=연사 초청 행사 강연 자료)
 
 
 

 네 번째 방법은 일상을 위협하는 사건, 사고가 과학과 연관될 때, 이를 대중에게 잘 설명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이 방류의 위험성에 대한 찬반이 극명하게 갈렸었다. 이때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대변인으로서 기술적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혼란을 방지했다. 이은정 연사는 특히 과학적 내용뿐만 아니라 신뢰성 있는 손짓, 말투, 옷차림 등을 통해 좋은 대중적 이미지를 만듦으로써 국민들과 소통해야 함을 강조했다. 과학자는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지식을 알리는 것을 넘어서,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과학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다.

질문과 답변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이은정 연사.
(사진=조민정 기자. 2025.09.04)
 
 
 

박수와 함께 강연이 마무리되고,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되었다. 사전 질문과 현장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어졌는데, 강연 주제와 관련된 질문뿐만 아니라 기자로서의 경험, 진로 등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들을 수 있었다. 아래에 질문 중 일부를 실었다.

Q. 학부와 석사 과정에서 미생물학과를 졸업하시고 기자로서의 진로를 선택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석사 졸업 이후 연구자의 길이 아닌 진로를 선택하실 때 가장 크게 고민되셨던 지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으셨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저는 학부 졸업 이후 미생물 생태학 연구실에 들어갔습니다. 그 이유는 실험실 안에서만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필드에 나가서 실제 표본을 채집하면서 거시적 관점의 연구를 진행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과학자의 삶이라는 게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고, 그렇게 반복한다고 해서 결과물이 그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가장 고민한 것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라는 생각입니다. 연구를 진행하는데, 단기간 내에 결과물이 안나오니까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스트레스와 혼란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학이 아닌 기자를 선택했는데, 남아서 과학을 하고 있는 동기들을 보면 그러한 갈등을 겪는 것도 과학자의 길 중 하나인데 그것을 제가 조금 빨리 포기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를 하게 된 계기는 제가 문과적 적성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교직 편집위원, 대학교 때는 국어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연구실 생활이 내 길이 아닌가 싶었을 때, 과학 전문 기자를 앞으로 채용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전공인 과학을 살리면서도 문과적인 일을 하기 위해 기자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사회부, 경제부 기자로 시작해서 2002년도쯤 과학 전문 기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서울대 의대 박사 과정에 진입했고, 2005년에 학위를 받은 후에는 본격적으로 과학 전문 기자를 맡고 있습니다.



