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학에서 철학, 철학에서 축구 해설로 : 메타적 시선이 이끌어낸 한준희 해설위원의 이야기
- 2026.05.19
- 자연과학대학 대형강의동(28동)
해양학에서 철학, 철학에서 축구 해설로 : 메타적 시선이 이끌어낸 한준희 해설위원의 이야기
자연대 학생기자단 자:몽 7기 ㅣ 김민혁
지난 2026년 5월 19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자연과학대학 대형강의동(28동) 103호에서 축구 해설가 한준희 위원을 초청한 특별 강연이 열렸다. 제43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파람] 교류협력국이 기획한 이번 행사는 “자연대 졸업 이후의 진로”를 주제로,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 다수의 서울대학교 구성원이 참석한 가운데 약 2시간에 걸친 토크쇼 형태로 진행되었다.

한준희 위원의 강연에 많은 서울대학교 구성원이 참석한 모습 (사진 = 배강민 교육협력국장)
한준희 해설위원은 90학번으로 서울대학교 해양학과 학사를 수석 졸업하였으며,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석사, 메사추세츠대학교 과학철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이후, KBS, SPOTV, Coupang Play 등 주요 채널에서 해설위원을 맡으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시는 등의 유일무이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한준희 위원은 자신이 해양학과 학사 과정을 밟은 후 과학철학을 공부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군 복무 이후 자신을 돌아보며, 어느 대상에 대해 분석하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메타적인 성향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메타적 시선은 영화와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인문대 철학과나 미학과 대학원 진학을 꿈꾸게 되었다. 인문대 대학원을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던 상황에서 자연과학대학 출신으로서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고 과학철학과 관련된 수업을 수강하며 본격적인 철학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음을 밝혔다.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진로에 관해 이야기하는 한준희 위원의 모습 (사진 = 김민혁 기자)
이후, 한준희 위원은 축구 해설위원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으로 시대적인 흐름과 전공을 통해 얻은 시야가 결합되어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음을 설명하였다. 2000년 초, 국내에서는 유럽 축구 정보를 다루는 매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으며 언론사들도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스포츠 기사를 독자에게 전달하였다. 반면, 한준희 위원은 다양한 나라의 축구 경기를 중계해주던 환경 덕분에 축구에 대한 인사이트를 넓힐 수 있었고, 영미 철학을 전공하며 쌓은 독해 능력을 바탕으로 유럽 축구 관련 원문을 깊이 있게 소화할 수 있었음을 말하였다. 이후, 한준희 위원이 한국 축구 커뮤니티 사이트에 남긴 글은 희소한 컨텐츠로 주목받게 되었고, 이를 눈여겨본 MBC 제작진이 먼저 연락을 해오며 해설위원으로서 데뷔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였다.
자신의 이야기를 마친 한준희 위원은 참석한 학생들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조별 리그 경우의 수 계산이나 해외 원문 자료 분석 등 분석력을 키워 타 해설위원들과 차별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철학 및 과학을 열심히 공부했던 덕분이라고 밝혔다. 지금 각자의 전공에서 배우고 있는 것들은 훗날 어떤 분야로 나가든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어떤 정보든 쉽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다양한 각도에서 꼼꼼하게 살펴보며 살아가는 자세를 지녀야 함을 전하였다.

질문들 중 일부를 선별하여 답변하는 한준희 위원의 모습 (사진 = 김민혁 기자)
강연이 일정 부분이 진행된 후에는 Q&A 세션이 이어졌다. 사전 질문과 현장 질문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며, 먼저 청중이 포스트잇에 질문을 적어 제출하면 한준희 위원이 직접 선별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현장에서 직접 손을 들어 마이크를 받아 질문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궁금증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학생들로부터 축구부터 진로까지 다양한 주제의 질문이 쏟아졌다. 약 30년간 아스날 FC를 응원해온 한준희 위원은 아스날 FC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수치로 명확하게 따질 수는 없지만 약 40% 정도로 생각한다고 전했고, 이번 월드컵에 대한 전망으로는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잉글랜드, 아르헨티나 순으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을 짚으며 한준희 위원은 학생들과 활발히 축구에 대한 소통을 이어갔다. 진로와 관련해서는 취미를 직업으로 갖는 것이 좋은지를 묻는 질문에 “취미보다는 적성, 보람, 수입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낫다”라고 답했다. 또한, 지금의 공부에 충실하다 보면 자신만의 강점을 기를 수 있고, 그것이 훗날 진로를 선택할 때 합리적인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과대학 한동인 학생이 한준희 위원에게 편지를 직접 쓴 편지를 전달하는 모습 (사진 = 김민혁 기자)
강연이 마무리된 후에도 훈훈한 장면이 이어졌다. 한준희 위원은 자리를 함께한 학생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나눴다. 특히, 한준희 위원의 강연을 보고 서울대학교 진학을 결심했다고 밝힌 공과대학 한동인 학생이 직접 준비한 편지를 전달하는 장면은 이날 강연의 감동적인 마무리를 장식했다.
이번 강연의 진행을 맡은 이지효 학우(지구환경과학부 25)는 “위원님께서 질문 하나하나 진심으로, 또 재치있게 답변해주셔서 학생들이 몰입해서 강연을 듣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전공과 다른 길을 걷고 싶어하는 학우들에게 큰 도움이 될만한 강연이었다” 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강연에서 한준희 위원은 자신의 독특한 진로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지금 하는 공부를 충실히 수행하는 과정이 도움이 되었음을 설명하였다. 후배들을 위해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야기한 솔직하고 따뜻한 조언들은 참석한 학생들의 마음속에 깊이 남았을 것이다. 이번 연사 초청 행사가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길을 고민하고 걸어나가는 데 작은 이정표가 되었기를 바란다.
자연과학대학 학생기자단 자:몽 김민혁 기자 kim909088@snu.ac.kr
카드뉴스는 자:몽 인스타그램 @grapefruit_snucn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