Q. 시대가 지나며 과학이 점점 전문화되면서 일반 대중들과 멀어지는 감이 있습니다. 대중이 과학을 친근하게 느낄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대중이 과학을 친근하게 느끼는 방법이 오늘 강연한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언급하신 ‘과학이 대중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과학이 전문화되어서 대중과 멀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들, 1800년대에 만들어진 그 과학적 지식들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최신 지식이었습니다. 과학이 전문화되었기 때문에 (대중과) 유리되는 것이 아니고 대중과 커뮤니케이션하는 통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유리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AI 같은 경우는 내용 자체는 어렵지만, 최근 들어 그 중요성과 실용성이 강조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찾아봅니다. 오히려 사회적인 중요성을 우리가 강화시키는 것이 대중이 과학을 친근하게 느끼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Q. 강연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연사님께서 과학의 대중화의 방법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그러면 과학의 대중화는 과학자가 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인지, 기본적 지식의 공유인건지, 과학적 사고의 확산인지, 연사님께서 생각하시는 ‘과학의 대중화’의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과학의 대중화는 여러 경로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앞서 말씀하신 세 가지가 모두 과학의 대중화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고민했을 때 스타 과학자가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과학적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같이 공유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학적 지식이 제대로 전달되고, 공유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4번째 방법, 논란이 되는 주제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 질문이 있습니다. 어떠한 주제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사람의 핵심 믿음을 건드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강연 중에 예시로 들어주신 후쿠시마 원전수의 경우에는 불확실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건지에 따라 갈리는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서 과학자가 논란이 되는 주제를 해석할 때 본인의 신념이나 주장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편향될 여지가 존재하고, 그에 대한 해석 또한 학자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해석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우들을 대비하여 과학자는 어떻게 할 수 있고, 비전공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 실제로 후쿠시마 오염수 사고가 나면 우리 기자들은 원자력 전문가를 찾습니다. 그리고 원자력 전문가에게 위험성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거든요. 그런데 원자력 전문가들 간에서도 그 안에서 어떤 전공을 했는가에 따라서 답변이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평생 전공 분야의 지식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시야가 더 좁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안전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을 전공 밖에 있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불안한 겁니다. 아직 알지 못하는 위험에 대해서 전공자는 위험하다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중략) 오히려 그런 위험은 비전공자가 이야기 할 수 있어요. 후쿠시마 오염수 사례에서도 원자력 전문가들은 거의 안전하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생태학 전공자의 경우 생물 농축과 관련해서는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저는 그 (지적한) 부분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전공 분야의 이야기, 또 비전공자의 이야기도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저는 현재 컴퓨터공학부를 전공 중이고, 과학 전문 기자 또는 기술 관련 전문 기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전문기자가 자리가 많이 나지 않는데, 전문 지식을 쌓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다른 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전문기자의 유형에는 언론사 기자시험을 통해 일반기자로 활동하다가 전문 기자를 하는 경우가 있고, 또는 이충헌 기자, 조동찬 기자 등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이 특정 전문 기자를 맡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해당 분야만 맡게 됩니다. 동아사이언스, 경제지, 온라인 매체 등 컴퓨터공학부 전공인 것을 살릴 수 있는 언론사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가 큰 매체로 옮길 수 있겠습니다. 또는 언론사 공부를 시작해서 공채에 통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공계 출신이 시험을 치려고 준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Q. 저는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과학의 대중화라는 키워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자님께서 기사 생활을 하시면서 또는 면대면으로 사람을 만나면서 사람들을 과학으로 후킹(hooking)해오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A.
사람을 과학으로 후킹하는 건 면대면으로 한 적은 없고 뉴스를 통해서 했죠. 그래서 나로호 발사, 우리호 발사 당시 ‘그렇게 설명을 들으니 잘 이해 되더라’와 같은 칭찬을 받은 적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후킹한 것은 과학자들이 미디어에 관심을 갖도록 한거죠. 90년대 쯤에는 과학자들이 기자에게 취재 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취재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언론을 별로 기피하지 않고 설명도 잘 해주십니다.


Q. 그리고 제가 생각할 때 자연과학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어야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는 재단 홍보, 다양한 행사가 있는데 대한민국에는 과학문화가 자리잡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취해야 할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일까요?

A.
우리나라도 과학창의재단 등에서 청년 기자단을 뽑고, 여성 과총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도 시도하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만 그게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뭔가 파급력이 없고,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죠. 아무래도 서양의 경우 과학이 발전하면서 그 발전의 혜택을 모든 시민이 체감했기에 일반 시민들도 과학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겨우 우수한 과학자들이 와서 연구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기에 대중들의 관심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들 사이에 강연에서 이야기 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더 많이 알려진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강연에서는 ‘미디어에서 본 과학’을 주제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논했다. 그 과정에서 대중과 과학자가 소통하기 위한 방법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서 과학을 설명함으로써 과학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좋은 연구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연대 학생들 중 연구가 아닌 다른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에게도 연사의 경험을 들으며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강연이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사회 속에서 과학의 위치를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은 2016년부터 명사 초청특강을 진행해 왔다. 이번 강연은 2024년 2학기 이뤄진 연사 초청 행사에 이어서 두 번째로 자연과학대학 학생회가 기획하고 주최한 행사이다. 지난 강연의 주제는 ‘과학 소통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였고, 이번 강연의 주제는 ‘과학과 사회의 만남: 미디어 속 과학기술’이었다. 지난 강연에 이어 이번 강연에서도 과학의 대중화를 주요 주제로 다루며 평소 학부에서는 생각해볼 수 없었던 사회 속 과학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초점은 과학 소통의 필요성에서 과학자가 소통을 하는 방법으로 바뀌었으나, 결국 지난 강연과 비슷한 주제였다는 점에서 아쉬움 또한 존재했다. 연사의 경력이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경력인만큼,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이 연구가 아닌 다른 진로에 대해 접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강연이었다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더욱 개선하여, 앞으로도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도록 연사 초청 행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자연과학대학 홍보기자단 자:몽 조민정 기자 hidra041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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